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있는 사물은 요물 “‘사물은 요물’이라고 말했습니다.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것들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해도 사연을 갖게 되고 특별한 마력을 발휘한다는 뜻이지요.” 유영만 고두현 공저(共著) 《곡선이 이긴다》 (리더스북, 37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스토리가 들어 있는 사물은 요물이 되고 꽃이 됩니다. 아버지가 물려준 시계, 자식을 키운 어머니의 재봉틀은 다른 사람이 보면 고물상에 가야 할 것들이지만, 자식에게는 둘도 없는 보물입니다. 이시영의 시 「14K」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어머님 돌아가셨을 때 보니 내가 끼워드린 14K 가락지를 가슴 위에 꼬옥 품고 누워 계셨습니다 / 그 반지는 1972년 2월 바람 부는 졸업식장에서 내가 상으로 받은 /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어머님의 다 닳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