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영봉목사

환난에 준비된 믿음

새벽지기1 2022. 8. 28. 07:03

   3년 전에 단기 선교를 위해 남아공에 갔을 때 들은 이야기 중 하나가 요즈음 생각 납니다. 그곳에 식민지를 개척하고 이주한 유럽인들은 남아공의 토양과 기후가 포도 재배에 최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지금도 남아공 포도주는 최상급으로 인정 받습니다. 남아공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승무원들이 포도주를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 것을 보고 “역시 포도주의 나라다!”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남아공에는 또한 아름드리 참나무가 울창합니다. 처음 이주민들은 그 나무로 통을 만들어 포도주를 담아 발효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발효 과정에서 포도주가 나무에 스며들어 밖으로 흘러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촘촘하지 못한 나무 조직이 발효 과정에서 생긴 압력을 견디지 못한 것입니다. 기후가 너무 좋아서 나무들이 잘 자라기는 하는데 나무 조직이 너무 무르게 된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 남아공에서는 포도주를 담아 발효시키는 통을 만들기 위해 북유럽에서 나무를 사들인다고 합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고, 오래 전에 캐나다 북부에 있는 원주민 촌에서 본 광경이 생각이 납니다. 그곳은 여름 2-3개월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눈보라가 자주 불고 기온은 영하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나무들이 팔뚝의 굵기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원주민들은 그 나무를 잘라서 집을 짓고 살았는데, 3백 년 전에 지은 집의 기둥들이 썩지 않고 그대로였습니다. 나무 조직이 너무나 촘촘하여 못도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좋지 않은 기후에 적응하다 보니 내적으로 단단 해진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사례는 시련과 풍파가 늘 피할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게 해 줍니다. 우리는 환난과 시련 없이 평안한 삶을 살기를 원합니다. 몸은 늘 건강하기를 바라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늘 화목하기를 원하며, 하는 일은 모두 형통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것은 비현실적인 기대입니다. 깨어진 세상에서 연약한 인간들이 더불어 살고 있는데, 어찌 환난과 시련과 풍파가 없기를 바라겠습니까? 우리가 바랄 것은 환난과 시련이 없는 인생이 아니라 역경과 고난을 겪어내는 능력입니다.

    바울 사도는 “우리는 환난을 자랑합니다. 우리가 알기로, 환난은 인내력을 낳고, 인내력은 단련된 인격을 낳고, 단련된 인격은 희망을 낳는 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롬 5:3-4)라고 했습니다. 바울은 고난을 일상으로 경험하며 산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한 말이기에 이 말씀에 힘이 있습니다. 그도 역경을 만날 때 밤 잠을 못 자고 뒤척이기도 했을 것이고, 손이 떨리는 두려움을 겪기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고난을 거듭 경험하면서 겪어내야 하는 고통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은혜가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역경을 만날 때 ‘이번에는 또 어떤 축복을 경험할까?’ 하는 기대감에 기뻐 했습니다.

    개인 생활이든, 가정 생활이든, 직장 생활이든, 교회 생활이든, 역경과 환난에 대해 준비된 믿음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요즈음 자주 생각합니다. 그 믿음은 오직 하나님 안에 존재의 뿌리를 깊이 내릴 때 생겨날 수 있습니다. 이 믿음이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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