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한재욱목사 236

발명해 낸 '적'

발명해 낸 '적' “희한하게도 사람들은 적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그것과 겨뤄 자기 체제의 우월성을 확인하기 때문이다. 아무런 적이 없을 때 사람들은 적을 ‘발명’해 내고 그렇게 ‘창조’해 낸 적을 ‘악마화’함으로써 자신들의 존재론적 우위를 확인한다.” 오민석 교수의 책 ‘경계에서의 글쓰기’ 중 한 구절입니다. 실제적인 적과 발명해 낸 적이 있습니다. 문제는 발명해낸 적입니다.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적이 아니라, 단지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만들어 낸 적입니다. 당연히 다름은 틀림이 아닌데,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지 않을 때 적이 창조됩니다. 이렇듯 자신과 다른 타자를 악마화함으로써 자신을 정당화하려는 사람은 대부분 정체성이 약하고 열등감이 많은 사람입니다. 하나님 안에서 거룩한 자존감이 있고,..

정말 중요한 건...

정말 중요한 건... “비밀을 말해 줄게.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소설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중 한 구절입니다. 파도는 보이지만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은 보이지 않는 것처럼, 이 세상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조합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귀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꿈을 꾸고 기도할 때 눈을 감는 이유입니다. 눈에 보이는 돈 땅 보석 자동차 같은 것들은, 보이지 않는 자유 사랑 진실 행복 등을 얻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집이 아름다운 것은 화려한 샹들리에 장식 때문이 아니라, 그 속에 보이지 않는 그리움과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아름다운 건 그가 소유한 것 때문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영원함을 생각한다는 것 때문입니다. 세상이 아름다운 건 ..

첫 번째 사람

첫 번째 사람 “무표정한 100명 중 웃고 있는 단 한 명이 있다면 그것이 당신이 되도록. 모두가 침묵하고 단 한 명이 노래한다면 그것이 당신이 되도록…. 사랑을 말하지 않는 무리 중 사랑을 굳게 믿는 단 한 명이 있다면 그것이 당신이 되도록.” 김은주 작가의 책 ‘1㎝’ 중 한 구절입니다. 잡초가 우거진 곳에 누군가가 첫 발자국을 디디면 길이 시작됩니다. 한 송이 꽃이 피어 봄의 시작을 알리고, 한 그루 나무가 자라면서 숲이 시작됩니다. 첫 발자국이 되는 사람, 첫 꽃이 되고 첫 나무가 되는 사람, 첫 노래가 되는 사람은 복이 있습니다. 첫 번째 사람 후에 두 번째 사람이 웃고, 세 번째 사람이 노래하고, 네 번째 사람이 춤을 추고, 열 번째 사람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듭니다. 가정, 직장, 마을, 동토..

상식의 배반

상식의 배반 “상식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도록 도와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세상을 이해하는 우리의 능력을 심각하게 약화한다는 모순을 안고 있다.” 미국 사회학자 던컨 와츠의 책 ‘상식의 배반’ 중 한 구절입니다. 상식이라는 말은 안정적이며 합리적입니다. 상식적인 사람만 돼도 반(半) 이상의 사람은 됩니다. 회의(會議)를 가리켜 ‘상식에로의 접근’이라고 합니다. 상식적 합의만 해도 성공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상식이 가장 큰 우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상식의 배반입니다. 상식의 선에서만 생각하고 결정할 때 획기적이고 역사적인 사건은 나오지 않습니다. 성경은 첫 시작부터 상식을 완전히 넘어서는 선언이 나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 상식은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

꽃잎이 모여 꽃이 됩니다

꽃잎이 모여 꽃이 됩니다 “꽃잎이 모여 꽃이 됩니다. 나무가 모여 숲이 됩니다. 햇살이 모여 노을이 됩니다. 냇물이 모여 바다가 됩니다.… 작은 것이 모여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듭니다.” 시인 양광모의 시 ‘꽃잎이 모여 꽃이 됩니다’ 중의 한 구절입니다. 오늘이 모여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이 모여 한 달이 되고, 한 달이 모여 1년이 됩니다. 한 글자 한 글자가 모여 문장이 되고, 문장이 모여 책이 되고, 책이 모여 시대를 움직이는 사상과 담론을 이룹니다. 이렇듯 모든 시작은 작은 점(點)에서부터입니다. 점이 허접하면 점이 모인 선은 비뚤어지고, 선이 모인 면은 일그러지고, 면이 모인 입체는 괴물체가 됩니다. 그리하여 오늘 지금 만나는 사람, 지금 이 순간 여기에 내리쬐는 햇살이 최고의 꽃잎 점들입니다...

꼰대 아닌 참스승

꼰대 아닌 참스승 세상은 자기반성 없이 어른 노릇만 하려는 사람을 ‘꼰대’라 부릅니다. 꼰대는 삶의 태도가 다릅니다. “우리 때는 말이야”라고 말하면서 과거에 삽니다. 늘 가르치려 듭니다. 자신의 틀림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봅니다. 제일 심각한 점은 철갑을 두른 듯 반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최강의 꼰대는 바리새인입니다. 그들은 늘 스승과 어른 노릇을 하려 했습니다. 잔치에서는 상석에 앉으려 했고, 분리주의 귀족주의에 사로잡혀 자신들은 비루한 백성과 다르다고 했습니다. 긍휼의 눈물도 없었고 부끄러워할 줄도 몰랐습니다. 예수님은 달랐습니다.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라고 할 정도로 사람들과 소통했습니다. 낮은 자들을 일부러 찾아가셨고 우리를 위해 우셨습니다.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