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영봉목사 698

봄 맞이 대청소 / 김영봉 목사

지난 2월 임원회에서는 시설 관리에 대한 기술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교우들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여 Pender UMC의 재단이사회(Board of Trustees)를 도와 노후 된 교회 시설을 보수하고 유지하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 담임목사, 임원회장, 평신도 대표 그리고 시설 문제에 경험을 가진 교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HVAC 전문가, 전기 전문가, 건축 전문가, 조경 전문가 등이 팀원으로 참여해 주셨습니다.   그 자리에서, 시설 사용 문제에 대해 펜더 대표들과 만날 협의체로서 담임목사, 임원회장, 평신도대표로 구성된 를 두고, 시설 보수와 유지를 위해서는 을 두기로 했습니다. 는 임원회장이 겸직하고, 의 팀장으로 정종웅 교수께서 추대 되었습니다. 어려운 일을 맡아 주신 팀장님과..

카드가 없는 사람들 / 김영봉 목사

얼마 전, 백악관에서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이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약소국의 대통령을 불러 놓고 강대국의 대통령과 부통령이 몰아붙이는 광경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탁월한 협상가라고 했고, 어떤 사람들은 젤레스키 대통령의 전략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전 세계로 중계되는 상황에서 욕설까지 내뱉으면서 대들었던 젤렌스키는 며칠 지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 편지를 쓰고 미국의 조건 대로 광물 계약에 서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국제 정치와 외교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저는 이 문제에 대해 논평할 입장이 아닙니다.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이 광경을 보면서 기시감(Déjà vu, 과거에 보거나 들은 사건이 재현되는 것 같은 느낌)을 느..

더불어 한 몸이 되어 / 김영봉 목사

주일 오전에 Pender UMC의 한 교실에서 모여 예배 드리는 한인 교회가 있습니다. 저희가 이곳으로 이사오기 위해 첫 만남을 가졌을 때는 그런 사실을 몰랐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을 때, 우리가 이사오는 것으로 인해 그분들에게 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잠시 주춤했었습니다. 알고 보니, 오전에 교실에서 모이기 때문에 우리와 겹칠 일이 없다 싶어서 안심했습니다.   지난 주간에 ‘더 넘치는 교회’의 담임 목사님에게 연락하여 주일에 만나 뵈었습니다. 개척을 시작한 지 일년도 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저는, 혹시 저희의 존재가 폐가 되지나 않는지 문의했고, 목사님은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교회가 활발해진 것 같아서 좋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혹시 우리가 불편 주는 일이 있으면 언제나 말씀해 주시고, 도움..

사순절을 시작하며 / 김영봉 목사

오는 수요일은 ‘성회(聖灰) 수요일’(혹은 ‘재의 수요일’, 영어로 Ash Wednesday)입니다. 사십일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기도와 절제와 금식으로 주님을 더 가까이하는 기간입니다. 그것은 또한 부활의 아침에 대한 준비이기도 합니다. 영어 격언에 “No Cross, No Crown”(십자가 없이 왕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고난을 거쳐야만 영광의 가치를 제대로 알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성회 수요일(5일) 오전 6시에 본당에서 특별 예배를 드립니다. 이날 예배 후에는 참여하신 분들에게 손등 혹은 이마에 재를 발라 드립니다. 옛날 이스라엘 사람들이 회개할 때 재를 뒤집어쓰고 기도한 것을 본뜬 것입니다. 재를 뒤집어쓰는 행동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지은 죄에 대..

불안의 시대 / 김영봉 목사

지난 주에 오랜 만에 지인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들 중 한 분이 연방정부 공무원입니다. 인사를 나눈 후에 저는 그분에게, “해고 통지는 아직 받지 않으셨지요?” 하고 물었습니다. 저는 농담처럼 질문을 던졌는데, 그분은 “그렇지 않아도 정리해야 할 것 같아요” 하고 답하셨습니다. 저는 가볍게 질문한 것인데 무거운 답을 받고 잠시 미안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그 답을 받고 보니, 공무원 감원 돌풍이 장난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뉴스를 들어 보면, 수습 직원과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직원들이 우선적인 감원 대상이라고 합니다. 미국의 정부는 해고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직장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보안을 위해서 그런 규정이 만들어졌겠지만, 그런 일을 당한 사람들은 얼마나 황당할까 ..

이제 시작입니다 / 김영봉 목사

지난 주말은 우리 모두에게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교회 이전을 감사하여 준비한 말씀 잔치에 은혜가 넘쳤기 때문입니다. 김기석 목사님은 참으로 탁월한 말씀의 종입니다. 그분에게서 나오는 말씀도 그렇지만, 그분의 영성과 인격은 더욱 그렇습니다.   교회 이전을 맞아서 지역 주민들을 위한 선물로 준비한 부흥회였는데, 그 취지에 맞게, 이웃 교인들과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강사님께서 “이웃에게 선물이 되는 사람들 그리고 이웃에게 선물이 되는 교회가 되십시오” 라고 하셨는데, 그 첫 걸음을 잘 뗀 것 같습니다. 부흥회를 위해 수고해 주신 모든 교우들께 감사드립니다.   이것으로 교회 이전의 모든 과정이 끝난 셈입니다.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정착하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거듭 감사드립니다. 이..

네번째 전환점에서 / 김영봉 목사

오늘은 참 기쁜 날입니다. 펜더 언덕으로 이사하고 부흥회와 함께 드리는 이기 때문입니다. 작년 9월까지만 해도 교회 이전은 저희의 계획에 없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이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 때는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우리는 ‘여호와 이레’의 기적을 경험해 왔습니다.   이전 과정도 그랬지만, 정착 과정은 더욱 순조로웠습니다. 펜더 UMC 목회자와 교우들의 활짝 열린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교우들도 행복한 동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배려를 하고 있습니다. 새로 시작한 오전 예배와 새로운 형식으로 시작한 2부 예배가 잘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린이 예배와 Youth 그리고 영어 예배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저 감사할 것 뿐입니다.   이로써 우리 교회는 네번째의 전환을 경..

영적 잔치를 준비하며 / 김영봉 목사

저는 지난 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LA에서 열린 를 섬기고 왔습니다. “울림과 어울림”이라는 이름으로 3회째 모였습니다. 참가 인원을 40명으로 제한하여 2박 3일 동안 영성과 교회와 목회에 대해 강의를 듣고 생각을 나누며 소명을 재확인 하고 각자의 길을 찾는 모임입니다. 한국에서 오신 김기석 목사님과 제가 멘토로 섬기며 후배 목사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등을 두드려 주고 왔습니다.   모임을 마치고 몇몇 후배들과 모임을 회고하며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한 목사님이 지금의 개신교계 상황을 두고 “지금의 이 급속한 쇠락의 흐름을 되돌릴 길이 있을까요?“ 하고 물으셨습니다.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개신교인들은 진영 논리 안에 갇힌 반사회적 세력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교인..

신종 마귀 경보 / 김영봉 목사

얼마 전에 저의 유투브 계정에 “2025년에 한국을 향해 주시는 하나님의 계시”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제가 종교 콘텐츠를 자주 보는 것을 알고 알고리즘이 그 영상을 골라 준 것입니다. 저는 그런 영상이 올라올 때마다 지워 버리는데, 그날은 얼마나 엉터리 없는 이야기를 하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사람은 하나님에게 직접 말씀을 들었다면서 헛소리를 늘어놓고 있었습니다. 2분 정도 듣다가 껐는데, 그 다음에 한참 동안 유사한 콘텐츠가 올라와서 불편을 겪었습니다.   그 때 “유투브의 알고리즘이 신종 마귀로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마귀(악한 영)와 알고리즘은 매우 닮았습니다.   첫째,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둘은 같습니다. 악한 영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

문학이라는 선물 / 김영봉 목사

지난 며칠 간 한강 작가의 를 읽었습니다. 수년 전에 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듣고 를 구입해 읽기는 했으나, 그의 다른 작품은 읽지 못했습니다. 노벨상 수상 후에 품귀 현상이 있다고 해서 이 열기가 식으면 다른 작품들을 구입해 읽을 계획이었습니다.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어느 교우께서 갖다 주셨습니다.   그분은 한국에 다녀오면서 두 권을 구입해 오셨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너무 고통스러워서 중간에 포기하셨다고 합니다. 그분이 저에게 오셔서 “저는 한 동안 읽지 못할 것 같은데, 혹시 목사님이 관심 있으시면 갖다 드릴 테니 먼저 읽으세요” 하셨습니다.   그분께 책을 받아 놓고서도 읽고 있던 책을 다 읽느라고 이제서야 펼쳐 든 것입니다. 는 518 광주 항쟁에서 희생된 한 소년을 중심으로 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