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영봉목사

삶으로 하는 설교 /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5. 5. 4. 06:21

   제가 오래 전부터 교제하며 마음 깊이 존경하는 목사님이 계십니다. 한국에서 첫번째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를 인도할 때 참석자로 오셨고, 그 이후로는 멘토로 섬기면서 교제해 왔습니다. 정직함과 진실함과 신실함에 있어서 늘 고개가 숙여지는 분입니다. 올해 10월에 미주 멘토링 컨퍼런스를 위해 오실 때, 우리 교회에 모셔서 전도에 대한 말씀을 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두 주일 후에 저는 그분이 섬기는 교회에서 집회를 섬기기 위해 한 주 동안 한국을 방문합니다. 집회 준비를 위해 지난 주에 그 목사님과 통화를 하는데, 그분이 불쑥 “저, 파킨슨씨 병 환자입니다”라고 하십니다. 진단이 나온 지 오 년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 동안에 매년 만났는데, 저는 그런 낌새를 채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증상이 그렇게 심하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오 년 동안 교인들에게 그 사실을 밝히지 않고 살다가 얼마 전에 교인들에게 알렸다고 했습니다. 그 사실을 교인들에게 알리는 설교 영상을 보내 주어서 들어 보았습니다. 지금까지 교인들에게 알리지 않은 이유는 심방이나 상담 요청을 주저할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교인들이 너무도 궁금해하기 때문에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분은 은퇴하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하고 싶으니 주저하지 말고 자신을 불러 달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앞으로 말로 설교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으니, 정도 이상 문제가 되면 은퇴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면서 이렇게 덧붙이셨습니다.


   “지금까지는 말로 설교했는데, 앞으로는 삶으로 설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질병으로 인해 짓눌리고 장애가 심해져도 항상 기뻐하며 범사에 감사하는 삶을 사는 것이 제가 앞으로 해야 할 삶의 설교입니다.”


   “목사의 아픔은 성도들의 유익이다.” 어느 분이 저에게 해 주신 말씀입니다. 목사로서는 잔인하게 들리는 말입니다만,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목사가 신앙적으로 아픔을 잘 받아들이면, 그것 자체가 교인들에게 강력한 메시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목사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든, 시험과 환난을 믿음으로 이겨내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주위를 찬찬히 돌아보면 믿음에 깊게 뿌리내리고 신실하게 살아가는 분들이 보입니다. 그런 분들의 모습은 우리의 마음을 맑게 해 주고 발걸음을 든든히 잡아줍니다. 우리의 믿음은 이토록 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