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04 13

총천연색 세상에서

미국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여럿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백인과 흑인을 구분하는 문제였습니다. 스스로 흑인이라고 하는 사람들 중에는 흑인보다는 백인에 더 가까운 사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스스로를 흑인이라고 불렀습니다. 그것이 백인들의 ‘순혈주의’에 의해 만들어진 사회적 관습이라는 사실을 안 것은 한참 후의 일이었습니다. 그 관습이 1900년대 초에 남부의 여러 주에서 법제화 되었는데, 그것을 ‘한 방울 법’(One-drop Rule)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버지니아는 ‘한 방울 법’을 제정한 초기 주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 법은 사라졌지만, 오랜 관습과 법에 의해 만들어진 사고 방식은 여전합니다. 아시아 인종과 결혼한 경우에도 동일합니다. 조상 중에 한..

희망의 해바라기

희망의 해바라기 미국 위스콘신 주(Wisconsin) 85번 국도를 지나다 보면 자그마치 길이만 7.2km에 달하는 수백만 송이가 있는 해바라기를 볼 수 있습니다. 그 넓은 땅에 해바라기가 빽빽이 피어 넘실거리는 모습은 황금빛의 바다가 파도치는 듯한 장관입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건 이 아름다운 해바라기 밭은 '돈 재키시'라는 남자가 만들었습니다. 2006년 그가 사랑하는 아내 '바베트'가 혈액암 진단을 받고 두 달밖에 살지 못할 것이란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희망의 표시로 집 주변에 아내가 좋아하는 해바라기를 심으며 병간호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정성과 사랑 때문이었는지 아내는 암 판정 후 무려 9년을 더 남편과 함께 살 수 있었고 2014년 11월 ..

결코 그 은혜를 잊지 말자!(마23:37-39)

결코 그 은혜를 잊지 말자!(마23:37-39) ‘암탉이 그 새끼를 날개 아래에 모음 같이...‘(37절) 예수께서 하나님과 우리와의 관계를 연약한 병아리를 품고 있는 어미의 모습 이미지를 사용하여 표현하신 것으로, 이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셨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성경에는 이런 표현이 여러 곳에 나온다. 마치 독수리가 그의 날개를 펴서 새끼를 받으며 그의 날개 위에 그것을 업는 것 같이(신32:11)”, “나를 눈동자 같이 지키시고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 감추”신 것처럼(시17:8) 우리를 항상 지키셨다. 하지만 우리는 어떻게 했는가? ‘내가 네 자녀를 모으려 한 일이 몇 번이더냐? 그러나 너희가 원하지 아니하였도다.‘ 이는 수 없이 하나님을 배반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지만..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자가 복이 있느니라"(누가복음11:28)

"예수께서 이르시되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자가 복이 있느니라 하시니라"(누가복음 11:28) 수많은 사람이, 모든 사람이 복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복을 받고 싶어 합니다. 성경이 말씀하시는,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최고의 복은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지키는 복입니다. "복 있는 사람은....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시 1:1-2). 어떤 일이 잘 되거나, 어떤 문제가 해결되거나, 삶이 순탄하거나, 평안하거나 이런 것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실 수 있고, 이런 복도 누리십시오. 하나님은 우리가 단순히 한두 개의 복을 받아 들고 아이들이 칭얼거리다가 엄마 아빠에게서 과자를 획득하고 기뻐하는 것처럼 사는 것보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

'속죄제물을 삼아 여호와께 드릴지니'(레4:1-21)

"만일 기름 부음을 받은 제사장이 범죄하여 백성의 허물이 되었으면 그가 범한 죄로 말미암아 흠 없는 수송아지로 속죄제물을 삼아 여호와께 드릴지니"(레 4:3) 이스라엘 백성이 드려야 할 제사 가운데 본격적으로 죄문제의 결을 위한 제사가 있습니다. 바로 속죄제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누구나 하나님께 범죄하면 속죄제를 드려야 합니다. 속죄제는 부지중 죄를 범하거나 부정하게 되었을 때 드립니다. 죄에 대한 대속물로서 흠없는 수송아지가 사용됩니다. 물론 제물은 계급에 따라 다릅니다. 소(제사장과 회중), 숫염소(족장), 암염소/암양(평민), 비둘기(빈민층), 소제(극빈층)까지 가능했습니다. 속죄제는 제사장도 예외가 아닙니다. 제사장도 범죄하면 속죄제를 통하여 용서 받아야 합니다. 속죄제는 흠없는 수송아지..

일하면서 수시로 기도하겠습니다! (2022년 7월 4일 월요일)

“그들이 여호수아에게 이르되 우리는 당신의 종들이니이다 하매 여호수아가 그들에게 묻되 너희는 누구며 어디서 왔느냐 하니”(여호수아 9:8).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가나안에 입성한 후 여리고와 아이 성 정벌을 마치고 중부 지역을 점령해가고 있을 때의 일입니다. 기브온 족속이 작전을 펼쳤습니다. 멀리 사는 것처럼 꾸며서 이스라엘과 화친 조약을 맺으려고 하였습니다. 여호수아가 그들에게 물었습니다. “너희는 누구며 어디서 왔느냐?” 자못 이 질문은 의미심장해 보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미 그들에게서 미심쩍은 점을 발견하고 가까운 곳에 거하는 족속들인 것을 알아차렸지만(6-7절) 여호수아는 그들에게 이렇게 질문하면서 일종의 심문을 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기브온 사람들은 제법 그럴 듯하게 둘러대면..

가버나움 (막 2:1)

'수 일 후에 예수께서 다시 가버나움에 들어가시니 집에 계시다는 소문이 들린지라.' (막 2:1) 나병환자 치유사건 이후로 외딴 곳에 머물러 계시던 예수님은 다시 가버나움으로 들어가셨습니다. 몰려들던 사람들이 모두 물러간 것인지, 아니면 제사장들을 중심으로 한 종교 지도자들이 시비를 걸지 않는다는 확신이 섰는지, 또는 예수님의 고유한 영적인 시각으로 어떤 때를 감지하신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예수님이 사람들의 마을로 들어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게 된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렇습니다. 복음서 기자들이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듯이 예수님은 사람들을 피하기는 했지만 다시 사람들 곁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예수님이 있어야 할 자리는 자신의 영성을 정화하는 광야, 사막 같은 은둔처가 아니라 민중들이 시끌벅적하게 살아가고 있..

민중 (5) -민중과 한국교회-(막 1:45)

'그러나 그 사람이 나가서 이 일을 많이 전파하여 널리 퍼지게 하니 그러므로 예수께서 다시는 드러나게 동네에 들어가지 못하시고 오직 바깥 한적한 곳에 계셨으니 사방에서 사람들이 그에게로 나아오더라.' (막 1:45) 세계 신학계에서 민중신학은 “Minjung Theology”라는 고유명사로 불립니다. 대한민국이라는 “삶의 자리”에서 시작된 민중신학은 아직 청년입니다. 앞으로 성숙한 어른으로 자랄지 아니면 열정 청년으로 끝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는 아무래도 한국교회와의 연관이 중요하게 작용하겠지요. 왜냐하면 신학은 “교회의 기능”이라는 바르트 진술에 따르면 한국교회가 무엇을 요구하는가에 따라서 신학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의 신자들은 하나님 나라와 연관해서 무엇을 희..

자작나무 숲 가는 길 / 최광희 목사(행복한교회)

“어느 순간 예고도 없이 하얀 자작나무 숲과 같은 신세계가 펼쳐질 것입니다” 저는 목회하느라 언제나 가족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저의 세 아들은 집사 임명을 받은 적도 없지만 교회에서 집사도 되었다가 청소부도 되었다가 가끔은 전도사가 되기도 합니다. 올해는 이런 가족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가족들을 데리고 2박 3일이나 휴가를 떠났습니다. 마침 친분이 있는 군인 가족이 있어서 도움을 받아 강원도 인제에 다녀왔습니다. 인제군 원통면은 제가 대학생 시절에 대학생 병영 체험을 왔던 곳인데 무려 35년 만에 와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옛날에는 ‘인제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 하던 인제인데 지금은 교통도 좋아지고 좋은 관광지도 많아진 것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우리나라가 그만큼 잘 사는 나라가 된 증..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가 된다고 했다. 우리가 육신의 생각이라 하면 탐심이라든가 거짓말이라든가 간음이나 도적질 등 파렴치한 범죄, 반 율법적인 범죄 등으로 규정하기 쉬우나 그런 것이 아니다. 고상하고 품격 있는 인격자 중에도 육신에 속한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 하나님의 영을 소유하지 못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성경에서는 육신에 속한 사람, 육신을 쫓는 사람, 육신의 일을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작자 미상의 글 ‘영에 속한 사람, 육에 속한 사람’에서- 아무리 사회에서 존경받는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라 할지라도 그 사람이 하나님의 영을 받지 못한 사람이라면 그는 하나님과 원수 된 사람이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는 사람이요 하나님의 법에 굴복할 수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