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 넷째 주일, 2022년 12월18일 종과 부르심 로마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Παῦλος, δοῦλος Χριστοῦ Ἰησοῦ)이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바울은 자신의 정체성을 여기서 명백하게 규정했습니다. ‘종’이라고요. 그냥 종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라고요. ‘종’이라는 단어가 일단 어감상 좋게 들리지는 않습니다. 주체성을 강조하는 현대인들에게 그 단어는 치명적입니다. 종은 무슨 종이냐고, 종으로 살라는 말은 죽으라는 말보다 더 심하다고, 자기 정체성은 종이 아니라 자유인이라고 생각하고 주장합니다. 자기 인생의 주인이 자신이라는 뜻입니다. 물론 우리는 모두 어떤 사람이나 조직에 종속적으로 살면 안 됩니다. 삶을 주체적으로 당당하게, 그리고 재미있는 인생을 여유롭게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