2022/12/29 15

시므온의 시간 (눅 2:25-35)

(2022/12/25, 성탄절) [그런데 마침 예루살렘에 시므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의롭고 경건한 사람이므로, 이스라엘이 받을 위로를 기다리고 있었고, 또 성령이 그에게 임하여 계셨다. 그는 주님께서 세우신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는 죽지 아니할 것이라는 성령의 지시를 받은 사람이었다. 그가 성령의 인도로 성전에 들어갔을 때에, 마침 아기의 부모가 율법이 정한 대로 행하고자 하여, 아기 예수를 데리고 들어왔다. 시므온이 아기를 자기 팔로 받아서 안고, 하나님을 찬양하여 말하였다. "주님, 이제 주님께서는 주님의 말씀을 따라, 이 종을 세상에서 평안히 떠나가게 해주십니다. 내 눈이 주님의 구원을 보았습니다. 주님께서 이것을 모든 백성 앞에 마련하셨으니, 이는 이방 사람들에게는 계시하시는 빛이요,..

오병이어 (39)(막 6:41)

'예수께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시고 또 물고기 두 마리도 모든 사람에게 나누시매' (막 6:41) 류시화 님이 번역한 바바하리 다스의 라는 책이 있습니다. 인도의 히말라야에서 태어난 저자는 일찌감치 득도의 여정에 올라 침묵과 명상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 이름도, 전개되는 줄거리도 모두 잊었고, 결론 부분만 조금 남아 있습니다. 주인공이 여러 곳을 거친 후 고향으로 돌아와 청소부로 살아간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는 무심(無心)으로 청소를 합니다. 주변 사람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비질을 하고 쓰레기를 처리합니다. 사람들은 그를 성자로 받아들였습니다. 이 책들이 말하려는 것은 아주 분명합..

오병이어 (38)(막 6:41)

'예수께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시고 또 물고기 두 마리도 모든 사람에게 나누시매' (막 6:41) 어제의 묵상에 저는 부끄러운 우리의 손에 거룩한 오병이어가 담겨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거룩한 오병이어’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담고 있는 표현입니다. 앞으로 당분간 ‘거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야겠군요. 저는 모파상의 라는 단편 소설이 기억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독일군이 프랑스를 공격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한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피난을 떠나기 위해 마차를 탔습니다. 수녀, 공장 사장, 교사 등등의 사람들이 좋은 자리에 앉아 있고, ‘비곗덩어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그 동네의 창녀가 한쪽 구석에 자리했..

오병이어 (37)(막 6:41)

'예수께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시고 또 물고기 두 마리도 모든 사람에게 나누시매' (막 6:41) 지금 우리의 손에는 오병이어가 있습니다. 생명의 떡과 생선이 부끄러운 우리의 손에 들려 있습니다. 이 두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첫째, 오병이어는 생명입니다. 그것은 그 당시 갈릴리 광야에 모였던 사람들의 굶주림을 해결하는 먹을거리이며, 또한 출애굽 이후 미디안 광야에서 유랑하던 이스라엘 사람들을 먹여 살린 만나와 메추라기이며,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형을 당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세상을 살리는 생명의 현실들이 있는지 진지하게 질문해야 합니다. 겉으로는 그렇..

성령 충만하여 세상을 향해 담대히 외치라! (2022.12.29, 목)

“만일 병자에게 행한 착한 일에 대하여 이 사람이 어떻게 구원을 받았느냐고 오늘 우리에게 질문한다면 너희와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은 알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고 하나님이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 사람이 건강하게 되어 너희 앞에 섰느니라”(사도행전 4:9-10). 사도 베드로와 요한이 복음을 전하다가 사로잡혔습니다. 관원과 장로와 서기관들이 사도들을 공회 가운데 세우고는 무슨 권세와 누구의 이름으로 나면서 걷지 못하는 사람을 고치는지 질문했습니다. 유대인들은 모세의 권위와 율법의 권위를 강조하는 사람들인데, 그 권위 외에 어떤 다른 권세도 없다고 생각하며 질문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사도 베드로가 성령이 충만하여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그 사람이 건강해졌고 다른 ..

18세와 81세

18세와 81세 사랑에 빠(溺)지는 18세 / 욕탕서 빠(溺)지는 81세 도로를 폭주하는 18세 / 도로를 역주행하는 81세 마음이 연약한 18세 / 온뼈가 연약한 81세 두근거림 안 멈추는 18세 / 심장질환 안 멈추는 81세 사랑에 숨막히는 18세 / 떡먹다 숨막히는 81세 수능점수 걱정하는 18세 / 혈당 혈압치 걱정의 81세 아직 아무것 모르는 18세 / 벌써 아무것 기억無 81세 자기를 찾겠다는 18세 / 모두가 자기를 찾고 있는 81세. 어느 일본 주재원이 일본 선술집의 낙서를 적어와 인터넷에 퍼진 유머 입니다. “가슴 떨릴 때 여행하라! 발 떨리면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보다 아직 목소리가 낭랑하게 나올 때 더 많이 찬송하고, 힘이 있을 때, 더욱 하나님과 이웃을 위하여 헌신하는 것이 ..

사랑은 이것이니 (요이서 1:1-6)

"또 사랑은 이것이니 우리가 그 계명을 따라 행하는 것이요 계명은 이것이니 너희가 처음부터 들은 바와 같이 그 가운데서 행하라 하심이라"(요이서 1:1-6) 사랑의 사도답게 요한은 반복적으로 사랑을 전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사랑에 있습니다. 사랑이 없다면 바울의 말처럼 울리는 꾕과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한은 무엇보다도 사랑을 강조합니다. 사도 요한은 서신을 받는 이들이 진리 안에서 교제함을 강조합니다. 참된 코이노니아는 단지 사람들의 모임이 아닙니다. 참된 코이노니아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진리의 나눔입니다. 진리의 나눔이 없다면 코이노니아는 없습니다. 교회는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주 안에서 사랑의 나눔이 있는 공동체입니다. 건강한 교회로 세워지는 길입이다. 요한은 이..

시편 68편: 지극히 낮은 곳에 오신 지극히 높으신 분

해설: 이 시편은 다윗의 찬송시로 되어 있습니다. 이 시편도 역시 추수를 감사하는 예배에서 불려졌던 찬송이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일어나실 때”(1절) 모든 원수들은 흩어지고 악인들은 녹아 버릴 것이며(2절) 의인들은 기뻐하고 즐거워할 것이라고 고백합니다(3절). 그러면서 다윗은 회중에게 하나님을 찬양하라고 권고합니다(4절). 그 위대하고 전능하신 분은 “고아들의 아버지, 과부들을 돕는 재판관”(5절)이시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분은 “외로운 사람들에게 머무를 집을 마련해 주시고, 갇힌 사람들을 풀어”(6절) 주십니다. 한 없이 크신 분이지만 한 없이 작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시는 분이시고, 가장 높은 분이지만 또한 낮은 곳을 살피시는 분입니다. 반면, 그분을 거역하는 사람은 “메마른..

하나님을 첫 번째 자리에 모시지 않는 것은?

하나님을 첫 번째 자리에 모시지 않는 것은? 글쓴이/봉민근 자신을 우상처럼 받들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자신의 능력을 믿고 사는 사람들이다. 사람은 상대가 자신을 믿어주고 인정할 때에 삶에 보람과 의미를 느낀다. 스스로 살려고 하는 사람일수록 한계에 부딪히면 그 실망과 절망감이 더욱 크다. 어느 공동체 속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산다는 것은 삶에 의욕을 꺾는 것이요 불행한 일이다. 믿고 의지할만한 구석이 있다는 것은 삶에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며 어떤 환경 속에서도 헤쳐나갈 힘과 기적을 창출해 낼 수 있는 능력이 된다.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하나님을 온전히 안다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알고 전능자 앞에 그 무릎 아래 꿇는 것이다. 의지할 것이 없는 인생들을 향하여 ..

할머니 패딩

할머니 패딩 저소득층 가정의 어린이가 편지를 보내면 광주 서구청에서 산타가 돼 30만 원 이하의 선물을 전해주는 소원 편지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대부분 아이들은 문구류나 옷, 자전거 등 자신이 갖고 싶었던 선물을 적어 보내는데 한 아이가 적은 선물은 특별했습니다. 자신의 선물이 먼저가 아닌 할머니의 선물을 대신 부탁했던 것인데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저는 할머니 패딩을 사드리고 싶습니다. 한 달 뒤에 생신이시고, 며칠 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할머니 패딩이 좀 오래돼서 바꿔드리고 싶고 패딩을 드리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입니다. 할머니한테 생신 때마다 선물을 못 드려서... 그리고 가방 끈이 망가져서 가방도 필요합니다. 가방이 계속 내려가요.' 자기 가방이 망가진 상태였음에도 할머니를 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