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교회에 나가는 이유(4)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6. 14. 06:49

    요즘 한국교회는 철저하게 빈익빈부익부 현상에 내몰려 있소. 큰 교회는 점점 커지고, 작은 교회는 점점 작아지고 있소. 대형마트는 점점 늘어나고 동네의 작은 슈퍼마켓은 점점 줄어드는 유통 시장과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소.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그대도 잘 알고 있을 거요. 편리성과 경제성이 최고의 가치로 받아들여지는 오늘 대형마트의 상권장악은 어쩔 수 없는 일이오. 문제는 이런 시대정신과 투쟁해야 할 교회마저 경제논리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오.

 

     대형교회는 찾는 신자들의 심정을 이해 못할 것은 없소. 익명성의 보장이 가장 큰 메리트 같소. 굳이 교회 조직에 깊이 관여하지 않고 쉽게 교회에 다니고 싶은 사람들에게 대형교회는 안정맞춤이오. 다양한 신앙 프로그램도 대형교회가 줄 수 있는 큰 메리트요. 소극적인 면에서 본다면 대형교회는 사이비 이단으로 흐를 위험성이 적다는 것이 또 하나의 이유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교회라는 사실 자체가 일종의 정통 교회라는 인증으로 작용하는 거요. 아주 단순한 시각으로 본다면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사실에서 일종의 종교적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소. 월드컵 축구를 응원하러 광장에 모인 이들과 마찬가지로 거기서 해방감을 느끼는 거요. 오늘 그리스도인들의 이런 경향을 나는 탓하고 싶지 않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오. 그러나 이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이냐, 하는 데서는 다르게 생각하오. 자연스럽다고 하더라도 바람하지 못하다면 뭔가를 생각해봐야 하는 것 아니겠소. 그 다른 생각이 무엇인지는 내일 이야기하겠소.(2010년 7월1일, 목요일, 소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