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 422

무소유 (3)(막 6:8,9)

'명하시되 여행을 위하여 지팡이 외에는 양식이나 배낭이나 전대의 돈이나 아무 것도 가지지 말며, 신만 신고 두 벌 옷도 입지 말라 하시고' (막 6:8,9) 로마가톨릭 사제들은 서품을 받을 때 세 가지 서약을 해야 합니다. 순복, 동정, 청빈이 그것입니다. 순복은 가톨릭교회의 위계질서를 지켜주는 핵심 개념입니다. 그들은 교황으로부터 피라미드 방식으로 내려오는 성직자 계급의 질서에 순복해야만 합니다. 순복이 교회의 잡음을 잠재울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기는 하지만, 다양성을 충분히 소화해내지 못한다는 점에서 문제도 있습니다. 독일의 한스 큉 교수가 교황청의 제도를 비판하고 에큐메니컬 운동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이유로 신부직과 교수직을 박탈당한 사건이나 라틴 아메리카 해방신학을 대표하는 레오나르도 보프 교수..

무소유 (2) (막 6:8,9)

'명하시되 여행을 위하여 지팡이 외에는 양식이나 배낭이나 전대의 돈이나 아무 것도 가지지 말며, 신만 신고 두 벌 옷도 입지 말라 하시고' (막 6:8,9) 어제 우리는 무소유와 사유재산의 극복이라는 말을 던지기만 했습니다. 조금 더 이야기를 이어가지요. 그것은 사도행전이 약간의 흔적을 전해주고 있듯이 원시 기독교공동체의 재산공유 개념을 가리킵니다. 행 4:32절 말씀은 다음과 같습니다. “믿는 무리가 한마음과 한 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자기 재물을 조금이라도 자기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 원시 공산주의 형태가 거기에 그려져 있습니다. 공산주의의 뿌리는 초기 기독교 공동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들이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자기 재물을 자기 것으로 여기는 사람이 없었다는 사도..

믿음의 종착역

추수감사절을 잘 지내셨는지요? 미국식 명절을 거듭 지내면서 생각과 체질이 점점 미국화 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과거에는 ‘굳이 터키를 먹어야 하나?’ 싶어서 우리 전통 음식을 만들어 먹었는데, 이제는 터키 고기가 맛있게 느껴지고 곁들여 먹는 음식들도 입맛에 익어가고 있습니다. 몇 년 하다 보니, 터키 고기 써는 일에도 익숙해졌습니다. 이번에는 카타르 월드컵이 감사절 기간에 시작되어 명절 분위기가 더 진해졌습니다. 감사일 오전에는 한국과 우루과이의 게임이 있었고, 금요일(Black Friday)에는 미국과 영국의 게임이 있어서, 모처럼 여유를 가지고 즐겼습니다. 주말에 동네를 걷다 보니, 방문한 자녀들과 성탄절 장식을 하는 이웃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즐겨 듣는 클래식 음악 방송국은 감사절이 지나면 ..

일하시는 하나님 (2022.11.29, 화요일)

“파종하려고 가는 자가 어찌 쉬지 않고 갈기만 하겠느냐 자기 땅을 개간하며 고르게만 하겠느냐 지면을 이미 평평히 하였으면 소회향을 뿌리며 대회향을 뿌리며 소맥을 줄줄이 심으며 대맥을 정한 곳에 심으며 귀리를 그 가에 심지 아니하겠느냐 이는 그의 하나님이 그에게 적당한 방법으로 보이사 가르치셨음이며”(이사야 28:24-26).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방영된 적이 있던 이라는 드라마에서 어느 농부가 비가 오지 않아 땅이 갈라지는 것을 보며 하늘을 향해 원망하는 장면을 본 기억이 납니다. 그때 그 농부는 “하나님, 당신은 농사를 안 지어 봐서 모르겠지만 곡식이 이렇게 타들어가는 것을 보니 속이 상합니다.”라고 말하면서 하나님을 원망했습니다. 아마도 그 농부에게 하나님은 성전에 가만히 앉아계시는 종교적인 존재로만 ..

분노를 처리하는 법 (2022.11.28, 월요일)

“내 주여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 주도 살아 계시거니와 내 주의 손으로 피를 흘려 친히 보복하시는 일을 여호와께서 막으셨으니”(사무엘상 25:26상).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화를 잘 내지 않는 사람도 때로 극도로 분노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한두 해는 몰라도 여러 해를 함께 하다 보면 유순한 사람도 화를 내는 때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은 화가 날 때 그 분노의 감정을 어떻게 처리하십니까? 다윗이 망명 생활을 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나발이라는 부자의 곁에 머물면서 그의 목축을 음으로 양으로 도와준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양털을 깎는 날에 사람을 보내어 음식을 좀 나누어주기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나발은 일언지하에 거절하면서 찾아간 사람들을 모욕했습니..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회 참여 (2022.11.27, 주일)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로마서 12:2). 세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변화가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방향만은 아닙니다. 그래서 변화하는 세상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도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세상 사람들이 추구하는 대로 따라가지 않는 결심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무턱대고 세상과 반대로 산다고 다 옳은 것은 아닙니다. 우리 사회에 불의가 있고 부패한 요소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이 사회와 담을 쌓고 산다면 그것은 세상 속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우리의 사명을 저버리는 것입니다. 세상이 썩어 있으니 우리가 소금이..

잠언 29장: 권력은 위태롭다

해설: 새번역은 29장의 제목을 ‘상식’이라고 붙여 놓았습니다. 이 장에 수록된 잠언들이 상식 수준의 진리를 전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상식이라 하면 그리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상식은 수 많은 사람들의 경험이 축적되어 형성된 삶의 지혜입니다. 상식 선에서만 살아도 꽤 훌륭한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장에서는 지도자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악인이 권세 잡는 것은 백성에게 있어서 가장 큰 불행입니다(2절). 그런 사람은 부정한 이득과 뇌물을 탐합니다(4절). 의인이 권세를 가지면 공의가 세워지고 가난한 사람들이 도움을 얻습니다(7절). 반면, 악인은 백성의 어려움을 살피지 않고 자기 욕심대로 권력을 사용하여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 뿐입니다(8절). 지도자는 거짓말과 아첨하는 말에 솔깃해지기 ..

앞으로 위협을 받을 고위험 일자리

앞으로 위협을 받을 고위험 일자리 “옥스퍼드대의 프레이와 오스본 박사 팀에서 미래 일자리의 소멸 위험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중략). 고위험 일자리는 회계사, 은행 직원(수납,신용평가,융자 처리), 텔레마케터, 법률 비서, 운전기사, 부동산 중개인, 점포 계산원, 제조업 공장 근로자, 기자, 도서관 사서, 요리사 등이다. 저위험 일자리는 치과의사, 간호사, 과학자, 예술가, 헬스트레이너, 초등교사, 레크리에이션 강사, 소방관,성직자 등이다. 고위험 일자리는 대체로 단순하고 반복적이어서 자동화가 가능한 일자리다. 저위험 일자리는 고도의 손재주가 필요하거나, 고객과 만나는 업무, 융통성 있게 문제를 해결하거나 고도의 창의성이 요구되는 것들이다.” 김진형 저(著) 《AI 최강의 수업》 (매일경제신문사, 306..

지혜와 번뇌, 지식과 근심 (전 1:12-18)

"18 지혜가 많으면 번뇌도 많으니 지식을 더하는 자는 근심을 더하느니라 "(전 1:12-18), 해 아래 새것이 없고,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다고 강조하였던 솔로몬은 지혜와 지식이 가진 이면을 고백합니다. 왕으로서 이 땅의 삶의 이치를 배우고 알려했던 솔로몬은 이 땅의 삶은 괴로운 것이라 고백합니다. 수고가 없는 인생은 없습니다. 이 사실을 알았던 솔로몬은 모든 것이 바람같다고 말합니다. 잡을 수 없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이 인생입니다. 구부런진 것도 곧게 할 수 없다는 말이 냉소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 땅의 삶은 사람이 계획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더구나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이 땅에 없음을 알았습니다. 특별히 회심은 사람의 지혜로 할 수 없습니다. 솔로몬은 많은 지혜자를 만났고..

예루살렘에서 위로를 받으리니

예루살렘에서 위로를 받으리니 이스라엘에 가해졌던 많은 환난과 고통을 들으시고 살펴주셨던 하나님께서 지금도 나를 떠나지 않으시고 나와 함께 하시면서 붙잡으시고 격려하신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위로는 나 자신만을 위로하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위로로 내가 힘을 얻고, 그로 인하여 다른 사람까지 능히 위로하도록 하신다. 그래서 우리 그리스도인이야말로 세상을 위로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어미가 자식을 위로함 같이 내가 너희를 위로할 것인즉, 너희가 예루살렘에서 위로를 받으리니”(사66:13) -작자 미상의 글 ‘우리의 위로자이신 그분’에서- 위로의 처소인 예루살렘은 하나님께서 임재하시는 곳입니다. 오늘로 말하면,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이 위로의 삶이 되는 것입니다. 삶을 하나님과 함께 한다는 것은, 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