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1 14

호수의 물을 마셔보겠습니까?

호수의 물을 마셔보겠습니까? 고대 그리스 민족이 만들어 낸 희랍 신화에 나오는 망각의 호수, 레테 호수 이야기에 나오는 한 부분입니다. 한 여인이 레테 호수를 건너려던 때 뱃사공이 '호수의 물을 마시고 건너지 않겠냐!'고 여인에게 물었습니다. 여인은 궁금해서 뱃사공에게 말했습니다. "물을 마시면 어떻게 되지요?" 그러자 뱃사공이 다시 말했습니다. "지난날의 괴로웠던 일들을 모두 잊게 됩니다. 그러나 한 가지 꼭 명심할 것이 있는데 지난날의 기쁜 추억도 모두 함께 잊힌다는 것입니다." 여인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말했습니다. "그럼 물을 마시지 않겠어요." 희로애락이 뒤섞인 인생 속에는 슬픔과 괴로움의 기억과 기쁨과 사랑의 기억이 함께 공존합니다. 기쁨과 사랑의 무게는 슬픔과 괴로움의 무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유월절 규례(신16:1-8)

유월절 규례(신16:1-8) 본장은 백성들이 종교적 의무에 관하여 언급한다. 그중에서도 본문은 유월절에 관한 규례다. 유월절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의 노예 생활에서 구원해 내신 것을 기념하고 감사드리는 절기로, 유월절 다음날부터 7일간 누룩 없는 빵을 계속 먹어야 했으며, 제7일에는 성회로 모이고 노동을 금해야 했다. 이러한 유월절 규례가 보여주는 영적 교훈은 성도들은 하나님의 구속 사역을 매일의 삶 속에서 기억하고 감사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보시옵소서 보시옵소서 우리는 다 주의 백성이니이다"(사64:9)

"그러나 여호와여, 이제 주는 우리 아버지시니이다 우리는 진흙이요 주는 토기장이시니 우리는 다 주의 손으로 지으신 것이니이다. 여호와여, 너무 분노하지 마시오며 죄악을 영원히 기억하지 마시옵소서 구하오니 보시옵소서 보시옵소서 우리는 다 주의 백성이니이다"(이사야64:8-9) 하나님은 우리의 아버지이시고, 우리는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입니다.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람은 뭐든지 만들 수 있고, 신도 만들 수 있고, 심지어 하나님도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쓴 각본에 의해서 존재하게 된 어떤 것이라고 주장하고, 그런 신념에 빠져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것이 아니라 하나님은 사람과 이 세상과 전 우주의 모든 만물을 창조하셔서 존재하게 하시고 그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입니다. 당신과 하나님 사이..

한 마음으로 성령을 기다리다 (사도행전 1:12~26)

하나님의 역사에는 반드시 기다림이 요구됩니다. 기다림 없이 이뤄진다면 우리는 그것을 자신의 성취로 착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다림 기간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태도는 기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사람은 반드시 기도합니다. 예수님이 승천하시면서 제자들에게 “너희가 약속하신 선물 곧 성령이 임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이 “너희가 모여 기도하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기다리라”고 말씀하셨는데, 제자들이 그 기다림을 기도의 시간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약속하신 선물이 언제 올지 그들은 알지 못 했습니다. 우리는 그것이 오순절의 성취라는 것을 후에 역사를 통해 알 수가 있지만, 제자들은 오순절에 임하실 성령을 정확하게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언제 약속..

일상 정지(1)

'지붕 위에 있는 자는 내려가지도 말고 집에 있는 무엇을 가지러 들어가지도 말며 밭에 있는 자는 겉옷을 가지러 뒤로 돌이키지 말지어다.'(막13:15,16) 위 구절은 마지막 때가 얼마나 위급한지를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유대인들에게 지붕 위는 한적하게 쉬는 장소로 사용되었습니다. 거기서 차도 마시고 대화도 하면서 가족끼리, 또는 손님과 더불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집 안으로 내려오지 못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 뜻이겠지요. 적군이 근처를 포위한 채 “움직이면 쏜다!” 하고 위협하는 상황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밭은 일터입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밭에 나가 일해야 합니다. 밭에서 땀 흘리면서 일할 사람은 겉옷을 안전한 곳에 벗어놓아야 합니다. 일이 끝나면 그걸 입고 집으로 ..

도망가라(막13:14)

'멸망의 가증한 것이 서지 못할 곳에 선 것을 보거든 (읽는 자는 깨달을진저) 그 때에 유대에 있는 자들은 산으로 도망할지어다.'(막13:14) 이미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막 13장은 묵시문학적인 특징이 강합니다. 묵시문학은 바벨론에 의한 예루살렘 함락을 배경으로 싹튼 문학 장르입니다. 끔찍한 전쟁과 그로 인한 생활 터전의 파괴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 세상에서 더 이상의 희망을 품을 수 없게 했습니다. 초자연적 능력을 가진 존재가 내려와서 이 세상을 완전히 파멸시키고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건설할 것이라는 대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유대 전쟁에서 이런 묵시문학적 조짐을 발견했습니다. 기원후 70년에 예루살렘은 다시 초토화되었습니다. 그들의 정신적 토대였던 예루살렘 성전도 허물어졌습니다. 그 ..

시적 허구를 넘어서(막13:13)

'또 너희가 내 이름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견디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막13:13) 9-13절을 읽으면서 약간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다는 걸 눈치 채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여기서 묘사된 재난, 시련은 초기 기독교 공동체가 당한 일들이었습니다. 마가복음 기자는 바로 그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이 말씀을 전했습니다. 우리의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이 직접 하신 것일까요? 아닐 수도 있을까요? 이런 질문은 앞에서 잠시 다룬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잠정적으로 이런 대답을 얻었습니다. 예수님이 직접 하지 않은 말씀도 있으나, 예수님의 말씀으로 간주해도 크게 잘못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안도현 시인이 쓴 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시인이 대학 4학년 때 신춘문예를 준비했다..

보고와 요청

저는 Dayton, Ohio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연합감리교회에 속한 신학대학원 중 하나인 United Theological Seminary에서 목회학 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후배 목사님들을 돕기 위함 입니다. 학생들은 매 년 1월 말과 8월 말에 한 주간 씩 모여 강의를 듣고 토의하고 예배 드립니다. 저는 이곳에 세 번째 오는데, 올 때마다 예기치 않은 은혜를 받고 돌아갑니다. 이번에도 성령께서 보이지 않는 손으로 저를 인도하시는 것을 강력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금요일에 일정이 끝나고 시카고로 이동합니다. 시카고에 제일 먼저 세워진 교회가 올 해 백 주년을 맞습니다. 이 교회는 독립선언서에 서명을 한 33인 중 하나인 김창준 목사님이 초대 담임 목사입니다. 그 이후로 이 교회는 미주 한인 이..

잠언 22장: 내게 주어진 다른 사람의 몫

해설: 22장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16절까는 10장에서 시작된 ‘솔로몬의 잠언’에 속하고, 17절부터는 24장 12절까지는 ‘서른 가지 교훈’이라는 이름의 잠언의 일부입니다. 1절부터 16절은 지혜로운 삶의 유익에 대해 강조합니다. 지혜로운 삶이란 주님을 경외하며 겸손하게 사는 것입니다(4절). 세상에는 가난한 사람도 있고 부자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은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에 있습니다(2절). 따라서 하나님의 경외하며 그분의 뜻을 따라 사는 사람은 이 땅에서 복을 누리게 됩니다. 반면, 하나님을 등지고 자신의 욕망을 따라 사는 것은 재앙을 자초하는 일입니다(8절). 겸손한 사람에게는 친구가 끼이지만, 악한 사람은 갈등과 불화를 만들어 냅니다(10-11절). 그렇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지혜를 가르쳐야 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