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근본주의(2)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6. 15. 06:53

    제임스 바(James Barr)라는 신학자는 근본주의의 특징을 아래와 같이 세 가지로 보고 있소. 1) 성서 안에는 어떠한 오류도 있을 수 없다는 성서 무오성에 대한 특별한 강조. 2) 현대 신학이나 방법론 및 비판적 성서 연구의 결과나 해석에 대한 반발. 3) 자신들의 종교적 견해와 일치하지 않는 자들은 모두 “진정한 기독교인”이 아니라는 확신.

 

     제임스 바의 설명은 크게 어긋나지 않소. 이런 근본주의 속성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소. 위의 세 가지 특징을 부언하리다. 첫째, 근본주의자들은 성서를 문자적인 차원에서 절대적인 문서로 믿소. 문서라는 말도 그들에게는 불경하게 들릴 거요. 그런 입장을 보통 축자영감설이라고 하오. 하나님이 글자 한자 한자에 영감을 불어넣어 완전하게 기록했다고 믿는다오. 마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예쁜 여자 담임선생임은 변소도 가지 않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오.

 

     둘째, 근본주의자들은 성서에 대한 역사비평을 부정하오. 역사비평은 성서를 다른 고대 문서와 마찬가지로 역사적 산물로 보고 접근하는 성서연구 방법론이오. 근본주의자들이 볼 때 역사비평은 하나님의 말씀을 훼손하는 거요. 그래서 그들은 최소한 학문적인 신학을 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누구나 받아들이고 있는 성서 문서설도 거부하오. 성서 문서설(J, E, P문서)은 예컨대 창세기도 한 사람이 쓴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의 글을 편집한 것으로 보는 관점이오.

 

     셋째, 근본주의자들은 자신들만이 진정한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강조하오. 모든 종교가 절대적인 경험에 근거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없으나 자신만을 진리의 유일한 척도로 간주한다는 게 문제요. 자기들 공동체에 들어온 사람들만 구원받는다고 선동하는 이단들의 행태와 어느 점에서는 비슷하오.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시오? 한국 기독교는 대부분 근본주의적인 특징을 보이는 것 같지 않소? 재미있는 것은 다음이오. 근본주의가 세계 교회에서는 마이너리티인데, 한국에서는 머저리티라는 사실이오.(2010년 7월6일, 화요일, 다시 햇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