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4 14

생명의 로고스 (요일 1:1-10)

부활절 2주, 2024년 4월 7일 신약성경의 서신들은 대개 인사말로 시작해서 본론을 다룬 다음에 인사말로 끝내는데 요한1서는 그런 인사말 없이 다짜고짜 본론부터 말합니다. 인사말을 주고받을 수 없을 정도로 뭔가 다급한 사정이 있어 보입니다. 요일 1:1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태초부터 있는 생명의 말씀에 관하여는 우리가 들은 바요 눈으로 본 바요 자세히 보고 우리의 손으로 만진 바라. ‘생명의 말씀’이라고 할 때 그 ‘말씀’은 그리스어 로고스의 번역입니다. 로고스는 말, 단어, 이야기, 그리고 이성, 이치, 합리성 등등을 가리키는 철학 용어입니다. 세계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가장 근본적인 힘이라는 뜻입니다. ‘저 사람은 로고스가 없어.’라는 말은 그 사람에게 세상과 삶을 바르게 판단할 능력이 없다는 뜻입니..

:모든 백성이 손을 들고 아멘 아멘 하고 응답하고 몸을 굽혀 얼굴을 땅에 대고 여호와께 경배하니라"(느8:6)

"에스라가 모든 백성 위에 서서 그들 목전에 책을 펴니 책을 펼 때에 모든 백성이 일어서니라. 에스라가 위대하신 하나님 여호와를 송축하매 모든 백성이 손을 들고 아멘 아멘 하고 응답하고 몸을 굽혀 얼굴을 땅에 대고 여호와께 경배하니라"(느헤미야8:5-6)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 제건 공사를 마치고 이스라엘의 모든 백성이 전국에서 예루살렘의 "수 문" 곧 "물 문"이라고 부르는 광장에 모였습니다. 에스라가 성경책을 들고 서서 성경책을 펼쳤습니다. 성경책을 펼치자 그 자리에 모인 모든 백성들이 일어섰습니다. 이 모습을 재현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우러르는 마음을 모두 갖기 위해 제가 목회하는 큰사랑교회는 주일예배 시간에 성도들이 미리 성경을 찾아놓았다가 성경봉독 시간에 ..

세계관-정치학1. 인권과 통치권 / 류현모교수

기독교는 하나님이 모든 인간에게 박탈할 수 없는 기본적인 권리, 즉 인권을 부여했다고 이해한다. 창세기에서 하나님은 인간을 자신의 형상대로 흙으로 빚으시고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어 생령이 되게 하셨다. 그리고 하나님을 대신하여 다른 모든 피조물을 다스리는 대리인으로 임명하셨다. 비록 선악과 사건으로 하나님과의 관계와 다른 피조물과의 관계가 뒤틀어졌으나 피조세계에서 하나님 대리인으로서의 권한과, 율법 아래에서 자유롭고 평등한 삶을 누릴 권리를 모든 인간에게 주셨다. 성육신하신 예수님께서 모든 인간의 구원을 위해 죽으셨다는 사실로 인권의 보편성은 더 명확해지며, 변함이 없는 하나님의 약속에 근거한 것이기에 누구도 그것을 뺏을 수 없다. 현대 무신론에서는 인권도 정부가 제정한 실정법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해하는..

그가 살아나셨다(9)(막16:6)

'청년이 이르되 놀라지 말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사렛 예수를 찾는구나 그가 살아나셨고 여기 계시지 아니하니라 보라 그를 두었던 곳이니라.'(막16:6) 청년의 모습으로 나타난 천사가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 들어온 세 명의 여자들에게 말합니다. 첫 마디는 “놀라지 말라.”입니다. 아주 자연스러운 말입니다. 이 여자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현상 앞에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놀랐습니다. 그 놀라움은 하나님 경험이라는 사실을 어제 묵상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이 여자들은 계속 놀란 상태에 머물면 안 됩니다. 정신을 차리고 자신들의 경험을 현실과 일치해서 살아가야 합니다. 천사의 말은 이어집니다.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사렛 예수를 찾는구나.” 초기 기독교 신앙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구절입..

그가 살아나셨다(8)(막16:5)

'무덤에 들어가서 흰 옷을 입은 한 청년이 우편에 앉은 것을 보고 놀라매'(막16:5) 어제 묵상에서 천사는 바로 고대인들의 하나님 경험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경험은 확실한 겁니다. 확실하지만 직접적일 수 없는 하나님 경험을 고대인들은 천사를 매개로 설명했습니다. 위의 설명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말이 안 되는 거라고요. 생각해 보십시오. 태초에서 종말에 이르는 전체 역사를 통해서만 그 실체를 드러내는 분을 우리가 어떻게 지금 여기서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다만 그분은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그걸 우리는 계시라고 말합니다. 그 계시가 곧 하나님입니다. 신학적으로 그것을 하나님의 ‘자기 계시’라고 합니다. 계시는 ..

그가 살아나셨다(7)(막16:5)

'무덤에 들어가서 흰 옷을 입은 한 청년이 우편에 앉은 것을 보고 놀라매'(막16:5) 세 명의 여자들이 무덤에 들어갔습니다. 그들은 두리번거리면서 예수님의 시체를 찾았겠지요. 시체를 찾기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삼일 전에 아리마대 요셉이 예수님의 시체를 매장할 때 눈여겨 보아두긴 했지만 무덤 안으로 들어가 보지는 못했을 테니까요. 또한 당시는 해 돋을 때이니 아직 주위가 밝지는 않았을 것이고, 더구나 무덤 안이었으니 더 어두웠을 겁니다. 그들이 횃불을 준비했을까요? 아니면 무덤 안에 불이 켜져 있었을까요? 그들은 예수님의 시체 대신에 한 청년을 보았습니다. 무덤 안에 살아있는 사람이 앉아 있다니, 까무러칠 일입니다. 이 청년은 우편에 앉아 있었다고 합니다. 관의 우편이겠지요. 관이 없는 무덤이라면 시체..

총선 소회 / 김영봉목사

저는 지난 10일에 인천 공항에 잘 도착하여 이틀 밤을 지내고 이 글을 씁니다. 한국 뉴스에 관심 있는 분들은 모두 아시는 것처럼, 제가 도착하는 날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습니다. 공항에 내려서 저녁 식사를 하러 식당에 들어가니 출구 조사가 방송되고 있었습니다. 범 야권이 2백 석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에 야당측은 환호를 하고 여당측은 애써 평정을 유지하려는 모습이었습니다. 숙소에 도착하여 개표 결과를 지켜보고 싶었지만 피곤에 지친 몸부터 쉬어야 했습니다. 한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 TV를 켜 보니 출구 조사와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집권 여당이 개헌 저지선을 지켜냈지만 참패로 결론이 날 것 같았습니다. 개표가 끝나고 나서 하루 종일 전면에 나서서 활동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 TV에 나타나 입장을 발표 했습..

실낙원 (창3:14-19) / 김영봉목사

해설: 창조 질서를 깨뜨린 죄에 대해 하나님은 뱀에게 세 가지의 저주로 벌을 내리십니다. 첫째는 배로 기어 다니게 될 것이고, 둘째는 흙을 먹고 살 것이며, 셋째는 여자의 자손과 원수가 될 것이라는 저주입니다(14-15절). 뱀을 징그럽게 여기는 인간의 집단 무의식이 뿌리가 여기에 있다 싶습니다. 뱀이 사탄을 상징한다고 해석하는 사람들은 “여자의 자손”을 그리스도에 대한 예언으로 해석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사탄의 세력에 치명상을 입히시지만 그로 인해 그리스도 역시 “발꿈치를 상하는” 피해를 입습니다. 하나님은 여자에게 두 가지의 저주를 내리십니다. 하나는 해산의 고통입니다(16절). 남녀 간의 성적 연합과 자녀의 출산은 원창조의 원리였습니다. 그것이 없으면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여라”(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