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영봉목사 650

보고 드립니다. / 김영봉목사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 드립니다. 지난 10일에 이곳에 도착한 저는 주말에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 유해를 모신 곳에 들렀다가 고향집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올라왔습니다. 주일에는 장인께서 40년 넘게 섬기신 서강교회에서 말씀을 전했습니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일영에 있는 감리교회 연수원에서 라는 제목의 세미나를 인도했습니다. 교우님들께서 기도해 주셔서 참가자들 모두가 큰 위로와 용기와 도전을 경험하는 은혜가 있었습니다. 이 모임은 2년 전부터 기도하며 꾸어 왔던 꿈의 결실입니다. 감리교회는 저에게 있어서 모태와 같은 곳입니다. 다른 교단도 그렇지만 저의 어머니 감리교회가 여러가지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기에 후배 목사님 들에게 기댈 언덕이 필요합니다. 제가 그럴 깜냥은 아닌데, 저에게 기댈 언..

총선 소회 / 김영봉목사

저는 지난 10일에 인천 공항에 잘 도착하여 이틀 밤을 지내고 이 글을 씁니다. 한국 뉴스에 관심 있는 분들은 모두 아시는 것처럼, 제가 도착하는 날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습니다. 공항에 내려서 저녁 식사를 하러 식당에 들어가니 출구 조사가 방송되고 있었습니다. 범 야권이 2백 석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에 야당측은 환호를 하고 여당측은 애써 평정을 유지하려는 모습이었습니다. 숙소에 도착하여 개표 결과를 지켜보고 싶었지만 피곤에 지친 몸부터 쉬어야 했습니다. 한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 TV를 켜 보니 출구 조사와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집권 여당이 개헌 저지선을 지켜냈지만 참패로 결론이 날 것 같았습니다. 개표가 끝나고 나서 하루 종일 전면에 나서서 활동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 TV에 나타나 입장을 발표 했습..

감독님의 목회 서신 “연합감리교회 안에 떠도는 가짜 뉴스에 응답함”/ 김영봉목사

어제(4월 4일), 버지니아 연회의 Sue Haupert-Johnson 감독님이 4월 25일부터 5월 5일까지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열릴 총회(General Conference)에 대한 목회 서신을 공개했습니다. 이 서신의 제목은 “연합감리교회 안에 떠도는 가짜 뉴스에 응답함”(Addressing Disinformation in the United Methodist Church)입니다. 이 목회 서신의 전문은 vaumc.org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몇 주일 전에 총회에 대한 안내 말씀을 드리면서 감독님께서 곧 목회 서신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씀 드렸는데, 그 서신이 나온 것입니다. 서신 전문을 번역하여 보내 드릴까 하다가 이 지면에 요약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독님의 목..

거룩한 출산 / 김영봉목사

오늘은 참 기쁜 날입니다. 부활 주일이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세례와 입교 예식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릴 때 부모님의 뜻에 따라 유아세례를 받은 세 명의 학생들이 입교 예식을 행합니다. 입교(Confirmation)는 믿음의 가정에 태어나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자란 후에 부모님과 교회가 전해 준 믿음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 들이는 예식입니다. 믿음과 사랑으로 이들을 길러 오신 부모님 그리고 이들을 사랑으로 돌보아 주신 허건 목사님과 교사들 그리고 모든 교우들께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세례 받는 이들은 한국 회사에서 파견을 받아 우리 지역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우리 교회에서 신앙 생활을 해 온 청년 부부입니다. 교회 생활이 처음이었지만 그동안 예배와 청년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이제..

종려나무 가지를 손에 들고 어린 나귀를……/ 김영봉목사

종려주일을 맞습니다. 우리는 교회 전통에 따라 종려나무 가지를 나누어 드렸습니다. 2천 년 전,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가실 때, 유대인 무리가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그분을 맞이한 사건을 기념하기 위한 것입니다. 로마 제국의 위세 하에 살면서 해방자를 기다려 왔던 유대인들은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께서 그 해방자—그들의 언어로는 ‘메시아’—가 되어 주기를 원했습니다. 예수께서 깃발을 들면 그들은 목숨을 걸고 일어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들이 꺾어 들었던 종려나무 가지는 그분에 대한 간절한 열망의 표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예수님이 어린 나귀를 타셨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눈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어 있습니다. 어떤 열망이 간절할수록 우리의 마..

사람을 잃는다는 것 / 김영봉목사

“인생의 8할은 운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말을 목회에 적용한다면, “목회의 8할은 사람이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목사가 하는 일의 대부분은 사람에 관한 일이고, 사람과 관계 하는 일이며, 사람을 위한 일입니다. 설교를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사람에 관한 것이기도 하고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20세기 독일을 대표하는 신학자 루돌프 불트만이 “신학은 인간학이다” 라고 말하여 논란을 일으켰는데, 그 말이 이제야 이해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회자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인간 관계에 대한 준비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도 동일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공식은 오직 한 사람에게만 통합니다. 백 사람이면 백 사람 모두에게 달리 대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상..

축복은 분명하나… / 김영봉목사

지난 주일 예배는 여러 가지로 감격스러웠습니다. CUMC가 주일 오후에 본당을 사용해야 할 경우가 한 해에 한두 번 있습니다. 과거에는 더 많았는데 최소한으로 줄인 것입니다. 그럴 경우에는 ROC에서 합동으로 예배를 드립니다. 지난 주일이 그랬습니다. 저는 전교인 합동 예배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합동 예배를 드리려면 많은 준비를 해야 합니다. 전 세대 교인들에게 모두 의미 있는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신경 쓸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세대의 교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예배 드리는 것은 그 모든 희생과 고초를 각오 하고라도 지속할 일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가 연합하여 한 몸 되었다는 사실을 경험하는 것이 교회로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 예배는 한 가족됨을 진하게 경험하게 해..

기도를 배운다 / 김영봉목사

얼마 전, 후배 목사님 한 분이 마라톤을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스마트폰 앱에 초보자에게 단계적으로 마라톤을 안내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그것을 따라 한다고 했습니다. 그 앱이 안내하는 대로 한 번에 한 단계씩 하다 보니, 이제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을 했습니다. “기도 생활에 대해서도 그런 안내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다들 기도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잘 모릅니다. 그래서 기도 생활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러니 목사님께서 기도 코치가 되어 초보자들이 따라 하며 배울 수 있도록 안내하는 영상을 만들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듣고 보니 일리 있는 말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기도는 저절로 된다”고 생각하는데, 실은 배워야 합니다. 그래서 제자들도 예수님께..

모든 것을 의심해야 하는 시대 / 김영봉목사

요즈음 가장 자주 이야기 되는 주제 중 하나가 ‘생성형 인공지능’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입니다. ‘생성형’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는 인공 지능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여 선택하는 수준에 와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사용자가 지시하는 명령을 수행하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사용자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행동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인공 지능을 연구하고 개발한 사람들 대다수는 이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공 지능은 인간의 예측을 넘어섰고, 개발자들은 왜 그런 현상이 생기는지를 아직 정확이 파악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지난 주 뉴스에 보니, 생성형 인공 지능 개발에 참여했다가 인류의 미래에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한 어느 연구자가 생성형 ..

2024 사순절

오는 수요일(14일)은 ‘성회 수요일’(혹은 ‘재의 수요일’, Ash Wednesday) 입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올해는 3월 31일)로부터 사십 일을 거꾸로 계산하면 21일이 첫째 날이 됩니다. 사십 일의 기간을 ‘사순절’(Lent)이라고 부릅니다. 고대로부터 교회는 사십 일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사십 일을 계산할 때 주일은 셈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주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축하하고 감사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사순절의 첫날을 ‘성회 수요일’ 혹은 ‘재의 수요일’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예배로 모여 재를 바르고 회개하는 날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구약 성경에 의하면, 재는 죽음, 회개, 참회를 상징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철저하게 회개할 때면 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