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 424

예수 그리스도의 종 (롬 1:1~7)

대림절 넷째 주일, 2022년 12월18일 종과 부르심 로마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Παῦλος, δοῦλος Χριστοῦ Ἰησοῦ)이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바울은 자신의 정체성을 여기서 명백하게 규정했습니다. ‘종’이라고요. 그냥 종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라고요. ‘종’이라는 단어가 일단 어감상 좋게 들리지는 않습니다. 주체성을 강조하는 현대인들에게 그 단어는 치명적입니다. 종은 무슨 종이냐고, 종으로 살라는 말은 죽으라는 말보다 더 심하다고, 자기 정체성은 종이 아니라 자유인이라고 생각하고 주장합니다. 자기 인생의 주인이 자신이라는 뜻입니다. 물론 우리는 모두 어떤 사람이나 조직에 종속적으로 살면 안 됩니다. 삶을 주체적으로 당당하게, 그리고 재미있는 인생을 여유롭게 살아야 합니다..

“내게 주신 모든 은혜를 내가 여호와께 무엇으로 보답할까”(시116:12)

“내게 주신 모든 은혜를 내가 여호와께 무엇으로 보답할까”(시116:12) 우리에게 향하신 여호와의 인자하심이 크시고 여호와의 진실하심이 영원합니다(시117:2). 그분이 나에게 구원의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그러나 그 놀라운 은혜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며 그 은혜에 합당한 열매를 맺지 못함이 슬픔입니다. 그러한 나를 참아주시는 그 사랑을 찬양합니다. 나의 생명과 소망과 힘이신 하나님이여! 주님을 더 알고 더 사랑하길 원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삶이 예배가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뜻이 나의 삶의 기준이 되게 하시고 이웃을 섬기게 하옵소서!

야곱의 임종(창49:29-33)

야곱의 임종(창49:29-33) 본문은 야곱의 마지막 당부와 임종에 관한 기록이다. 즉 야곱은 12아들들에 대한 예언과 축복을 다 마친 후, 사후 자신의 시신을 가나안 땅 조부 아브라함의 선영에 장례해달라는 부탁을 끝으로 하나님 품에 안긴다. 이로써 야곱의 파란 만장한 인생 여정은 막을 내린다. 그리고 이제 그의 12아들들에 의해 새로운 선민의 역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한편 본문은 야곱이 오래 전부터 자신의 죽음을 준비했으며, 죽음에 임하면서도 결코 두려워함 없이 조용한 자세로 받아들인 것은 그의 내면에 부활신앙이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즉, 그것은 야곱이 육신의 장막을 벗어나 하나님께서 마련하신 안식처로 가게 되리라는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본문은 성도는 결코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거부할 필..

오병이어 (45)(막 6:42)

'다 배불리 먹고' (막 6:42) 성서를 읽을 때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관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성서는 기본적으로 전승입니다. 신문기자가 어떤 사건을 현장에서 목격하고 직접 받아 쓴 게 아니라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오랜 세월 전해져 내려온 이야기라는 말씀입니다. 둘째, 성서는 단순보도가 아니라 해석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영적인 해석입니다. 셋째, 성서에 진술된 초자연적 현상은 그것 자체가 아니라 그것의 주체가 핵심입니다. 그 주체는 물론 하나님이며, 우리의 본문에서는 구체적으로 예수님입니다. 위에서 특히 세 번째 요소가 중요합니다. 성서 기자의 영적인 시각은 하나님, 예수님에게 고정되어 있습니다. 그 이외의 것들은 그를 전하기 위한 수단들입니다. 오늘 성서를 읽는 우리는 수단들에 치우치지..

오병이어 (44) (막 6:42)

'다 배불리 먹고' (막 6:42)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서 떡과 물고기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거기 모인 사람들이 모두 ‘배불리’ 먹었다고 합니다. 남자만 계산해도 5천명이 넘는다고 하는 그 많은 무리들이, 그래서 제자들이 이들을 먹이려면 2백 데나리온이 필요하다고 말한 그 무리들이 배불리 먹었다는군요. 우리는 지금 이 이야기가 무얼 말하는지 따라잡기가 쉽지 않군요. 바로 앞 대목까지는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끼니때가 되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하는 제자들의 질문과 너희가 주어라, 하는 예수님의 답변이라든지, 오병이어를 들고 하늘을 우러러 기도하시고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부분적으로 어색한 대목이 엿보인다 하더라도 우리가 읽는데 크게 ..

오병이어 (43) (막 6:41)

'예수께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시고 또 물고기 두 마리도 모든 사람에게 나누시매' (막 6:41) 우리가 하나님의 현실성을 경험한다는 것은 거룩한 존재를 경험한다는 것입니다. 종교학자 루돌프 오토는 (거룩함)이라는 책에서 이런 경험을 가리켜 ‘누미노제’라고 했습니다. 그것은 곧 거룩한 두려움을 의미합니다. 모세가 호렙산에서 느낀, 이사야가 성전에서 느낀 경험이 바로 그것입니다. 또는 처녀의 몸으로 남자 아이를 잉태하여 출산하게 될 거라는 천사의 말을 들은 마리아의 두려움이 바로 그것입니다. 라는 연극이 있습니다. 아그네스는 영혼이 맑은 수녀입니다. 그녀는 수녀가 닦아야 할 경건생활에만 충실했습니다. 그 이외의..

멀리 있는 물은 가까이 난 불을 끄지 못한다

멀리 있는 물은 가까이 난 불을 끄지 못한다 “원수불구근화(遠水不救近火) 원친불여근린(遠親不如近隣)” 조선 시대 인성 교과서와 같은 『명심보감(明心寶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遠水(원수)는 不救近火(불구근화)요, 遠親(원친)은 不如近隣(불여근린)이니라! 먼 곳에 있는 물은 가까이서 난 불을 끄지 못하고, 먼 곳에 있는 친척은 가까운 곳에 있는 이웃만 못하다는 의미입니다. 속담에도 ‘멀리 있는 친척이 가까운 이웃사촌만 못하다’는 경구가 있습니다. 동무 사나워 같이 뺨 맞고,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벼락 맞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물은 그릇에 따라 달라지고 사람은 친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국 서진(西晉) 때의 학자인 부현(傅玄)이 편찬했던 잠언집 《태자소부잠(太子少傅箴)》에는 “近墨者黑, 近朱者赤 ..

영혼과 범사와 강건함 (요삼 1:1-18)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요삼 1:2) 사도 요한이 보내는 서신은 사랑의 따스함이 있습니다. 가이오에게 보내는 서신은 사도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자들이 잘 되는 것은 보편적 마음입니다. 사도는 사랑하는 이의 잘 됨에 대하여 영혼이 잘 됨으로 시작합니다. 육체의 영광은 있을 때만 힘을 발휘합니다. 하지만 영혼의 건강은 영원합니다. 그러므로 우선순위가 분명합니다. 그런 후에 범사와 건강에 대한 간구를 보게 됩니다. 모든 것이 다 필요합니다. 매일의 삶이 신나지 않으면 영혼의 활동도 위축될 수 있습니다. 육신의 강건함 역시 영혼의 활동에 중요합니다. 육체와 영혼은 구분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선순위는 영혼이 잘 되는 것입니다. 사..

카테고리 없음 2022.12.31

형통과 곤고를 병행하게 하시는 하나님! (2022.12.31, 토)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을 보라 하나님께서 굽게 하신 것을 누가 능히 곧게 하겠느냐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보아라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의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전도서 7:13-14) 2022년의 마지막 날에 하나님이 지난 1년간 우리의 삶 속에서 행하시는 일들을 돌아봅시다. 전도자는 우리의 현실을 보고 하나님의 행하신 일을 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하나님이 굽게 하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도 왜곡되고 비틀린 현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하나님이 굽게 하신 것입니다. 그것을 누가 똑바로 하겠느냐, 아무도 그럴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보라고 했..

하나님께서 홀로 저를 인도하셨습니다! (2022년 12월 30일 금요일)

“여호와께서 홀로 그를 인도 하셨고 그와 함께 한 다른 신이 없었도다 여호와께서 그가 땅의 높은 곳을 타고 다니게 하시며 밭의 소산을 먹게 하시며 반석에서 꿀을, 굳은 반석에서 기름을 빨게 하시며 소의 엉긴 젖과 양의 젖과 어린 양의 기름과 바산에서 난 숫양과 염소와 지극히 아름다운 밀을 먹이시며 또 포도즙의 붉은 술을 마시게 하셨도다”(신명기 32:12-14).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습니다. 올 한 해를 돌아보면서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신 은혜를 기억해 봅시다. 우리는 시간의 한 단위를 마치는 시기는 언제라도 그 기간을 돌아보면서 어떤 일을 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별로 해놓은 일이 없다면 반성하고 새롭게 다짐해야 합니다. 무언가 이루어 놓은 일이 있다면 자부심을 가질 수 있으나 항상 하나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