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소비자를 넘어 왕 같은 제사상으로 / 정병선 목사
예부터 산다는 일에는 뭔가를 사고 파는 행위가 동반했었다. 생활에 필요한 것은 여러 가지인데 비해 자가생산 능력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은 예부터 사고 파는 거래행위를 해왔다. 하지만 지금의 자본주의 사회에서처럼 판매와 구매만이 전부인 비인격적인 거래는 아니었다. 거래는 삶의 전부가 아닌 일부였으며, 삶과 문화를 교류하는 미덕이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생활이 온통 거래다. 생필품뿐 아니라 지식과 예술도 거래의 대상이 되었고,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능력에 따라 연봉에 차이가 나는 건 당연하고, 내 가치를 흥정하는 연봉 협상이 더 이상 낮선 풍경이 아니다. 우리의 생활도 그렇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각각 자기 능력을 판매하러 일터(직장)로 나가고, 저녁이 되면 생필품을 구매하거나 여가의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