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교회에 나가는 이유(5)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6. 15. 06:46

    나는 상대적으로 큰 교회가 있고 조금 작은 교회가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게 아니오. 그 차이라는 것도 정도가 있는 거요.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한국교회 상황은 그런 상대적인 차이로는 해명이 불가능하다오. 수만 명이 모이는 교회가 있는 반면에 수십 명도 모이지 앉는 교회가 있소. 이런 현상은 교회의 본질에 대한 훼손이라오. 왜 그런지를 그대는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지 모르겠구려. 이게 한국교회의 가장 큰 병폐라오.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지 모른 채 무조건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교회에 다닌다는 거요.

 

     기독교는 초기부터 교회 일치를 본질로 삼았소. 모든 그리스도교 교회는 하나라는 말이오. ‘하나’라는 말은 단순히 관념이 아니오. 재정적인 부분과 조직적인 부분에서 실제로 하나가 되어야 하오. 이런 일치가 쉽지는 않소. 우리 개신교회는 로마가톨릭교회처럼 교구 중심의 교회 정치로 발전되지 못했기 때문이오. 성공회, 루터교회는 물론 교구 중심이고, 감리교회도 원래는 교구의 특색이 강했소. 성공회는 여전히 교구 중심이고, 루터교회는 그 특색이 퇴색했고, 감리교회는 장로교회와 똑같이 회중교회가 되고 말았소. 그 결과는 개교회주의요. 한국의 모든 교회는 교회의 보편성을 상실해버렸소. 기껏해야 교회 정치를 위해서만 그것이 오용되고 있소. 총회장이라는 감투를 쓰기 위해서 총회라는 조직에 모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소.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오.

 

     지금처럼 극단적으로, 그리고 자폐적으로 개교회 이기주의로 흘러든 한국의 개신교회가 단일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오? 그 대답은 나도 모르겠소.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이라는 중국 속담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오. 서서히, 또는 급격히 몰락하기를 기다리든지, 아니면 깨어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무언가 해결의 길을 찾는지 하는 수밖에 다른 길은 없는 것 같소. 내가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 것 같소? 답답해서 하는 소리였소. 편하게 생각하시구려. (2010년 7월2일, 금, 또 소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