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카이퍼 75

제 25장 종교 비판자로서의 스피노자

1) 규약적 종교에 대한 비판 '규약적 종교'(『스피노자론』)는 신의 속성 및 특성, 세계와 신의 관계, 예배 및 의례와 관련된 교리, 도덕적 가르침에 관한 교리 등을 포함하며, 규약적 종교에 대한 비판은 이런 교리적 내용들 대부분에 대한 비판을 담고있다. i) 규약적 종교의 신관에 대한 비판 규약적 종교는 제도화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를 포함한다. 이 종교들은 구체적인 교리 면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인격신관을 공유하는 점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규약적 종교의 교리들은 신을 인간처럼 지성과 의지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감정과 욕망을 갖는 존재로 묘사하곤 한다. 특히, 이 종교들은 공통적으로 신을 전지전능하며 최고로 선한 비물질적 존재로 간주한다.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전능함..

제 24장 하나님을 아는 지식

"영생은 곧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가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니이다"(요 17:3). 이것은 인생에 있어 가장 깊은 의미와 고귀한 목적을 나타내주는 구절이다. 실로 이것은 어느 한 예언자가 인간들에게 한 말이 아니고 예수께서 하나님께 하신 말씀인 것이다. 그러나 반면에 이 구절은 진심으로 하나님을 찾는 자들을 위해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예수께서 30년 이상 이 세상에 계시던 동안, 즉 나사랫 동네에 있는 아버지 요셉의 집, 산이나 광야에서 아침 또는 해가 지는 황혼 그리고 밤이나 낮에 기도하신 기도들 가운데서, 몇 회의 영혼의 절규들 그리고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고통스러운 간절한 기도 외에는 우리에게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하지만 요한복음 17 장에 나오는 우리의 대제사장 되시는 ..

제 23장 여호와의 팔이 뉘게 나타났느뇨?

하나님은 영이시라는 고백 외에 우리를 인간의 능력 이상으로 들어올려 궁극적으로는 모든 감각적 유혹을 물리치게 해주는 생각은 없다. 따라서 자연히 하나님께 예배드릴 때에는 “신령과 진정으로’’ 할 수밖에 없으며 또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하나님의 이름 앞에 경배함에 있어서 물질적이며, 감각적이고 어떤 형태를 지닌 것은 그 무엇을 막론하고 개입 할 여지가 없음을 나타낸다. 하나님은 영이시다. 진리는 여러분 존재, 영혼 그리고 심령 속에서 여러분을 구속하며 괴롭히는 모든 쇠사슬로부터 영적 존재를 해방시켜 주는 것이다. 물론 이 상태에서 여러분은 또한 개인적으로 신령과 진정으로, 마음 속의 모든 사랑을 다하여 영이신 하나님께 경배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영이시다. 이 사실은 모든..

제 22장 능력으로 강건하게 하옵시며

우리가 숨 쉬고 생활하는 환경이 우리의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신선한 공기는 건강을 종진시켜 주며 기분을 상쾌하게 해 준다. 산지에 사는 사람 들에게는 신선한 산 공기가 그들의 핏 속에 철분을 공급해 주는 반면, 습지에 거하는 사람들은 늪에서 나오는 유해한 나쁜 공기로 말미암아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하며 몸이 수척해지는 것을 볼 수있다.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우리가 숨 쉰다는 것은 쉴 새 없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 중의 공기를 빨아들이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우리의 호흡작용뿐 아니라, 보다 적은 양이긴 하지만 우리 피부에 있는 수많은 털구멍들의 홉수작용 역시 주의의 대기 속의 요소들을 빨아들여 신체의 모든 조직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지 않은가? 그러므로 허..

제 21장 주의 종을 찾으소서

만물을 살피시는 하나님의 눈에서 나오는 섬광은 마치 도시와 그 광장을 비취는 탑 위의 탐조등과 같다. 그늘진 어두움 속에서 눈 깜박하는 사이에 밝게 비취는 빛줄기가 위에서부터 그 밑 땅을 비추이자마자 곧 그 빛을 받온 모든 사물들이 그 모습들을 뚜렷이 드러낸다. 아무 것도 숨길 수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하늘에서 모든 것을 살피시는 눈을 가지신 하나님으로부터 마음과 영혼을 살피는 빛이 비추어져서 양심의 가장 깊은 속까지 다 드러내게 된다. 하지만 시편 기자가 "주의 종을 찾으소서"(시 119:176)라고 간구 할 때에 언급하는 것은 그러한 탐색과 탐조가 아닌 것이다. 여기서 성경 말씀은 양떼에서 떠나 길을 잃고 방황하는 양을 찾아 산을 헤매는 목자의 비유를 들고 있다. 시편 기자는 읊조린다 : "잃은 ..

제 20장 주의 얼굴빛에

굉장한 기쁨을 느낄 때 사람의 얼굴은 환히 빛나게 된다. 영혼이 낙담하게 될 때 얼굴은 우울해 보이고 눈은 빛을 잃게 되어 영혼이 얼굴 안에 모습을 드러내며 말하는 대신, 얼굴을 마스크 삼아자기의 모습을 숨겨 버리는 것처럼 보인다. 얼굴빛과 마음 상태 사이에는 서로 관련이 있다. 기쁠 때는 얼굴빛이 환해지고, 슬플 때는 얼굴 표정에 침침한 그림자가 드리우고, 비탄에 잠겨 있을 때는 얼굴 빛 자체가 어두워지게 된다. 영적인 세계도 똑같은 현상을 나타낸다. 사탄은 거무칙칙한 색깔로 그려지는 반면 착한 천사들은 화사하고 밝은 모습으로 표현된다. 하늘나라 아버지 집에는 영원한 빛이 있으며 사탄에게는 바깥 어두운 곳이 마련되어 있다. 의인들은 하늘에서 빛나는 옷을 입고 해처럼 빛나게 될 것이다. 예수께서 밧모섬에..

제19장 임마누엘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갖는 방식에서, 예수께서 수가성에 사는 한 사마리아 여인에게 하신 말씀,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 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요 4:24)는 구절처럼 걸림 돌이 되는것은 없다. 어떤 사물 들을 설명하려 할 때에 사고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볼 수 있는 것들로부터 설명이나 사고를 시작한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 것에 대하여 말하고자 할 때에는 상상해 보러고 애쓴다.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어떤 것과 비교하여 설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영혼이 있다는 사설을 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자기 자신의 영혼을 볼 수 없다. 우리 인격 어느 부분에 우리의 영혼이 거하느냐 하는 ..

제 18장 나의 방패

화란 국민의 찬송가에는 ‘‘주 나의 하나님이여, 당신은 나의 방패시며 의지할만한 분이십니다’’라는 가사가 있는데, 지금도 애국자들은 공식 집회석상이나 길거리에서 이 찬송을 부른다. 그런데 이 가사는 3000년 전 시편 기자가 읊은 “하나님은 해요 방패시라"(시 84:11)는 구절과 병행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오늘날 우리의 생활에 있어서는 방패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오늘날의 전쟁은 대포와 속사포를 무기로 하여 서로 먼 거리에 떨어져서 하는 것이다. 군인들은 이것을 피하기 위해서 땅에 엎드리거나 아니면 흉벽 뒤에 숨는다. 그러나 다윗이 시편을 기록한 당시의 전쟁은 대체로 두 사람이 서로 아주 가까이 서서 싸우는 것이었다. 때때로 상대방의 발을 걷어차기도 하고 서로 칼을 휘두름으로써 둘 중에 어느 한사람이..

제 17장 하나님께서 발자취를 한정하심

시편 39편에 냐오는 다윗의 비통한 노래 "여호와여, 내게서 돌이키사 나의 건강을 회복시키소서”라는 구절을 읽을 때에 마치 불협화음을 듣는 것 같다. 이보다 더 부당한 외침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 인간과 하나님은 아주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런데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올 좇아 창조되었다는데서 비롯된 진실한 신앙은 인간과 하나님 사이에 친밀한 교제를 갖는 것만 목표로 한다. 그런데 윗 구절은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저해하는 것이다. 신앙 생활을 아주 심오하게 해석한 시인으로 여겨지는 이 시편 기자가 여기에서는 하나님의 임재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분이 자신에게서 떠나 가셔서 자기를 홀로 내버려 두어 쉬게 하심으로 죽기 전에 건강을 회복케 해 달라고 기도하며 부르짖는다 : "여호와여, 나의 기도를 들으시고 내가 ..

제 15 장 주의 날개 밑에(2)

『리바이어던』 12장에서도 홉스는 이 호기심이 인간 특유의 성질이라 하고, 이 성질로부터 세가지 대상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다 말하고 있다. 자신의 행복과 불행의 원인을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 눈앞에 보이는 사물의 원인이 같은 사물에 대해서도 같은 원인이 될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사건들의 인과관계에 대한 호기심이 그것들인데, 이 중 앞의 두가지 호기심은 불안을 만들어낸다. 자신의 행복과 불행은 과거의 일이 아니라 미래에 올 사건에 대한 평가인데, 그것의 원인을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은 바로 두려움과 불안을 낳는다.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원인들은 대부분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욱 불안하며, 이 감정은 항상 사람들을 따라다닌다. 그래서 “이 영원한 공포는 어떤 대상을 필요로” 하며, ”고대의 시인들이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