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8 15

목사공부(24) 목회의 예술(art) / 정용섭 목사

크게 보면 목사에게는 공적인 업무와 사적인 업무가 있다. 공적인 업무는 목회 전반에 걸친 일이고, 사적인 업무는 그 외의 일, 즉 목사로서가 아니라 자연인으로서 활동하는 영역이다. 공적인 성격과 사적인 성격이 겹치는 부분도 없진 않다. 기도생활이나 성경읽기 같은 경건생활, 또는 앞에서 강조한 책읽기 등은 목사로서만이 아니라 한 자연인으로서, 또는 기독교인으로서 해야 할 일에 속한다. 사적인 업무에 대한 설명은 가능한 뒤로 미루겠다. 우리의 관심은 우선 목사가 교회에서 공적으로 감당해야 할 업무다. 목사의 공적인 업무를 대충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예배 준비와 인도, 성례전 집행, 성경공부 지도, 심방과 상담, 각종 회의 주재와 참석, 행정사무 지도, 지역사회 봉사활동 등등. 나는 이 모든 항목들을 차례대..

목사공부(23) 목사의 소명과 업무 / 정용섭 목사

이제 목사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즉 목사의 업무가 무엇인지를 천천히 설명해야겠다. 앞에서 언급한 목사의 소명을 존재라고 한다면 목사의 업무는 행위다. 행위는 존재에 근거하며, 존재는 행위로 인식된다. 좋은 나무가 되는 것은 존재이고, 좋은 열매를 맺는 것은 행위다. 나무가 좋아야 좋은 열매를 맺고, 열매가 좋아야만 좋은 나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존재와 행위는 불가분리 관계다. 이 문제는 칭의와 성화의 관계와도 비슷하다. 칭의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하나님으로부터 의롭다고 인정받는 것을 가리킨다. 여기서 말하는 의는 실제적인 게 아니라 법적인 것이다. 실제로는 의롭지 않으나 의롭다고 인정받는다는 말이다. 이런 칭의야말로 존재론적인 의다. 그것은 사람들이 가치론적으로 평가하는 의가 아니라 ..

목사공부(22) / 소명의식의 교정과 심화를 위해서 책읽기가 최선이다. / 정용섭 목사

정통 교회의 목사들도 이런 위기에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소명의식의 교정과 심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세월과 더불어 목회의 자신감이 붙으면서 자신의 업무가 어디에서 연원하며 어떤 힘에 의해서 존속되는지를 까마득하게 잊는다. 소명의식이 소실점 너머로 사라진다. 늘 초심을 유지하는 목사들도 물론 있다. 모든 목사들을 매도하려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그렇다는 뜻이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이에 대한 단서를 한 가지만 말하자. 목사들에게는 모임이 많다. 공사(公私)에 걸쳐서 종류도 다양하다. 공적인 모임도 성격이 서로 다르다. 노회나 총회, 그리고 각종 위원회와 부서 모임도 있고, 목회와 설교나 신학 세미나 같은 모임도 있다. 공적이기도 하고 사적이기도 한 친목 모임도 있다. 재미있는 건 이런 ..

"하나님이여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시63:1)

"하나님이여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간절히 주를 찾되 물이 없어 마르고 황폐한 땅에서 내 영혼이 주를 갈망하며 내 육체가 주를 앙모하나이다"(시편63:1) 다윗이 반역을 일으킨 아들 압살롬을 피하여 유대 광야로 도피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때의 기도입니다. 죽이려고 달려드는 아들을 피하였을 때는 사울을 피하여 다닐 때나, 어떤 원수의 공격을 받고 도피하고 있을 때와 비교할 수도 없이 큰 심적고통을 겪고 있었을 것입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이름을 간절히 부르고 또 간절히 부르며, 하나님을 찾고 또 찾으며, 하나님을 갈망하고 갈망하며, 하나님을 앙모하고 앙모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사막 같은 광야에 도피 중이고, 물도 없고, 평안히 쉴 수도 없는 황폐한 곳에서, 마음의 곤고와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면서 ..

하나님의 위엄과 영광을 높이는 찬송시(대상16:7-36)

하나님의 위엄과 영광을 높이는 찬송시(대상16:7-36) 본문은 다윗의 찬송시로 이스라엘의 주권자 되신 하나님의 능력과 언약을 기억하고 찬양하며, 하나님의 위엄과 영광을 높여서 모든 이방 나라도 그분에게 경배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이 시에는 다윗 개인의 주되신 하나님에 대한 감사의 찬양과 더불어 이스라엘의 하나님, 그리고 온 우주의 주권자 되신 하나님을 경배하고 있다. 본서의 저자는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런 다윗이 신앙을 본받아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새롭게 하고, 새로운 신정 국가를 건설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고 있는 것이다.

잇사 「틈」 / ‘빈틈으로 주님의 은혜가 흐릅니다.’ / 한재욱 목사

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오늘은 일본의 전통 단시(短詩) 하이쿠의 대가 잇사의 시 『틈』을 하나님께 드리며 ‘빈틈으로 주님의 은혜가 흐릅니다.’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틈아름다워라찢어진 문틈으로보는 은하수 손가락 하나에도 쉽게 찢기는 장지문의 불규칙한 구멍으로 광대무변의 은하수가 내다보입니다. 깨진 틈은 흠이 아닙니다.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옵니다. 한 도공이 있었습니다. 그는 아름다운 그릇들을 빚어 시장에 내다 팔았습니다. 사람들은 매끈하고 화려한 도자기를 골랐습니다. 가장 구석에 금이 간 질그릇이 있었습니다. 한쪽은 깨져 있었고, 빛깔도 흐릿하고 볼품없었습니다.“나는 왜 이렇게 태어난 걸까…아무 데도 못 쓰일 거야.”금 간 질그릇은 스스로를 탓하며 숨죽여..

크리스천 트라이앵글 / 원용일 목사

크리스천 트라이앵글야구 중계를 보다가 ‘크리스천 트라이앵글’을 떠올렸고 사무엘상 22장에서 “직장, 가정, 교회”라는 크리스천 ‘트라이앵글’을 발견했다. 사무엘상 22장 1-5절은 다윗이 망명 시절에 겪었던 일련의 사건을 기록한다. 다윗은 아둘람 굴에 머물던 망명시절에 자신을 찾아온 수백 명의 소외된 사람들에게 리더십을 발휘했다. 다윗의 직장생활이다. 모압으로 피했을 때 부모님이 궁궐에 머물 수 있도록 모압 왕에게 부탁하는 다윗의 모습은 멋진 가정생활의 미덕이다. 선지자 갓이 찾아와 유다 땅으로 가라는 하나님의 뜻을 전했을 때 기꺼이 순종하는 다윗의 모습은 그의 신앙생활을 보여준다.한 쇼핑몰 회사를 섬기던 사목에게 한 직원이 와서 자신은 퇴근하기 전에 기도를 한다고 했다. 어떤 기도를 하느냐고 물었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