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따뜻한 하루 2361

추억이 있어서 나는 살아갈 것이다

추억이 있어서 나는 살아갈 것이다남편과 나는 성당에서 만났다.그는 수녀가 되려던 나에게 삭발까지 하고 구애를 했다.처음부터 쉽지 않은 결혼이었다.변변한 직장이 없던 그를 우리 부모님은 완강히 반대했다.그러나 나에게 그는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따뜻하고행복한 일인지 알려준 사람이었다.따뜻한 봄날, 우리는 결혼했고 곧 영훈이를 낳았다.이어 둘째 규빈이도 생겼다.임신 3개월째, 가장 행복해야 할 때갑자기 남편이 쓰러졌다.첫 번째 발병이었다.친정 식구들은 유산을 권했다.남편 없이 아이들을 키우며 고생할막내딸을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하지만 난 그럴 수 없었다.고집을 부려 규빈이를 낳았다.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남편이 완쾌 판정을 받은 것이다.왼쪽 대장을 상당 부분 잘라내고 그 힘들다는항암 치료를 견디며..

우산을 쓰다

우산을 쓰다조선시대 개국공신인 '유관(柳寬)'은높은 벼슬에 올랐지만, 청렴하기로 유명해서존경받는 인물이었습니다.그는 막강한 권력의 자리에 있었음에도누구도 정승이 사는 집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울타리 없는 초가집에서 평생 베옷과 짚신으로청렴한 삶을 살았습니다.심지어 수레나 말을 쓰지 않고호미를 들고 채소밭을 돌아다니며 스스로밭일을 하기도 했습니다.특히 관직에서 물러난 뒤에도후학을 가르치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았는데배우고자 온 학생에게는 늘 평등하게 대하고성명과 집안도 묻지 않고 제자로받아주었다고 합니다.이런 그에게 유명한 일화가 있는데한 번은 장맛비가 오래 계속되어 방안까지빗물이 들어올 정도였습니다.그러자 책을 읽던 유관이직접 우산을 받치며 빗물을 피했습니다.그리곤 옆에서 걱정하는 부인에게말했습니다."우산도 ..

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

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 뉴욕에 사는 한 알츠하이머 환자는젊은 시절 즐겨 듣던 곡들로 짠 플레이리스트를 듣고서잊었던 아들을 5년 만에 알아보았습니다.어떻게 이런 기적 같은 일이일어난 걸까요?뇌과학자들은 빛과 소리가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습니다.그리고 알츠하이머를 앓는 뇌에'빛'과 '소리'가 영향을 미친다는사실을 밝혀냈습니다.알츠하이머에 걸린 쥐를하루 한 시간 빛에 노출했더니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아밀로이드 펩티드가현저히 감소했습니다.여기에 청각까지 자극해 7일 연속하루 한 시간씩 쥐들이 정해진 소리를 듣도록 하자,뇌에서 소리를 처리하는 영역뿐만 아니라근처에 있는 해마에서도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베타 아밀로이드의 양이 극적으로줄어들었습니다.심지어 이 쥐들은 인지력도 눈에 띄게 높아져..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1761년, 프랑스 위틸호의 선장이었던 파르그는마다가스카르 본섬에서 흑인 노예 60명을다른 섬으로 데려가 기존보다 더 비싼 가격에팔아넘길 계획을 세웠습니다.당시 해당 지역에서는 노예무역을 금지하고 있어파르그 선장은 해상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정규 항해 노선이 아닌 북쪽으로 돌아가는계획을 세우게 됩니다.하지만, 선원들은 그 경로는 돌풍 때문에위험하다고 말렸지만, 돈에 눈이 멀었던 선장은의견을 무시하고 항해를 강행했습니다.결국, 위틸호는 작은 섬의 암초에 난파되는데길이 2킬로미터, 너비 800미터의 이 작은 섬은야자나무 몇 그루만 있을 뿐이었습니다.이 황량한 모래섬은 10월~5월까지 주기적으로위력적인 사이클론이 불어오는 데다가땔감으로 쓸만한 큰 나무도 없어 생존이위태로운 곳이었습니다...

누군가의 버팀목

누군가의 버팀목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유명한 속담이 있습니다.이 속담은 위기의 순간에도침착하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을담고 있습니다.그런데 실제로 맹수에게 물려가도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어느 날 TV 프로그램에서 커다란 몸집,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사자가 무언가를 입에 물고이동하는 장면이었습니다.하지만 놀랍게도, 사자의 입에 물려있는동물의 정체는 아기 사자였습니다.무리에서 떨어져 있던 아기 사자의 목덜미를아빠 사자가 입으로 물고, 안전한 곳까지옮기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안전한 곳에 도착한 아기 사자는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평온한 표정으로신나게 뛰어다니기 시작했습니다.아무리 동물의 왕으로 불리는사나운 사자도 자기 자식을 해치는 법은 없습니다.그리고 아기 사자 역시 알고 있습니다.자신이..

'내일'의 의미

'내일'의 의미아이들이 말을 배울 때,가장 이해하기 힘든 말은 무엇일까요?바로 '내일'입니다.아이들은 하루에도 수없이"내일 해줄게"라는 약속의 말을 듣습니다.그리고 그 말을 고스란히 믿고, 설레는 마음으로내일을 기다립니다.하지만 아직 시간의 흐름에 대해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내일'은 수수께끼 같은 의미입니다.아이들은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계속 질문을 합니다."내일이 언제야?""지금이 내일이야?"하지만 잠을 자고 눈을 뜨면찾아오는 날을 '오늘'이라고 부르니,아이들의 생각 속에는 '내일'이자꾸만 뒷걸음질하는 것처럼보이는 것입니다.우리는 자주 '내일'을 이야기합니다.내일 만나자며 다음을 약속하고내일이면 괜찮아질 거라고 위로하곤 합니다.하지만 '내일'은 늘 가까이 있는 듯,한 걸음씩 멀어져 갑니다.가깝지만 먼..

틈을 만들어 주자

틈을 만들어 주자고대 페르시아를 떠올릴 때많은 이들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고급 양탄자입니다.페르시아의 장인들은 양탄자를 만들 때한 올 한 올 손으로 만들어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정교한 문양과 복잡한 기하학적 디자인,자연을 모티브로 한 패턴이 특징이며,중세 시대부터 왕실과 귀족들의 권위를 나타내는요소로 사용되었습니다.이렇게 어마어마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뽐내는예술과 문화의 결정체에도 잘 찾아보면반드시 흠이 있기 마련입니다.흥미롭게도 페르시아 양탄자에서 발견되는 흠은,혼신의 힘을 다해 양탄자를 제작하던 장인이일부러 남긴 것이라는 사실입니다.이는 세상에는 완벽한 것이 없다고 여기는그들의 장인 정신과 철학이 담긴흠이었던 것입니다.그리고 사람들은 이를'페르시아의 흠(Persian Flaw)'이라고부릅니다.틈..

우리의 삶도 '그렝이질'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삶도 '그렝이질'이 필요합니다흙바닥 위에 세운 기둥은 상식적으로깨지고, 썩고, 미끄러워지기가 쉽습니다.당연히 오래가지 못할 것이 뻔합니다.그래서 예로부터 집을 지을 때는먼저 터를 고르고 땅을 다져 기초를 튼튼히 한 후주춧돌을 놓고 기둥을 세웠습니다.하지만 자연에서 얻는 다양한 돌들의 모양은울퉁불퉁 제멋대로이기 마련입니다.톱과 대패를 이용해서 만든 나무 기둥의단면은 평평해집니다.그러면 주춧돌 위에 기둥을 얹기 위해서단단한 돌을 어렵게 평평하게 깎는 것보다옛 장인들은 더 깎기 쉬운 나무 기둥의 단면을울퉁불퉁한 주춧돌의 단면과 꼭 맞도록깎아내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이제는 잘 쓰지 않는 우리 고유의 건축 용어로'그렝이질(그레질)'이라고 합니다.그렝이질이 잘된 기둥은 못이나 접착제를사용하지 않아도 쉽게 넘..

썩지 않는 씨앗은 꽃을 피울 수 없다

썩지 않는 씨앗은 꽃을 피울 수 없다썩지 않는 씨앗이 꽃을 피울 수 없듯이자존심의 포기 없이는 생의 꽃봉오리를맺을 수 없습니다.분명 이 세상은, 자존심도 지키고목적도 달성하는 그런 어리석은공간이 아닙니다.모름지기 우리는낮과 밤을 동시에 보낼 수 없으며,봄과 가을을 동시에 즐길 수 없습니다.밤의 어둠을 지나야아침의 찬란함이 찾아오고,여름의 장마를 지나야가을의 들판으로 나설 수 있습니다.부디 자신 안에 있는 자존심을 꺾으십시오.흙과 태양과 비와 바람이 저절로 원하는꽃을 가꾸어 갈 것입니다.그러니 옳고 그름이 분명할 때도 침묵하십시오.옳은 것은 옳다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 하는 똑똑함보다옳고 그른 것 모두를 포용하는 어리석음이오히려 훌륭한 거름이 됩니다.내 잘못도 내 탓이고,당신 잘못도 내 탓이며세상 잘못도 ..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한다면?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한다면?학교가 끝나고 학교 앞 버스 정류장을 향해숨이 멎을 정도로 열심히 달렸습니다.고 3 학생이라 공부하느라 받았던 스트레스를그렇게 버스 정류장을 향해 내달리는 것으로풀곤 했습니다.오늘도 그런 마음으로 전력 질주하여버스 정류장에 다다랐을 때,얼굴에 안경이 끼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학교는 이미 너무 멀어져 있었고,평소에도 안경이 없으면 버스 번호판이 안 보여가까이 있어야지만 알 수 있을 정도로시력이 좋지 않았습니다.마침, 버스 정류소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안경 쓴 여학생이 있어 조심스럽게말했습니다."저기 정말 미안한데,오빠가 눈이 별로 좋지 않아서 그러는데,30번 버스가 오는지 봐줄 수 있겠니?"잠시 내 눈치를 살피며 생각하던 여학생은"예"라고 대답했고, 나는 고맙다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