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지중 물가를 거닐면 평안하신지요? 모처럼 맞은 휴일입니다. 라디오에서는 가볍고 부드러운 선율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아내에게 무슨 곡이냐고 물었더니 영화 의 주제곡인 'speak softly love'라네요. 영화의 비장함에 비해 이 곡은 얼마나 부드러운지요. 폴 모리아 악단의 연주는 감미롭기 이를 데 없습니다. 연휴의 첫날 이 곡을 선곡한 까닭은 알 수 없지만 마음이 좀 말랑말랑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짧기는 하지만 지난 며칠 동안의 여정은 참 즐거웠습니다. 어떤 장소는 그곳에 머물고 있는 혹은 머물렀던 누군가에 대한 기억과 더불어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통영' 하면 충무김밥이나 오미사 꿀빵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고 이순신 장군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제게 그곳은 유치환, 백석, 김춘수, 김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