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4 15

"오라 우리가 굽혀 경배하며 우리를 지으신 여호와 앞에 무릎을 꿇자"(시95:7) / 이금환 목사

"땅의 깊은 곳이 그의 손 안에 있으며 산들의 높은 곳도 그의 것이로다 바다도 그의 것이라 그가 만드셨고 육지도 그의 손이 지으셨도다 오라 우리가 굽혀 경배하며 우리를 지으신 여호와 앞에 무릎을 꿇자"(시편95:4-7) 사람은 하나님께 허리를 굽혀 경배하고, 무릎을 꿇어 예배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땅의 깊은 곳이라도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신 하나님이시고, 하나님은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다 하나님이 소유하시고, 하나님의 능력은 미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바다도, 땅도, 모든 만물도 다 하나님이 만드셨습니다. 이러하신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우리는 허리도 굽히지만 마음의 허리도 굽히고, 무릎도 꿇지만 마음의 무릎도 꿇고, 하나님이 받으시기에 합당한 예배, 하나님이 기쁘시..

목사공부(9) '목회를 수행으로 여기는 목사야말로 소명을 받은 사람' / 정용섭 목사

앞에서 소명은 한 순간의 어떤 특별한 경험이라기보다는 전체 삶에서 심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일상의 소명과 일치하는 이야기다. 삶 전체로서의 소명과 일상으로서의 소명을 연결해서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한 사람의 전체 삶은 일상으로 구성되며, 일상은 전체 삶에서 완성된다. 일상이 있어야 전체 삶이 가능하고, 전체 삶 안에서 일상은 의미를 얻는다. 부분과 전체가 신비롭게 연결되어 있다. 이걸 아는 사람은 삶과 일상을 수행으로 받아들인다. 다른 사람이나 조직이 자신에게 강요하는 것을 억지로 떠맡거나 자신의 능력을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살지 않는다. 일상이 전체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예민하게 성찰하면서 산다. 그게 수행이다. 이런 점에서 목회를 수행으로 여기는 목사야말로 소명을 받은 사람이라고..

목사공부(8) '일상이 곧 하나님의 소명이다.' / 정용섭 목사

소명은 목사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삶과 관련된다. 그걸 평생 인식하고 사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거칠게 표현하면, 전자에 속한 사람은 영적으로 깨어 있는 사람이고, 후자는 잠들어 있는 사람이다. 마틴 루터는 기독교인의 소명 개념을 정확하게 가르쳤다. 그는 직업을 가리키는 독일어 베루프(Beruf)가 ‘소환하다’는 뜻의 동사 베루펜(berufen)에서 온 것이라는 사실에 근거해서 모든 직업을 하나님으로부터의 부름이라고 말했다. 그 이전까지는 성직만 소명으로 받아들여졌다. 성직은 거룩하고 일반 직업은 세속적이라고 말이다. 루터 이후로 기독교인들은 모든 직업을 똑같이 소명이라고 여길 수 있게 되었다. 구두수선공이나 주교나 똑같이 소명을 받은 사람들일 뿐이다.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목사공부(7) '소명은 한 순간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그의 삶 전체로 완성될 뿐이다.'/ 정용섭 목사

소명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똑 부러진 대답을 하지 못했다. 대답할 만한 어떤 특별한 일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불러주셨지요.’라고 두루뭉술하게 대답한 것 같다. 아주 오래 전이라서 기억이 분명하지 않다. 실제로 나에게는 신학대학교에 갈 특별한 동기는 없었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고등학교에 갈 수도 없었다. 서울 출생이지만 여차한 과정을 통해서 경주상고를 다녔다. 상고를 다닌 덕에 부기와 주산, 타자를 배워서 지금도 좀 도움이 된다. 당시 상고 학생들은 졸업하면 대다수 취업한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어떻게 해서라도 대학교에 가겠다는 속셈으로 학교수업 외로 개인적으로 입시공부를 했다. 당시는 예비고사 제도가 있었다. 여기서 일단 전국 입시생들의 반이 걸러진다. 내 ..

목사공부(6) / 정용섭 목사

이런 이야기를 사실적인 것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는 말이 아니다. 성서를 읽을 때는 사실(fact)과 사건(event)을 구분해야 한다. 사실은 신문기자가 취재해서 보도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한다면, 사건은 역사학자에 의해서 해석되어야 하는 이야기이다. 물론 성서는 사실이라기보다 사건이다. 사실과 대비된다는 점에서 사건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그게 정확한 건 아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영어 event는 사랑하는 사람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행위 같은 것들을 가리킨다. 성서의 심층을 그 단어가 충분하게 알려주지 못한다. 독일어 Ereignis(에어아이그니스)가 더 낫다. 에어아이그니스는 사건으로 번역되긴 하나 생기(生起)라는 뜻이 강한 단어다. 역동적인 힘이 실린 사..

목사공부(5) / 정용섭 목사

물론 하나님으로부터의 소명을 직접 받은 이들의 이야기가 성경에 나온다. 그냥 나오는 정도가 아니라 자주 나온다. 모든 선지자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소명을 받은 사람들이다. 대선지자 중의 하나인 이사야는 성전에서 신비한 현상을 경험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대답한다. 사 6:8절은 그걸 이렇게 전한다. '내가 또 주의 목소리를 들으니 주께서 이르시되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하시니 그때에 내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하였더니...'(사 6:8). 이 뒤로 여호와 하나님과 이사야의 대화가 이어진다. 이런 걸 보면 구약의 선지자들은 하나님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소명을 받은 것처럼 보인다. 예레미야도 비슷하게 하나님의 부르심을 직접 듣고 대답한다. 그가 들은 ..

삶으로 하는 설교 / 김영봉 목사

제가 오래 전부터 교제하며 마음 깊이 존경하는 목사님이 계십니다. 한국에서 첫번째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를 인도할 때 참석자로 오셨고, 그 이후로는 멘토로 섬기면서 교제해 왔습니다. 정직함과 진실함과 신실함에 있어서 늘 고개가 숙여지는 분입니다. 올해 10월에 미주 멘토링 컨퍼런스를 위해 오실 때, 우리 교회에 모셔서 전도에 대한 말씀을 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두 주일 후에 저는 그분이 섬기는 교회에서 집회를 섬기기 위해 한 주 동안 한국을 방문합니다. 집회 준비를 위해 지난 주에 그 목사님과 통화를 하는데, 그분이 불쑥 “저, 파킨슨씨 병 환자입니다”라고 하십니다. 진단이 나온 지 오 년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 동안에 매년 만났는데, 저는 그런 낌새를 채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증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