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380

종탑이 있는 마을

종탑이 있는 마을 누가 입술 둥근 나를 마셔다오 낡은 종탑 하나만 있어도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늘 울었지만 들키지 않았던 애통은 저토록 목이 메어 백 년을 울고 있으니 나도 나에게 얻어맞으며 몸 차가운 이 형벌을 울어야겠다 파란 정맥 같은 풀잎의 지파들도 저마다의 십자가를 딛고 닳아버린 이목구비를 공중에 매달고 있구나 아무도 울리지 않으려면 누구든 먼저 울어야 한다고 종소리는 종을 떠나며 울고 종탑을 내려와 사람의 마을로 제 슬픔에 길을 내며 녹슨 청동의 울음을 울 때 사랑한다 사랑한다 몸을 던져 울리는 종소리만 있어도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만방의 어두운 곳을 어루만지며 이팝꽃 피고 종소리 머물던 가슴마다 한 채씩 종탑이 일어선다 깨울 영혼이 있는 한 종을 울리는 자는 그치지 않을 것이므로 안개 ..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땅에 떨어져 썩을 생각도 없는 밀알을 호주머니 속에 넣고 백배의 열매만 꿈꾸다 남의 발이나 밟았습니다 서른세 살 젊은 주님보다 곱절로 나이 먹는 동안 얼굴만 두꺼워졌습니다 소돔의 거리에서 따귀를 맞아도 다른 뺨을 돌려댈 용기는커녕 붉게 난 손자국만 억울하다 여겼습니다 나의 떡은 항상 너의 떡보다 작은데 나의 상처는 왜 너보다 크냐고 투정했습니다 선한 이웃을 속여 빼앗은 기름으로 내 등잔을 채움으로 아름다운 저녁을 부끄럽게 했습니다 목마른 자의 잔을 쏟아버려도 아프지 않았고 주린 자 앞에서 기름진 것으로 나만의 성찬盛饌을 즐겼습니다 나를 위해서는 많이 울면서 남을 위해 조금밖에 울지 않는 인색함과 더불어 이 모든 것이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주님

염일방일(拈一 放 一)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놓아야 한다'는 말이다. 하나를 쥐고 또 하나를 쥐려 한다면 그 두 개를 모두 잃게 된다는 말이다. 약 1천년 전에 중국 송나라 시절 사마광이라는 사람의 어릴 적 이야기이다. 한 아이가 커다란 장독대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는데, 어른들이 사다리 가져와라, 밧줄 가져와라, 요란법석을 떠는 동안, 물독에 빠진 아이는 꼬르륵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 그때 작은 꼬마 사마광이 옆에 있던 돌멩이를 주워 들고, 그 커다란 장독을 깨트려 버렸다. 치밀한 어른들의 잔머리로 단지값 , 물값 책임소재 따지며 시간 낭비하다가, 정작 사람의 생명을 잃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더 귀한 것을 얻으려면 덜 귀한 것은 버려야 하나보다. 내가 살아감에 있어 정작 돌로 깨 부셔야 할 것은 무엇일까 ?

저기 우리 어머니가 오십니다

저기 우리 어머니가 오십니다. ​ 오래전 시외버스 안에서 벌어진 일로 그것은 불과 10여 분 안팎에 일이었습니다. ​ 만원버스도 아니었고 정류장마다 멈추는 시간을 ​그리 철저히 지켜지던 때도 아니었습니다. ​ 버스 기사가 엔진 시동을 걸고 막 출발하려는데 승객 중 한 사람이 버스를 타려는 사람을 발견하고 말했습니다. ​ 저기 웬 할머니가 오십니다. 버스 기사가 바라보니 제법 떨어진 거리에서 한 할머니가 무언가 머리에 인 채 버스를 향해 종종걸음으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 어서 출발합시다. 언제까지 기다릴 거요. 버스를 타고 있던 어떤 승객이 바쁘다면서 서둘러 떠나기를 재촉했습니다. ​ 그러자 버스 기사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저기 우리 어머니가 오십니다. 조금 기다렸다가 같이 가시지요.” ​ ..

본받을 者(호세 무히카)

본받을 者(호세 무히카) 소설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우루과이에 거주하고 있는 '헤랄드 아코스타'는, 자신이 일하는 공장에 출근했으나, 신분증 기한 만료로, 작업장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던 그는, 더위를 피해 승차 요청(히치하이킹)을 시도했고, 지나가던 관용차 한대가, 그를 태워 줬습니다. 차 안에 들어선 '헤랄드'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운전석에는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이, 조수석에는 부인인 '루시아 토폴란스키' 상원의원이 타고 있었습니다. 헤랄드는 그때 상황을 아래와 같이 설명했습니다. "대통령이 나를 차에 태워줬다. 그리고 상황을 설명하니 집까지 데려다 주셨다. 이 사실을 나는 믿을 수 없었다. 대통령 부부는 매우 친절했다. 그날 하루 동안 비록 일은 못했지..

나의 다이아몬드

나의 다이아몬드 농부인 알리 하페드는 다이아몬드를 발견해 부자가 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솔깃해졌습니다. 그는 자신의 농장을 팔고 다이아몬드를 찾아 나섰지만, 허탕을 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얼마 후 그 농장을 구입했던 사람이 농장 뒤뜰에서 ‘다이아몬드 밭’을 발견했습니다. 그 밭이 바로 최고의 다이아몬드 광산으로 알려진 골콘다 광산입니다. 미국 템플대 초대 총장이었던 러셀 콘웰은 ‘다이아몬드 밭’이라는 주제로 이 이야기를 6000회 이상 강의했습니다. ‘내게 주신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안 보이는 네잎클로버 행운을 찾느라 발밑의 세잎클로버 행복을 걷어차서는 안 됩니다.

유대인

모세와 예수와 프로이트, 그리고 마르크스와 아인슈타인이 하늘에서 토론하고 있었습니다. 토론주제는 ‘인간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적인 원리가 무엇인가?’였습니다. 먼저 모세가 십계명을 손에 들고 말했습니다. “법이 전부입니다.” 그러자 예수가 당신 손의 못 자국을 보여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아니, 사랑이 전부죠.” 셋째로 프로이트가 자신이 쓴 『꿈의 해석』을 들어 보이며 말하였습니다. “무의식과 섹스가 전부에요.” 마르크스가 밥을 먹다 숟가락을 놓으며 목소리를 높입니다. “밥이 전부죠. 돈이 전부에요. 이게 세상을 움직인다고요.” 그러자 아인슈타인이 조용히 칠판에 ‘E=MC²’이라 휘갈겨 쓴 다음 말했습니다. “모든 것은 상대적입니다.” 여기의 모든 등장인물이 모두 유대인입니다. 유대인이 이 세상에 얼마나 ..

사랑의 처방전 - 올리버 골드스미스 이야기 -

사랑의 처방전 영국의 한 시골 병원에 초라한 행색의 부인이 찾아와 애원했습니다. “의사 선생님, 지금 제 남편이 죽어갑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의사가 하던 일을 멈추고 서둘러 왕진 가방을 챙겨 들었습니다. 그런데 부인은 의사의 눈치를 살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선생님께 미리 말씀드리는데 저는 지금 가진 돈이 한 푼도 없습니다.” 의사가 말했습니다. “그게 무슨 문제가 됩니까? 사람부터 살려야지요...” 의사는 그 즉시 부인을 따라 어느 낡고 초라한 시골집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서둘러 쓰러져 누운 부인의 남편을 진찰해 보고 나서 말했습니다. “큰 병은 아니니 안심하십시오.”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 병원으로 돌아온 의사는 부인에게 작은 상자 하나를 건넸습니다. “이 상자를 ..

믿음의 가치

믿음의 가치 한 남자가 시골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계산하려고 주머니를 뒤졌는데 지갑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식당 주인에게 말했다 "돈을 놔두고 나왔습니다 한 시간 안에 돈을 가져와 지불해도 될까요? 늙은 식당 주인은 펄쩍 뛰었다. 돈을 당장 지불하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외쳤다. 계속되는 실랑이~ 두 사람을 바라보던 식당 웨이터는 주인에게 말했다. "제가 보장하겠습니다. 지갑을 깜박하고 외출하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이죠. 제가 대신 내겠습니다. 이 분은 정직해 보입니다." 얼마 후 남자가 식당에 돌아와 주인에게 말했다. "이 식당을 얼마에 팔겠소?" 주인은 욕심껏 말했다. "3만 프랑이요." 그는그자리에서 3만 프랑을 주며 식당을 사겠다고 했다. 그는 식당문서를 받아서 웨이터에게 주었다. "당신이 나를..

시련과 역경이 만드는 것 (도도새의 교훈)

시련과 역경이 만드는 것 인도양의 작은 섬 모리셔스는 물과 자원이 풍부한 곳입니다. 아주 오래전 먹이를 찾아 날아다니던 한 무리의 새들도 이 섬에 먹이가 많다는 것을 알고는 정착을 했는데, 워낙에 먹을 것이 많아 조금만 걸어다녀도 배를 불릴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천적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몇백년을 이 섬에서 살던 새들은 날개가 조금씩 퇴화되어 날수가 없게 되었고 애초에 날렵한 몸집에서 둥그스름한 비만형 몸매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인도양을 표류하던 포르투갈의 선원들이 모리셔스섬에 정박을 하게 되었습니다. 굶주린 선원들은 기름져 보이는 새를 발견하고는 잡으러 쫓아다녔는데 뒤뚱거리며 다닐뿐 날개가 있음에도 날지를 못했습니다. 선원들은 그 새에게 바보라는 이름을 붙여 ‘도도새’로 불렀습니다. 그리고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