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28 16

냉정과 열정 사이, 승리하기 위한 성찰

​ 당시 30대의 젊은 교수였던 필자는 2010년과 2011년 두 차례의 여름방학을 일본에서 보냈다. 이토 히로부미 연구에 천착했던 여름은 이제 추억이 되었다. 습기 많고 무더운 일본, 특히 교토의 날씨는 필자의 헤어 스타일을 영원히 “빛나게” 하는데 기여했다. 탈모의 시작이었다. ​ 연구를 하면 할수록 일본의 치밀한 전략과 이토의 정치가로서의 면모가 드러났다. 당시 일본학계에서도 다수파는 이토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이 때의 공부가 이후 친분을 맺게 되는 다키이 가즈히로 교수의 이토에 관한 긍정적인 학설들을 수용하는 계기가 되었다. ​ 필자는 이 때 ≪황성신문≫에 1905년 6월 12일부터 6월 21일까지 6차례에 걸쳐 利龍子라는 이름으로 기고된<헌정쇄담>의 저자를 찾고 싶었다. 근대 헌정과 흠..

곱고 귀한 마음

지난 한 주간 동안 저는 죽음에 눌려 살았습니다. 화요일에는 한 교우님의 어머니를 수목장에 모셨고,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와싱톤한인교회 교우님의 장례식을 섬겼습니다. 또한 이미 공지한 바와 같이, 한 교우님의 남편께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로 인해 유가족을 위로하고 장례 절차를 준비하는 일로 분주했습니다. 제가 장례식으로 섬긴 와싱톤한인교회 교우님은 예배 중에는 뵈었지만 따로 만난 적이 없습니다. 부부가 모두 과묵하신 분들이어서 교회에서 만나도 간단한 인사만 주고 받았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장례식을 섬겨 달라는 청을 받았습니다. 장례식을 섬기기 위해서는 고인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아야 하겠어서 유가족을 잠시 찾아 뵈었습니다. 그분에게는 딸이 둘이 있는데, 어머니에 대한 여러 가지 추억담을 나누어..

환난에 준비된 믿음

3년 전에 단기 선교를 위해 남아공에 갔을 때 들은 이야기 중 하나가 요즈음 생각 납니다. 그곳에 식민지를 개척하고 이주한 유럽인들은 남아공의 토양과 기후가 포도 재배에 최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지금도 남아공 포도주는 최상급으로 인정 받습니다. 남아공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승무원들이 포도주를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 것을 보고 “역시 포도주의 나라다!”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남아공에는 또한 아름드리 참나무가 울창합니다. 처음 이주민들은 그 나무로 통을 만들어 포도주를 담아 발효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발효 과정에서 포도주가 나무에 스며들어 밖으로 흘러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촘촘하지 못한 나무 조직이 발효 과정에서 생긴 압력을 견디지 못한 것입니다. 기후가 너무 좋아서 나무들이 잘 자라기는 하는데 나무 ..

'서로 위로하라' (살전 4:13-5:11)

"18 그러므로 이러한 말로 서로 위로하라 "(살전 4:13-5:11) 데살로니가교회는 모든 교회의 본이 되었습니다. 교회가 어떠해야 하는 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개혁과 부흥을 이룬 교회의 모습이 무엇인지 보여주었습니다. 말씀에 대한 온전한 헌신과 복음과 함께 고난 받는 교회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주님의 재림을 소망하는 교회입니다. 보이는 것이 잠깐임을 아는 교회는 보이지 않지만 영원한 나라를 소망합니다. 주님이 재림하시는 날은 복음과 함께 고난 받은 성도들이 부활하는 날입니다. 개혁과 부흥이 일어난 교회는 바로 주님의 재림과 부활을 기대합니다. 특별히 17절 말씀은 휴가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재림의 날 하늘에서 주님을 영접함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다시금 새 하늘..

좋은 이야기에 관한 두 가지 관점

좋은 이야기에 관한 두 가지 관점 “조선조 세종 때 유관이란 청렴한 정승이 있었다. 그는 막강한 권력의 자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울타리도 없는 오두막에 살고 있었다. 그러나 낙천적인 유관은 언제나 평안한 표정을 지으며 누구보다 기쁘게 살아갔다. 비가 오던 어느날,방안까지 빗물이 새 들어오자 유관은 삿갓을 쓰고 앉아 비를 피했다. 그러면서 걱정하고 있는 부인에게 여유있는 웃음을 띠며 말했다. ‘삿갓이 없는 사람은 이런 날 어떻게 지낼까?’” 김상길 저(著) 《겨자씨2》 (국민일보사, 184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이 좋은 이야기를 들으며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참 청렴한 정승을 통한 일반적인 교훈입니다. 이런 정승 이런 관료들이 있는 나라는 얼마나 좋을까. 또 하나는, 그의 가족들이 ..

인생의 막힌 길을 열어주시옵소서! (2022년 8월 28일 주일)

“나는 여호와 너희의 거룩한 이요 이스라엘의 창조자요 너희의 왕이니라 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노라 바다 가운데 길을, 큰 물 가운데 지름길을 내고,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반드시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니”(이사야 43:15-16,19). 강의를 가거나 약속 장소로 갈 때 교통 체증으로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할 때가 간혹 있습니다. 앞에 밀려 있는 자동차들이 엉금엉금 기어가는 것을 보면 마음이 답답하고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또 전에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는 그 사실을 상대방에게 알리지도 못해서 더욱 힘들기도 했습니다.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그런 상황일 때 저는 마음을 추스르고 하나님께 기도하곤 합니다. 홍해를 갈라서..

손을 내밀라.(막 3:5)

'그들의 마음이 완악함을 탄식하사 노하심으로 그들을 둘러보시고 그 사람에게 이르시되 네 손을 내밀라 하시니 내밀매 그 손이 회복되었더라.' (막 3:5) 예수님은 이제 바리새인들과의 승강이는 접어두고, 아니면 그들에게 보란 듯이 손 마른 사람에게 “네 손을 내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치유 사건들에는 여러 형식이 있습니다. 말씀이나 기도로, 또는 접촉을 통해서, 또는 어떤 극적인 행위를 통해서 치유하셨습니다. 어떤 형식이었든지 핵심은 예수라는 인격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손을 내밀라.”는 이 말씀에는 바로 예수님의 인격이 담겨 있습니다. 그 인격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그런 인격과는 다릅니다. 예수님의 인격은 곧 신격(神格)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인격과 그 존재는 창조 사건에..

생명과 법 (3)(막 3:5)

'그들의 마음이 완악함을 탄식하사 노하심으로 그들을 둘러보시고 그 사람에게 이르시되 네 손을 내밀라 하시니 내밀매 그 손이 회복되었더라.' (막 3:5) 바리새인들의 마음이 완악하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무슨 뜻일까요? 그들은 앞서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지만, 일종의 법실증주의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그 말씀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말하자면 안식일 법을 문자적으로 수호하는 것에만 모든 것의 무게를 놓는 신앙적 태도가 바로 완악한 마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 성서가 말하는 완악성, 또는 죄는 반드시 파렴치한 행위나 부도덕한 행위에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이런 차원에서만 본다면 바리새인은 완악한 사람들은 아니라 오히려 일반 사람들보다 훨씬 세련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성서가..

에스겔서 10장: 떠나가는 하나님의 영광

해설: 환상 이야기가 계속 됩니다. 지성소에 있는 그룹들(날개를 가진 천사 모양의 존재) 위에 주님께서 나타나셔서 모시 옷을 입은 사람에게, 그룹들 아래에 있는 바퀴들 사이에서 숯불을 꺼내다가 예루살렘 성 위에 뿌리라고 하십니다. 그러자 그 사람이 바퀴들 사이로 들어갑니다(1-2절). 그 때 주님의 영광은 그룹들에게서 떠올라 성전 문지방으로 옮겨 갑니다. 성전 안에는 광채와 큰 소리가 가득 했습니다(3-5절). 그룹들 중 하나가 손을 뻗어서 불을 집어 모시 옷을 입은 사람에게 넘겨줍니다. 그는 그 불을 가지고 바깥으로 나갑니다(6-8절). 에스겔은 처음 예언자로 부름 받을 때 보았던 것과 비슷한 환상을 봅니다. 그룹의 얼굴은 네 방향이 모두 다른 형상이었고, 그 아래에는 눈이 가득 박힌 바퀴가 달려 있었..

에스겔서 9장: 유다 멸망에 대한 환상

해설: 에스겔의 환상이 계속 이어집니다. 주님께서 예루살렘을 벌할 사람들을 부르시자 여섯 사람이 무기를 들고 나타납니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은 모시 옷을 입고 허리에 먹통을 차고 있었습니다(1-2절). 하나님의 영광이 지성소의 그룹에서 떠올라 성전 문지방으로 이동하더니, 먹통을 찬 사람에게, 성을 돌아다니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역겨운 일에 대해 애통하는 사람들의 이마에 표를 하라고 명하십니다(3-4절). 그의 곁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마에 표를 받은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를 죽이라고 하십니다. 노인과 젊은이, 처녀와 어린 아이, 부녀도 예외가 아니라고 하십니다. 그러자 그들은 성전 앞에 서 있던 장로들부터 죽이기 시작합니다(5-6절). 주님께서는 성전을 시체로 가득 채우고 성전 바깥으로 나가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