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한재욱목사 236

손길

손길 임진왜란 때 왜적선으로부터 도망친 경상우수사 배설의 손에 있던 10여척의 배에 이순신 장군의 손길이 닿자 명량해전의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몽당연필도 셰익스피어가 사용하면 ‘로미오와 줄리엣’이 나옵니다. 버려진 바윗돌이 미켈란젤로의 손에 드리워지니 다윗상으로 변모됐습니다. 농부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닿은 곡식은 잘 자랍니다. 주인이 얼마나 따뜻한 손길로 꽃밭을 가꾸느냐에 따라 꽃의 색깔과 향기가 달라집니다. 사람도 그러합니다. 어느 사람의 손길이 닿으면 춤을 추는 존재가 되고, 어느 사람의 손길이 닿으면 멀쩡하던 사람도 악인이 됩니다. 하나님의 손길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주님의 손길이 닿으면 꽃이 피고 열매를 맺으며 나비가 찾아 들고 새가 쉬는 생명터가 됩니다. 죽어 말라 비틀어진 뼈 같던 존재가 주님..

당연한 것에 하나님의 은혜가

당연한 것에 하나님의 은혜가 당연하다고 여긴 것들에 물음표를 던지며 발견과 발명이 시작됩니다. 과학자는 당연한 것에서 법칙을 발견하고, 시인은 당연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보고, 신앙인은 당연한 것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봅니다. ‘오늘’은 당연히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밤사이에 오늘로 초대받지 못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요. 하나님의 은혜가 있어야 오늘이 옵니다. 당연해서 지나치고 소홀히 여겼던 것에 주의 은혜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광야 생활을 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만나를 내려 주셨습니다. 처음 만나를 본 이스라엘 백성들은 놀라워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당연한 것으로 여겼습니다. 오히려 불평했습니다. 불행은 하나님의 은혜를 그저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데서 시작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당연히 여긴 것들..

너는 희망하라

너는 희망하라 그리스신화에서 판도라 상자의 뚜껑을 열자 온갖 재앙과 질병 등이 나와 세상에 퍼졌습니다. 황급히 뚜껑을 닫았을 때, 상자에 남아 있던 게 희망이었습니다. ‘호모 에스페란스’는 희망하는 인간을 의미합니다. 희망의 경구로 자주 쓰이는 라틴어가 있습니다. ‘스페로 스페라(Spero Spera)’는 ‘나는 희망한다, 너도 희망하라’는 뜻입니다. 철학자 키케로도 “둠 스피로 스페로(Dum Spiro Spero)”라고 말했습니다. 숨을 쉬는 한 희망은 있다는 뜻입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게 희망을 주노니 너는 희망하라.” 죄악으로 인한 고난이든 훈련으로 인한 고난이든, 하나님은 고난 가운데 있는 당신의 백성들에게 희망을 주길 원하십니다. 봄을 이기는 겨울은 없습니다. 하나님이..

하나님의 품으로

하나님의 품으로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체온 측정, QR 코드, 출입명부 작성, 비대면 영업, 주문 배달, 온라인 수업과 공연, 무관중 경기, 집콕, 코로나 블루…. 코로나19로 새로운 일상(뉴노멀)이 된 낯선 풍경입니다. 유럽에서 중세시대를 지나 르네상스와 산업혁명이 일어났을 때는 인간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과 신뢰가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제1·2차 세계대전은 인간의 악마성을 확인한 사건이었고 반성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는 우리는 인공지능(AI)까지 발명돼 인간이 호모데우스(신과 같은 인간)가 돼가는 시점에 있었습니다. 그러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인간의 연약함을 한없이 느끼고 있습니다. 최고 절정의 순간에 겸손해야 합니다. 최고 나락의 순간에는 반드시 하..

태어나신 게 아니라 오신 것입니다

태어나신 게 아니라 오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창세 전부터 성부 하나님과 함께 계셨습니다.(요 1:2~3) 성탄절은 예수님이 태어나신 것을 기념하기보다 이 땅에 오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오셨다’는 것은 목적이 있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만일 우리에게 제일 필요한 것이 치료였다면 하나님은 최고의 의사를 보내주셨을 것입니다. 제일 필요한 것이 돈이었다면 최고의 사업가를 보내주셨을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하나님을 떠난 죄, 즉 세상에서 수없이 범하는 죄들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땅에 오셨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심으로 죄 사함의 길을 열어 놓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죄를 용서하고 하나님과 교제를 회복하기..

주인공

주인공 성탄절의 주인공은 크리스마스 파티와 트리, 캐럴, 산타클로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닙니다. 우리를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입니다. 우리 인생의 주인공은 돈, 땅, 집, 명예, 명품이 아닌 하나님이고 우리 자신입니다. 말이 마차를 끌어야지 마차가 말을 끌면 안 되듯 주인공이 삶을 이끌어가야 합니다. 삶이 주인공을 끌고 가면 안 됩니다. 영화 출연을 준비하는 배우들은 오랫동안 건강한 식단으로 관리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몸을 만든 뒤 촬영합니다. 성도는 경건한 예배와 기도, 찬양, 성경 읽기, 전도, 선교, 구제 등을 통해 주님이 주신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갑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작품 속 인물 중 가장 오랫동안 등장하는 존재입니다. 성도는 아무리 넘어져도 주님의 은혜로 다시 일어나는 존재입니다. “대저 ..

좋은 담

좋은 담 “좋은 담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담을 고치며’ 중 한 구절입니다. 담이 없으면 이웃이 아니라 한집안입니다. 그러나 이웃과 한집안이 됐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건 아닙니다. 모든 이웃이 한집안이 될 수도 없습니다. 담 없는 사회는 이상일 뿐입니다. 담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아주 낮아야 합니다. 제주도 돌담처럼 구멍이 뚫려 바람이 자유롭게 넘나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꽃담이면 최상입니다. 함민복 시인은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고 했습니다. 담은 이웃과 나의 경계입니다. 그 사이에 꽃이 피면 최고의 담입니다. 꽃의 월담은 무죄입니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방법의 하나가 사회적 거리두기입니다.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담이 생긴 것입니다. 어쩔 수 없는 담이지..

골리앗이 땅에 엎드러지니라

골리앗이 땅에 엎드러지니라 세계적인 저널리스트 맬컴 글래드웰은 책 ‘다윗과 골리앗’에서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요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했습니다. 골리앗은 느린 보병이었고, 다윗은 날랜 투석병으로 근거리 전투가 아닌 원거리 전투를 했습니다. 골리앗에겐 말단비대증에 따른 시력 문제가 있었기에 다윗이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일면 일리가 있습니다. 다윗은 평소 목동으로서 양들을 지키기 위해 물맷돌을 정확히 던질 수 있는 실력을 닦아 왔습니다. 그러나 가장 결정적인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다윗이 쌓아온 물맷돌 실력, 좋은 전략에 무엇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합쳐져 골리앗이 무너졌습니다. 수험생 여러분, 코로나19로 어려운 현실 중에 수고가 많았습니다. 여러분이 신실하게 쌓아온 실력에 우리 ..

하나님 나라의 천재

하나님 나라의 천재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002년 이런 말을 했습니다. “1명의 천재가 1만명을 먹여 살린다.” 0.001%의 천재가 99.999%의 사람들을 먹여 살린다는 주장입니다. 당시 이 말과 함께 ‘천재 경영론’이 화두가 됐습니다. 다 옳지는 않지만, 일면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하나님 나라에도 1만명 이상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천재가 있습니다. 바로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영국에 메리 튜더라는 여왕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그리스도인을 핍박하고 죽였는지 ‘피의 여왕 메리’로 불릴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녀조차도 존 낙스만큼은 두려워했습니다. 존 낙스는 “기도하는 한 사람이 기도 없는 한 민족보다 강하다”고 외치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한 종교개혁가입니다. 메리 여왕은 “존 낙스 한..

이름을 불러 주시는 주님

이름을 불러 주시는 주님 JRR 톨킨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호빗’에서 갈라드리엘이 악당 사우론을 물리칠 때 “유 해브 노 파워 히어(You have no power here). 유 아 네임리스(You are nameless)”라고 말합니다. 너의 이름이 없다고 하자 사우론은 사라집니다.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존재의 집입니다. 김춘수 시인은 꽃조차도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하나의 몸짓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군중 속에서 뽕나무 쪽을 보고 “삭개오야 내려오라”고 하시며 그의 이름을 불러 주셨고 그의 집에 유하시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지탄받던 몸짓에 불과했던 삭개오는 변화됐고 선을 행하는 존재가 됐습니다. 주님은 오늘도 예배와 성경을 통해 우리 이름을 불러 주십니다. 너를 사랑한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