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 27

요한복음 21장 / 정용섭 목사

내일 부활절 제3주일의 설교 본문은 요한복음 21:15-19절이다. 아주 잘 알려진 본문이다. 부활의 주님이 베드로에게 “나를 사랑하느냐?”는 질문을 반복해서 세 번이나 하셨다. 베드로의 대답을 세 번에 걸쳐서 들으신 예수님은 “내 양을 먹이라.”고 말씀하신다. 마지막으로 “나를 따르라.”고 하셨다. 교회생활을 웬만큼 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저 본문으로 무슨 설교를 하게 될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샘터교회 교우들은 각자 저 본문을 생각하고 교회에 오시면 좋겠다.   오늘은 다른 이야기다. 요한복음 21장은 원래 요한복음에 있었던 본문이 아니다. 요한복음은 20장으로 끝난다. 전체 문맥을 보면 그게 확실하다. 21장은 훗날 보충된 말씀이다. 요한복음 기자가 직접 보충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저자에 의해서..

부활 단상(4) / 정용섭 목사

인류 역사에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은 없다. 관에 들어갔다가도 다시 살아났다는 말들은 있지만, 그리고 죽어서 천국에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는 말들은 있지만 그건 전혀 다른 현상이다.   우리는 살아있다는 사실과 죽었다는 사실의 차이를 정확하게 말할 만큼 세상을 아는 게 아니기 때문에 모든 걸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에는 일단 충실해야 한다. 그것을 모두 부정하기 시작하면 모든 근거들이 흔들린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기본적인 사실에 근거하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은 없다. 다시 살아났다면 그가 죽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불가역의 원리에 따르면 그렇다. 죽음의 과정을 거슬러서 다시 살아날 수 없다. 바닷물이 강으로 흘러가고, 강물이 다시 작은 시냇물로 거슬러..

앵글 작업 / 정용섭 목사

아파트에 살다가 일반 주택으로 이사를 오니 물건들을 정리하는 게 만만치 않다. 베란다가 없어서 물건을 둘 데가 크게 부족하다. 다용도실과 세탁실에 약간의 공간이 남아 있어서 거기에 선반을 만들어 세우기로 했다.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를 알아보니 앵글 선반으로 하는 게 가격 면에서 적당했다. 앵글 선반 회사도 많았다. 대개는 규격 제품을 파는데, 에이스 앵글만은 고객의 주문대로 앵글과 선반을 절단해서 보내주었다. 가로, 세로, 높이, 앵글 색상, 나무 선판 종류를 견적 포맷에 써 넣으면 정확한 단가가 나온다. 놀랍다. 내가 주문한 건 두 개다. 가로 100, 세로 90, 높이 180 짜리 하나와 가로 80, 세로 60, 높이 190 짜리 하나다.   쓸 데 없는 말이 길었다. 택배로 받은 부품을 오늘 혼..

로고스 / 정용섭 목사

요한복음 1:1절은 다음과 같다. “태초에 말씀(로고스)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요한1서 1:1절은 다음과 같다. “태초부터 있는 생명의 말씀(로고스)에 관하여는 우리가 들은 바요 눈으로 본 바요 자세히 보고 우리의 손으로 만진 바라.”   저 구절을 읽으면서 로고스가 스토아 철학의 핵심 개념이라는 사실을 눈치 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스토아 학자들은 세계를 아주 조화로운 코스모스로 보았다. 그 코스모스는 섭리에 의해서 작동된다. 그런 것을 가능하게 하는 원천이 곧 로고스였다. 세상을 하나님의 창조로 보는 교부들에게 이런 스토아 철학은 친근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교부들은 로고스를 거의 신적인 본질로 보는 스토아 철학자들과는 달리 로고스를 하나..

사는 기쁨 (황동규) / 정용섭 목사

오늘 인터넷으로 책 몇 권 샀다. 그중의 하나가 황동규 시인의 이다. 제호로 실린 시 ‘사는 기쁨’을 읽겠다. 사는 기쁨 1 오디오 둘러메고 한강 남북으로 이사 다니며개나 고양이 곁에 두고 않고칠십대 중반까지 과히 외롭지 않게 살았으니그간 소홀했던 옛 음악이나 몰아 들으며결리는 허리엔 파스 붙이고수박씨처럼 붉은 외로움 속에 박혀 살자,라고 마음먹고남은 삶을 달랠 수 있을까? 2 사는 건물을 바꾸지 않고는 바꿀 수 없는 바램이 있다.40년 가까이 아파트 몇 차례 옮겨 다니며‘나의 집’으로 가는 징검다리거니 생각했다.마지막 디딤돌에서 발을 떼면마련한 집의 담을 헐고마당 절반에 꽃을 심자.야생화 밟지 말라 표지 세워논 현충원 산책길엔 도통 없는노루귀 돌단풍 은방울꽃그래, 몰운대(沒雲臺)에서 눈 크게 뜨고 만난..

"그러나 사유하심이 주께 있음은 주를 경외하게 하심이니이다"(시130:4) / 이금환 목사

"여호와여 주께서 죄악을 지켜보실진대 주여 누가 서리이까 그러나 사유하심이 주께 있음은 주를 경외하게 하심이니이다"(시편130:3-4) 누구도 죄가 없는 것처럼, 죄짓지 않는 자처럼 살 수 없습니다. "나는 죄가 없다, 나는 죄를 짓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거짓말하는 자입니다(요일1:8). 사람은 다 죄인인데 만일 하나님이 용서하지 않으시고, 어떻게 벌을 내릴까만 생각하시고 눈을 부릎뜨고만 계시다면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나님은 용서의 하나님이십니다. 죄를 모른 체 하시거나, 무조건 간과하시지도 않으시지만 죄를 자복하고, 용서를 구하는 자들에게 한계가 없는 용서를 베풀어주십니다. 오늘도 주님 앞에 죄를 인정하고, 회개함으로 용서받고, 용서 받은 기쁨으로 예배하고,..

하나님의 신실한 약속 / 봉민근

하나님의 신실한 약속        글쓴이/봉민근누군가 말하기를 믿음이란 하나님을 붙드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라 했다.하나님을 온전이 붙들면 그 인생은 그것으로 만사 O.K이다사람은 모든 것이 잘 될 때 오히려 하나님을 찾는 일에 소극적이지만인생의 낭떠러지에 추락할 때 그 무엇인가를 잡으려 한다.하지만 떨어질 때에 조심해야 한다.아무것이나 잡으면 안 된다.내려가는 길에서 하나님을 잡아야 추락을 멈출 수가 있다.주님은 추락할 때 우리에게 손을 내미신다.내 손을 잡으라 하신다. 주님이 잡는 손은 강한 손이다.인생에 형통은 하나님이 함께하는 것이다.하나님이 붙잡지 않으시면 세상의 모든 만물은 소멸되고 만다.아무리 잘되어도 하나님이 내 안에 계시지 않으면 복이 아니다. 하나님은 만물의 근원이요 생명의 원천이시다.하..

신앙인입니까? 종교인입니까? / 신동식 목사

신앙인입니까? 종교인입니까?신앙인과 종교인의 차이를 말하는 것은 불신자들에게는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들의 눈에는 종교인이 신앙인이고, 신앙인이 종교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눈에는 전혀 다릅니다. 신앙인과 종교인의 차이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앙인으로 살지 종교인으로 살지 않는다고 말을 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신학적으로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라 진리라고 말합니다. 이 역시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에게는 중요한 고백이 됩니다.그리스도인의 관점에서 신앙과 종교의 차이를 분명하게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앙과 종교를 구분할 수 있어야 구원을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종교로는 구원에 이를 수 없습니다. 오직 신앙만이 구원에 이릅니다...

하나님 나라의 견습생 (막 6:7-13) / 김영봉 목사

해설:예수께서는 열두 제자를 둘씩 나누어 보내시면서 “악한 귀신”(7절)을 제압하는 권능을 주신다. “악한 귀신”이라는 번역보다는 “부정한 영들”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좋다. 이제 제자들은 예수님에게서 보고 배운 것을 실습할 때가 온 것이다. 둘씩 짝 지어 보낸 이유는, 유대 문화에서 어떤 사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두세 사람의 증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지팡이 하나만 들고 가라고 하신다(8절). 시골 동네를 돌아 다녀야 하는 사람들에게 지팡이는 꼭 필요하다. “빵이나 자루”도, “전대에 동전”도 가지고 가지 말라고 하신다. 신발은 신되 옷은 두 벌 이상 가지고 다니지 말라고 하신다(9절). 하나님이 공급해 주시는 것에 철저하게 의지하는 법을 훈련시키려는 뜻이다.  어느 동네에 들..

돌무더기 위에 금덩이

돌무더기 위에 금덩이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바보와욕심쟁이 부자가 이웃해 살고 있었습니다.부자 영감은 굶주린 사람을 보더라도쌀 한 줌을 내어주지 않을 만큼욕심이 많았습니다.한편, 마을에서 바보라고 소문난 사내는허구한 날 앞마당에 돌멩이를 쌓곤 했는데,어김없이 돌을 쌓던 어느 날,부자 영감이 그의 집 앞을 지나다가돌탑 꼭대기에서 반짝이는 금덩이를발견했습니다.다행히 아직 사내는 금덩이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모르는 것으로 보였습니다.이에 부자 영감은 금덩이를 빼앗기 위해서한 가지 꾀를 생각해 냈습니다."이보게, 돌탑이 참 멋있네.괜찮다면 내 볏단 더미와 맞바꾸는 것이어떻겠는가?""보잘것없는 돌무더기지만,정 원하신다면 그렇게 하셔도 좋습니다."그렇게 부자 영감은 돌무더기를 집으로 가져왔는데,어찌 된 일인지 어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