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12 13

나의 아름다운 내일에게

나의 아름다운 내일에게 긴 시간 살아온 세상임에도 나름의 열정으로 그려 오던 미래가 흐려지고, 가혹하게 느껴지고, 스스로가 무능하게 느껴지며, 눈을 뜨면 한숨만 나오는 하루의 시작이 무겁기만 합니다. 씻고 나서야 하는데 이불 밖으로 나서기조차 싫고, 출근할 생각을 하면 가슴이 답답하여 깊은 한숨만 뿜어대죠. 세수를 하다 바라본 나의 어두운 표정과 부쩍 늙어버린 거울 속 나의 모습을 보니 처량합니다. 출근길에서도 일 걱정, 사람 걱정, 앞날의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요. 나는 잘하고 있는 것인지 언제부터인가 동료들의 시선도 신경 쓰입니다. '나중에 나는 무얼 하며 먹고살까?' '나는 정말 지금 이대로 괜찮을까?' 삶을 쫓아 바쁘게 살다 보니 의식하지 못했는데 마음은 지치고, 불편하고, 한숨만 늘고 어깨는..

배수진을 친 신앙(창43:1-15)

배수진을 친 신앙(창43:1-15) ‘잃게 되면 잃으리라’(14절) 본문은 마침내 야곱이 애굽 총리의 요구대로 막내 베냐민을 애굽에 보기로 결단하는 장면이다. 즉 야곱은 당장 급박한 식량 사정도 있었지만 그 보다는 아들들의 끈질긴 설득에 굴복, 마침내 사랑하는 막내 베냐민을 형들과 함께 애굽으로 보내기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그 만큼 야곱의 결단은 한 마디로 고뇌에 찬 결단이었다. 왜냐하면 베냐민은 야곱이 가장 사랑했던 아내 라헬의 소생으로 요셉을 잃고 난 후 그의 말년에 위로와 기쁨을 삼았던 귀한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구속사를 성취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섭리에 따른 것이었다. 여기서 ‘잃게 되면 잃으리라’는 야곱의 또 다른 신앙 고백이다. 즉 야곱이 모든 세상적 기쁨과 마지막 소망까지도 포..

'하나님이 어찌 알랴 지존자에게 지식이 있으랴'(시73:11)

"그러므로 그의 백성이 이리로 돌아와서 잔에 가득한 물을 다 마시며 말하기를 하나님이 어찌 알랴 지존자에게 지식이 있으랴 하는도다"(시편73:10-11) 이스라엘 백성들은 "악인들이라도 항상 평안하고 재물은 더욱 불어 나도다"(시73:12)하는 마음이 들자 악인들이 하는 것처럼 "잔에 가득한 물을 마시며" 말했습니다. "하나님이 어찌 알랴 지존자에게 지식이 있으랴"라고 말입니다. 악인들처럼 세상을 마시고, 악인들처럼 술도 마시고, 악인들처럼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악인들처럼 욕심이 이끄는 대로 따라갔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을 무시하고, 하나님을 업신여겼습니다. 최근에 저는 자신이 하나님 앞에 나름 신실하게 사는 사람이라고 하는 사람과 대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최근에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부가..

저녁나절 (막 6:35)

'때가 저물어 가매 제자들이 예수께 나아와 여짜오되 이곳은 빈들이요 날도 저물어가니' (막 6:35)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는 동안 시간이 흘러 해가 저물어갔습니다. 그런데다가 그곳은 빈들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모인 곳에는 필요한 것들이 많습니다. 마실 것과 먹을 것, 그리고 배설할 장소입니다. 빈들이니까 배설은 적당하게 처리한다고 하더라도 먹을 게 문제입니다. 저녁이 다 되어가니 사람들이 배가 고팠겠지요. 빈들이며 날이 저문다는 말에서 그들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피곤했을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도 저녁과 빈들이 중복해서 나타날 때가 있습니다. 나쁜 상황이 중복되는 겁니다. 그것은 무언가가 절실하게 필요한 때를 가리킵니다. 그것이 물질일 수도 있고, 또는 정신적인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

민중과 예수 (7)(막 6:34)

'예수께서 나오사 큰 무리를 보시고 그 목자 없는 양 같음으로 인하여 불쌍히 여기사 이에 여러 가지로 가르치시더라.' (막 6:34) 하나님의 구원 사건이 배타적이라는 어제의 묵상에서 우리는 오늘 설교자들의 자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 설교자들이 해야 할 일은 이 하나님의 구원 사건에 초지일관하는 것입니다. 민중들이 그것을 알아듣던 못하던 상관없이 하나님의 구원사건에만 천착하는 것입니다. 즉 설교는 하나님 나라에 모든 무게를 두어야 합니다. 설교자들과 교회의 교사들이 이런 태도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우리에게 하나님 나라가 별로 선명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아마추어 바둑 애호가가 프로기사의 바둑을 접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프로 기사들은 하나의 수..

민중과 예수 (6)(막 6:34)

'예수께서 나오사 큰 무리를 보시고 그 목자 없는 양 같음으로 인하여 불쌍히 여기사 이에 여러 가지로 가르치시더라.' (막 6:34) 어제의 묵상에서 저는 민중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잘 알아듣지 못했을 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민중만 그렇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상황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 이후로도 계속됩니다. 그 당시 누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이 담지하고 있는 구원의 우주론적 깊이를 이해했을까요? 예수를 따르던 제자들도 초기에는 여기서 예외가 아닙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이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다.”는 바울의 진술은 종교적인 수사가 아니라 객관적 사실을 말합니다. 유대의 종교적인 차원에서 보나, 헬라와 로마의 문화 정치적..

이제 끝나갑니다

지난 9월부터 설교로써 와싱톤한인교회를 섬기는 일을 지속해 왔습니다. 우리 교회 목회위원회와 임원회에서는 제가 12월 말까지 돕도록 승인해 주셨습니다. 저는 그동안 주일 오전 8시와 10시에 와싱톤한인교회에서 예배를 섬겼고, 집으로 돌아와 잠시 쉬었다가 우리 교회에서 예배를 섬겼습니다.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곧 적응이 되어 큰 무리 없이 섬길 수 있었습니다. 와싱톤한인교회의 새 담임 목사님은 2월과 3월 중에 결정될 것입니다. 연합감리교회는 담임목사를 교회에서 결정하지 않고 감독님이 감리사님과 협의 하여 파송할 목사를 정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해당 교회 목회위원회와 긴밀히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가장 적절한 목회자를 찾습니다. 목회위원회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감독님이 파송한 목회자를 받..

우리 시대의 회식 문화 극복을 위하여! (2022.12.12,월)

“재앙이 뉘게 있느뇨 근심이 뉘게 있느뇨 분쟁이 뉘게 있느뇨 원망이 뉘게 있느뇨 까닭 없는 상처가 뉘게 있느뇨 붉은 눈이 뉘게 있느뇨 술에 잠긴 자에게 있고 혼합한 술을 구하러 다니는 자에게 있느니라”(잠언 23:29-30). 연말이어서 송년회에 참석할 일이 많아지면서 오늘 우리의 ‘시대적 고민’인 음주문화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크리스천들은 음주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해왔습니다. 기독교 선교 초기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의 고질적인 음주문화 때문에 선교사들이 음주를 아예 금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하는 우리는 주변의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함께 술자리에 어울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성경은 술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술의 폐해에 대해서는 이구동성으로 확실하게 말합니다. 잠언 ..

불평

불평 “불평은 하나님께 간접적으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저는 하나님이 제 삶 속에서 하시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 제가 하나님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거예요.’ 불평은 하나님의 권위에 대한 반항을 나타낼 뿐이다. 그것은 매우 불손한 행위다!” 존 비비어 저(著) 유정희 역(譯) 《경외》(터치북스, 222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감사의 반대가 불평입니다. 불평의 습관은 인생을 망칩니다. 에덴동산의 하와는 최상의 환경이었습니다. 라이벌도 시어머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불평을 부추기는 마귀의 말에 넘어갔습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으로 못 들어간 것도 불순종 불평 원망 때문입니다. ‘만나’는 광야 생활을 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이 내려주신 하늘의 음식입니다. 은혜입니다. 그런데..

나 자신의 욕심과 욕망을 버려야

나 자신의 욕심과 욕망을 버려야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인간적인 기도를 드린 뒤에 그 기도에 계속 매달린다. 집착하고 반복한다.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거절하셨다고 원망하고 불평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신다고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하고 심지어 하나님의 존재 여부까지 의심한다. 우리가 인간적인 소원을 품고 기도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소원이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는 사실을 빨리 깨닫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 기도를 기뻐하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빨리 아는 것이 중요하다. -작자 미상의 글 ‘욕망으로 쓰려고’에서- 야고보서 4:3에 말씀하셨습니다. "구하여도 받지 못함은 정욕으로 쓰려고 잘못 구함이니라" 우리가 기도에 실패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정욕, 욕망 때문입니다. 이 욕망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