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 437

예수님의 제자 (누가복음9:23)

"또 무리에게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누가복음9:23) 예수님은 예수님을 믿고, 따르려면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자기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고 하십니다. 자기를 부인한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주님, 더 이상 나는 나가 아닙니다"라고 입으로만 고백하고 것도 딱 한 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잔느 귀용이라는 분은 실제적인 삶의 필요에 대한 자기 포기와 영적인 부분에 대한 자기 포기로 구분하고 "자기의 모든 필요사항, 즉 모든 문제를 다 떨쳐 버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삶의 필요들이 줄지어 있고, 끊임없이 새로 생기고 또 그것을 얻기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두커니 바라보며 아무 노력도 하지 말..

에린 헨슨 : 아닌 것 / '나 아닌 것을 떼어내면서 행복이 시작됩니다'

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 오늘은 호주의 시인 에린 헨슨의 시 「아닌 것」을 하나님께 드리며 ‘나 아닌 것을 떼어내면서 행복이 시작됩니다’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아닌 것 ​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이 입는 옷의 크기도, 몸무게와 머리 색깔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의 이름도, 두 뺨의 보조개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이 읽은 모든 책이고 당신이 하는 모든 말이다.(중략) ​당신은 당신이 믿는 것들이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며 당신 방에 걸린 사진들이고 당신이 꿈꾸는 미래이다. 당신은 많은 아름다운 것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당신이 잊은 것 같다. 당신 아닌 그 모든 것들로 자신을 정의하기로 결정하는 순간에는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은 몸무게도, 키와 나이도, 주민..

아버지의 축복이 하나뿐이란 말입니까? (2022.9.29, 목요일)

“이삭이 에서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내가 그를 너의 주로 세우고 그의 모든 형제를 내가 그에게 종으로 주었으며 곡식과 포도주를 그에게 주었으니 내 아들아 내가 네게 무엇을 할 수 있으랴 에서가 아버지에게 이르되 내 아버지여 아버지가 빌 복이 이 하나 뿐이리이까 내 아버지여 내게 축복하소서 내게도 그리하소서 하고 소리를 높여 우니”(창세기 27:37-38). 장자의 축복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팥죽 한 그릇에 장자의 권한을 팔기도 했던 에서가 결국 동생에게 장자의 축복을 빼앗기고 나서 아버지에게 하소연했습니다. 자기에게도 복을 달라고 했습니다. 에서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아버지 이삭에게 매달렸습니다. 소리 높여 울면서 에서는 자기에게도 복을 달라고 했습니다. 장자의 축복을 가로챈 야곱이 잘 했다는 이야기..

예수의 비유 (4)(막 4:2)

'이에 예수께서 여러 가지 비유로 가르치시니 그 가르치시는 중에 그들에게 이르시되'(막 4:2) 예수의 비유에 대해서 한 마디 하려다가 나 스스로 빠져나오기 힘든 신학적 사유 안에 갇히고 말았군요. 대충 정리해야겠습니다. 여러분이 이런 신학적 개념 안으로 들어가려면 하나님이 누구인가에 대한 생각을 처음부터 새롭게 해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하나님의 타자성과 내재성의 변증법적 관계를 깊이 이해해야 합니다. 만약 우리가 하나님의 타자성만 강조하게 된다면 예수의 신성은 존립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완전히 분리된 초월적인 존재가 어떻게 역사적으로 우리와 동일했던 예수와 일치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내재성으로만 그것이 가능합니다. 타자(초월)성과 내재성은 분명히 구별되는 성격입니다. 어머니가 아이를 임신했을 ..

예수의 비유 (3)(막 4:2)

'이에 예수께서 여러 가지 비유로 가르치시니 그 가르치시는 중에 그들에게 이르시되'(막 4:2) 예수도 하나님의 실체를 완전히 알지 못했다는 말이 많은 분들에게 당혹스럽게 들릴 것 같습니다. 지금 내가 책임질 수 없는 말들을 쏟아내고 있는 걸까요? 만약 저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면 훗날 교정하도록 하고, 일단 이런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가겠습니다. 기독교 신앙의 중심에는 역사적 예수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놓여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도대체 예수가 하나님이냐 하는 질문입니다. 이 문제는 책 한권으로도 모두 설명할 수 없을 만큼의 신학논쟁 역사 한 가운데 놓여 있습니다. 저는 예수의 신성을 부정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기독교 정통의 신앙고백인 “예수는 참된 하나님이며 참된 인간이다.”(vere D..

예수의 비유 (2)(막 4:2)

'이에 예수께서 여러 가지 비유로 가르치시니 그 가르치시는 중에 그들에게 이르시되'(막 4:2) 이 대목에서 우리는 질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는 바로 하나님의 아들이며, 하나님을 ‘아빠’라고 불렀고, 하나님을 직접 본 분인데 왜 사람들에게 하나님(나라)을 간접적인 방식인 비유로 가르치셨을까요? 그가 실제로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한다면 그는 하나님의 나라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그는 왜 하나님의 나라를 비유적으로만, 암시적으로만, 간접적으로만 가르쳤을까요? 노파심으로 한 말씀을 드리고 넘어가야겠군요. 어떤 사람들은 위의 질문을 무의미하다거나 불신앙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질문을 배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전제합니다. 성서는 우리..

예수의 비유 (1)(막 4:2)

'이에 예수께서 여러 가지 비유로 가르치시니 그 가르치시는 중에 그들에게 이르시되'(막 4:2) 예수의 가르침은 주로 비유의 방식을 취하셨습니다. 구약성서에 대한 재해석이나 간단한 경구를 제외하고는 대개가 비유로 진행되었었습니다. 비유는 어떤 진리를 깨우치기 위해서 다른 것을 빗대어 설명하는 것입니다. 예수가 비유를 많이 사용하신 이유는 가르침의 내용이 다른 방식으로는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그 내용은 곧 하나님 나라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이며, 또한 하나님의 통치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과 그의 통치를 직접적으로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구약의 예언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했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직접적인 말씀은 아닙니다. 바로 이 대목에서 많은 설교자들과 일반 신자들이 성서읽기에서 길을 잃는 것 같습..

에스겔서 37장: 마른 뼈가 살아나다!

해설: 어느 날, 주님의 영이 에스겔을 사로잡아 뼈들이 가득한 곳으로 데려 가십니다. 주님은 그에게 마른 뼈들을 살펴 보게 하십니다(1-2절). 그런 다음 “사람아, 이 뼈들이 살아날 수 있겠느냐?”(3절)고 물으십니다. 에스겔은 “주 하나님, 주님께서는 아십니다”(4절)라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주님은 그에게 그 뼈들을 향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라고 하십니다. 주님께서 그 마른 뼈들에게 생기를 불어 넣어 힘줄이 뻗어나게 하고 살을 입히고 살갗으로 덮은 후에 살아나게 하겠다고 하십니다(5-6절). 에스겔이 명대로 행하니, 마른 뼈들이 온전한 사람의 모습으로 회복됩니다(7-8절). 주님은 그에게 생기를 불러 그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게 하라고 명하십니다. 그대로 하니 모두가 일어서 큰 군대를 이룹니다(9-10..

레트로도 뉴트로도 아닌 언제나 신선한 트렌드, ‘물음’ / 이은숙 시인(본보 문화부 객원기자)

삶의 신선함과 세련됨은 무엇으로부터 만들어질까? 말없이 가만히 앉아 있을 뿐인데도 삶의 깊은 이면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그러한 느낌은 어떤 패션 감각이나 물질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닌 듯싶다. 값비싼 장신구와 명품을 걸치고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는 사람이라도 어딘가 불안하고 어색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소박한 차림으로 말없이 있어도 왠지 믿음이 가는 편안한 사람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필자는 삶의 깊은 이면이 느껴지는 사람, 말이 없어도 편안하고 꼭 필요할 때 결정적 한마디를 할 줄 아는 사람을 보면 믿음직스러우며 세련되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물론 겉으로 드러나는 차림새와 감각이 있다면 상황과 필요에 따라 금상첨화가 될 수도 있겠지만 우리 삶을 세련되게 가꾸어 주는 없어선 안 될 필수 항목은 그러한..

그리스도를 기쁘시게 하는 일

그리스도를 기쁘시게 하는 일 자신의 일에 충실한 것은 사려 깊은 행동이다. 그러나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일만 돌아보아서는 부족하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케 하라'고 했다. 간섭이 자세로서가 아니라 사랑과 위로로 다른 사람의 일을 돌보아 주어야 하다. 이기적인 정신은 끝내 하나 되는 것을 파괴한다. 그러나 이와 같이 서로 돌보아 주어 합력하여 하나가 되게 하는 이런 행동은 목자인 바울을 기쁘게 한다고 했다. 그것은 바울뿐만 아니라 그리스도를 기쁘시게 하는 일이 될 것이다. -박재선 목사의 ‘공동체의 조화’에서- 교회의 분열을 조장하고 쓸데없는 말썽을 일으키는 이들은 언제나 다툼과 허영의 노예들입니다. 겸손하게 공동체 내에서 자신의 직분을 성실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