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27 16

느슨한 활

느슨한 활 동화작가 이솝은 종종 어린아이들과 장난을 치고 놀면서 지친 일상에 힘을 얻는 때가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주변의 다른 사람 중에는 다 큰 어른이 점잖지 못하게 어린아이들과 어울려 논다고 핀잔을 주었습니다. 어느 날 누군가 또 그런 말을 하자 이솝은 옆에 있던 현악기의 활을 집어 든 뒤 느슨하게 풀어 그 사람에게 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지금 느슨해진 활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악기의 활을 느슨하게 해 두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계속 줄을 팽팽하게 매어놓으면 활은 부러지고 맙니다. 다음 연주를 위해서는 활을 느슨하게 놓을 필요가 있지요." '연비'는 자동차에만 있는 게 아니라 사람에게도 각각의 연비가 있습니다. 이걸 모르고 쉼 없이 내달리기..

악질 재앙(출9:1-7)

악질 재앙(출9:1-7) 본문은 악질 재앙과 관련된 내용이다. 4차에 걸쳐 주어진 고통스런 재앙에도 불구하고 바로는 순간을 모면하려는 일시적인 굴복 의사를 내비치기는 했으나, 끝내 그 강퍅함을 수그러뜨리지 않았다. 따라서 하나님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이제부터는 인간과 생물의 생명을 직접 겨냥한 악질 재앙을 내리신다. 특별히 이 재앙은 애굽 여러 우상들(황소-아피스 신, 암소-하도르신 등)의 허무성을 분면히 드러내주는 것이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다시 말해서 악질의 폐해를 입은 생축들이 바로 여려 애굽 우상을 상징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하나님 앞에서 단지 피조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말라!

"...그들은 말만 하고 행하지 아니하며"(마태복음23:3)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모세의 자리에 앉았으니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그들이 말하는 바는 행하고 지키되 그들이 하는 행위는 본받지 말라 그들은 말만 하고 행하지 아니하며"(마태복음23:2-3)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은 모세가 받아서 준 말씀을 인용해서 말하고, 모세와 같이 위엄있는 말투로 가르치는 자들이었던 같습니다. 내용도, 형식도 모세와 비슷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모세와 달랐습니다. 그들의 가르치는 내용과 그들이 구사하는 언어는 실제의 삶과 너무너무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들이 구약의 말씀을 달달 외워서 인용하는 그 자체는 본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거짓됨, 위선, 허세, 껍데기 뿐인 종교적인 허울은 따라서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말만 하고 행하지 않는 사람이 기독교인 행세를 하고,..

병든 자들

'그 온 지방으로 달려 돌아다니며 예수께서 어디 계시다는 말을 듣는 대로 병든 자를 침상째로 메고 나아오니(막 6:55) 사람들은 예수님의 소문을 듣는 대로 병든 자를 침상 채로 들고 왔다고 합니다. 침상 채로 들고 왔다는 말은 병자들의 병이 아주 깊었다는 뜻이겠지요. 난치병, 불치병을 안고 산다는 건 오늘처럼 의학이 발달한 시대에도 벅찬 일인데, 2천 년 전이야 오죽했겠습니까? 복음서에 예수님의 치병 이야기가 왜 그렇게 많은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할 분들이 있을 겁니다. 또는 반대로 예수님이 병자를 고치셨으니까 지금 우리도 병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할 분들도 있을 거구요. 이런 이야기는 제가 여러 번 했기 때문에 여기서 자세하게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치병(治病)은 우리 생명을 고친다는 점에서 구원의 속성..

게네사렛 땅에서(막 6:53,54)

'건너가 게네사렛 땅에 이르러 대고 배에서 내리니 사람들이 곧 예수신 줄을 알고'(막 6:53,54) 풍랑으로 고생하던 제자들은 예수님으로 인해 풍랑이 그친 뒤 게네사렛 호수 서안의 게네사렛 지역에 배를 대고 배에서 내렸습니다. 팔레스틴의 북쪽 지역을 크게 갈릴리라고 하는데, 오른편에 큼지막한 호수가 있습니다. 그 호수를 갈릴리 호수, 또는 게네사렛 호수라고 합니다. 그 호수가 없었다면 팔레스틴 문명은 불가능했을 겁니다. 게네사렛 호수에서 발원해서 남쪽 사해에 이르는 강을 요단강이라고 합니다. 게네사렛 호수와 요단강은 팔레스틴 지역 사람들에게 생명의 젖줄입니다. 이 호수 부근에는 유명한 마을이 많습니다. 가버나움, 벳세다, 게네사렛, 막달라, 디베랴 등이 그것입니다. 디베랴는 헤롯왕의 아들 안티바스가 기..

마음이 둔하여 질 때(7)(막 6:52)

'이는 그들이 그 떡 떼시던 일을 깨닫지 못하고 도리어 그 마음이 둔하여졌음이러라.'(막 6:52) 어제 묵상의 마지막 대목에 나온 ‘구원의 현실’이라는 말을 보충해서 설명해야겠군요. 구원이면 구원이지 구원의 현실이 뭐냐, 하고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겠네요. 물론 그렇기는 합니다만, 구원의 문제를 더 엄밀하게 규정하려면 이런 언어 조합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현실(reality of God)이라는 말도 역시 똑같습니다. 하나님으로 충분하기는 하지만 그 하나님을 더 엄밀하게 규정하기 위해서 하나님의 현실이라는 언어 조합을 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보통 구원받는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그때 사람들은 어떤 확정된 구원의 실체를 머리에 그립니다. 마음의 평화, 죽은 후에 가게 된 천국의 호화로운 집 같은 그림이 ..

정체봉 : 향기 자욱 /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것이 힘입니다'

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 오늘은 정채봉 님의 시 「향기 자욱」을 하나님께 드리며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것이 힘입니다’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향기 자욱 어른들은 그 방에서 화투판을 벌였다 / 담배를 피우며, 고기를 구웠다 / 술을 마시고 또 마시며, 벌겋게 되어 떠들었다(중략) / 저녁 무렵이 되자 그의 아이가 그를 데리러 왔다 / 문을 열고 들어온 아이한테서는 신선한 바람과 함께 꽃향기가 나고 있었다 / 어른들이 물었다 / “너는 어디 있다가 오느냐?”/ 아이가 대답했다 / “꽃밭에서 놀았어요.” 커피알을 싼 종이에서는 커피향이 나고, 생선을 꿰던 새끼줄은 비린내가 납니다. 화투판에서 술과 담배에 쩌든 사람에게는 악취가 나고, 꽃밭에서 놀던 아이에게는 꽃 향기가 납니다...

행복한 일

행복한 일 누군가를 / 보듬고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 나무의 뿌리를 감싸고 있는 흙이 그렇고 / 작은 풀잎을 위해 바람막이가 되어 준 나무가 그렇고 / 텃밭의 상추를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가 그렇다 / 남을 위해 / 내 마음을 조금 내어 준 나도 / 참으로 행복하다 / 어머니는 늘 / 이런 행복이 제일이라고 하셨다 노원호 시인의 시 「행복한 일」입니다. 누군가를 보듬고 있다는 것이 진정한 행복입니다. 뿌리를 감싸고 있는 흙이 그러하듯, 작은 풀잎의 바람막이가 되어준 나무가 그러하듯,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마음을 내어주고 울타리가 되어준 사람은 복이 있습니다. “내 가슴을 열어보라. 내 가슴 속엔 너의 아픔이 눈물이 있다”면서 그를 보금어 준 사람은 복이 있습니다. 신약의 바나바가 그러하였습니다. “..

충돌하는 세계관

모든 사람은 자기 나름의 세상을 바라보는 틀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세계관이다. 한 사람의 세계관은 주변의 제한된 환경으로부터 물과 영양분을 공급받는 나무의 뿌리와 같다. 같은 나무라도 토양이나 기후에 따라 현저히 다른 성장과 결실을 보이는 것과 같이 한 사람의 세계관은 태어난 국가, 지역, 가정, 교육에 의해 결정적인 지배를 받는다. 세계관을 선글라스에 비유하기도 한다. 선글라스 알의 색깔에 따라 투과하는 빛의 색깔이 다른 것처럼 다른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 대해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해석 한다. 각 사람은 자신이 선택하고 받아들인 정보에 따라 생각하고 그 생각에 따라 결정하고 행동한다. 선택이 달라지면 행동이 달라지고, 습관이 달라지고, 인격이 달라져 마침내 삶의 열매가 바뀌게 된다. 이..

가짜뉴스를 유포하지 말라! (2023.1.27, 금)

'너는 거짓된 풍설을 퍼뜨리지 말며 악인과 연합하여 위증하는 증인이 되지 말며 다수를 따라 악을 행하지 말며 송사에 다수를 따라 부당한 증언을 하지 말며'(출애굽기 23:1-2). 요즘 정치적이거나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만들어 유포하는 ‘가짜뉴스’가 많이 떠돕니다. 예전부터 ‘유언비어’라고 표현했습니다. 아무 근거 없이 널리 퍼지지만 유언비어는 개연성만 있지 확실하지 않은 뜬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전하는데 쾌감을 느끼고 또 듣는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에 호기심을 갖습니다. 그래서 유언비어가 널리 퍼집니다. 성경은 이런 태도에 대해서 분명하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거짓 풍문을 퍼뜨리지 말고 악인과 공모해 위증하지 말고 다수결이라도 악행에 휘둘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