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큰 소리를 지르시고 숨지시니라.'(막15:37) 앞에서 언급한 본회퍼의 “하나님 없이 하나님 앞에!”는 니체의 경구인 “신은 죽었다.”와 흡사합니다. 오늘날 많은 기독교인들이 본회퍼는 받아들이면서도 니체는 무신론자로 취급하고, 반기독교의 태두로 여깁니다. 제 생각에 그를 무조건 배척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를 통해서 오히려 우리의 잘못이 드러났다면 오히려 고마워해야 합니다. 니체가 말하는 “신은 죽었다”, 또는 “무에 대한 의지”는 모든 근원을 허물어버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런 허무를 통해서 훨씬 긍정적인 세계를 추구하는 겁니다. 하나님 대신 초인을, 불멸의 영혼 대신 영원회귀를, 선과 참 대신 권력에의 의지를 생명 긍정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니체의 허무주의는 기성질서의 몰락을 촉진시키고 권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