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05 13

버림과 지킴 (막 7:8)

'너희가 하나님의 계명은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느니라.' (막 7:8)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밥을 먹는 걸 보고 트집을 잡던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에게 예수님은 앞에서 우리가 여러 번에 걸쳐서 묵상을 나누었던 이사야의 예언을 인용한 후 이렇게 정곡을 찔러 말씀하십니다. 당신들은 하나님의 계명은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사람들이라고 말입니다. 이 말을 들은 바리새인들은 아마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었을 겁니다. 그들은 자신들이야말로 하나님의 계명을 가장 바르게 따르는 사람들이라는 자부심이 있었거든요. 이런 게 바로 인간의 근본적인 한계입니다. 인간은 가장 열정적으로 추구하는 그것을 결과적으로 가장 크게 훼손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건 우리의 일상에서도 자주 나타납니다. 우리가 자식에게 모든 정성..

헛된 예배(10) (막 7:7)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 하였으니라.' (막 7:7) 영과 진리로 참된 예배를 드리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는 무엇일까요? 그 준비에 첩경은 따로 없습니다. 헛된 예배와 반대되는 걸 배워야겠지요. 사람의 계명에 머물러 있는 한 우리의 예배가 아무리 열정적이라고 하더라도 영과 진리로 드리는 참된 예배가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공부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에 관한 공부입니다. 하나님에 관한 공부라는 말이 이상하게 들리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하나님에게는 기도를 드리기만 하면 되지 무슨 공부냐고 말입니다. 그 말은 옳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배우는 게 아니라 경험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구원이 임할 때 그걸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분이 우리 마음의..

헛된 예배(9)(막 7:7)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 하였으니라.' (막 7:7) 앞서 말씀드린 영에 이어 참된 예배를 위한 또 다른 요소는 진리입니다. 진리가 무엇인가는 동서양 사상의 화두입니다. 빌라도에게 심문을 당하시던 예수님이 빌라도에게 “나는 오직 진리를 증언하려고 났으며 그 때문에 세상에 왔다. 진리 편에 선 사람은 내 말을 귀담아 듣는다.”고 말하자 빌라도는 예수님에게 “진리가 무엇인가?” 하고 되물었습니다. 요한복음은 예수가 진리라는 사실을 변증하는 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리는 말 그대로 옳은 것입니다. 옳은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보편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회 안에서만 진리이고 교회 밖에서는 진리가 아닌 것은 없습니다. 진리는 보편적이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진리의 보..

다시 없을 기회

이재철 목사님은 한국 교회의 양심으로 존경 받아 온 분입니다. 목회자들로부터 가장 높은 존경과 신뢰를 받아 오신 분입니다. 저의 신앙과 목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분이기도 하십니다. 그래서 제가 와싱톤한인교회를 섬길 때 60주년(2011년) 기념 집회에 목사님을 초청하여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 목사님은 백주년기념교회 10주년(2015년) 기념 집회에 저를 초청하여 말씀을 전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 이후로 더 친밀하게 지내오고 있습니다. 2019년에 목사님을 다시 한 번 모시기로 계획을 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무기한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팬데믹이 풀려 2022년 교회 설립 주간에 집회를 계획 했는데, 한달 전 즈음에 다리를 다치셨다는 연락을 해 오셨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연기하여 오는 ..

왜 사는가?

왜 사는가? 왜 사는가? 왜 사는가...... 외상값. 황인숙 시인의 시 「삶」의 전문입니다. 진지했던 한 철학자가 현인(賢人)들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삶은 무엇입니까?” 책도 수없이 찾아 보았습니다. 그러나 흡족한 답이 없었습니다. 실망한 그가 터벅터벅 길을 걷다가 포장 마차에 이르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답을 얻은 것입니다. 그곳엔 이렇게 써 있었습니다. “삶은 계란 500원” “사라가 가로되 하나님이 나로 웃게 하시니 듣는 자가 다 나와 함께 웃으리로다.” (창21:6)

천국에 앉은 자와 쫓겨날 자 (마 8:1-13)

"11 또 너희에게 이르노니 동 서로부터 많은 사람이 이르러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함께 천국에 앉으려니와 12 그 나라의 본 자손들은 바깥 어두운 데 쫓겨나 거기서 울며 이를 갈게 되리라"(마 8:11-12) 산에서 내려오신 주님은 삶의 현장에서 사역을 시작합니다. 이 땅은 아름다운 창조로 시작되었지만 죄의 칩입으로 모든 것이 어그러졌습니다. 모든 관계가 깨어짐으로 질병과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창조의 방향이 빗겨나가자 창조세계는 절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나님이 작정하시고 준비하신 일은 절규의 세상에 샬롬을 주시기 위함입니다. 샬롬은 단지 마음의 평화가 아니라 창조계의 온전한 회복입니다. 이 일을 위하여 언약하시고 때가 이르러 예수 그리스도가 오셨습니다. 우리를 모든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하여 오셨습니..

"그러므로 네 속에 있는 빛이 어둡지 아니한가 보라."(눅11:35)

"그러므로 네 속에 있는 빛이 어둡지 아니한가 보라. 네 온 몸이 밝아 조금도 어두운 데가 없으면 등불의 빛이 너를 비출 때와 같이 온전히 밝으리라 하시니라"(누가복음11:35-36) 우리 안에 어떤 빛이 어떻게 비추어 주느냐에 따라 겉으로 나타나는 언어와 행실과 삶이 달라집니다. 사람 안에 어둠이 있으면 어둠이 나타나고, 침침한 빛이 있으면 침침함이 나타나고, 어떤 색깔의 빛이 있으면 그 빛이 나타나게 됩니다. 우리 안에 우리의 온 몸과 온 마음을 밝게 밝혀주는 빛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의 몸과 마음을 밝게 밝혀 줄 수 있는 완전한 빛은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의 빛이 마음에 거하는 자는 온 몸이 밝게 비추어주십니다. 오늘도 성령의 비추어주심으로 온 몸이 밝게 되고, 생명의 말씀이 우리를 온전히 주관하심으..

사랑과 용기의 순교적 거짓말 (2023.2.5, 주일)

'애굽 왕이 산파를 불러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어찌하여 이같이 남자 아기들을 살렸느냐 산파가 바로에게 대답하되 히브리 여인은 애굽 여인과 같지 아니하고 건장하여 산파가 그들에게 이르기 전에 해산하였더이다 하매 하나님이 그 산파들에게 은혜를 베푸시니 그 백성은 번성하고 매우 강해지니라'(출애굽기 1:18-20). 거짓말은 죄악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짓말을 큰 죄로 취급하지 않는데 서구사회에서는 거짓말을 어떤 죄보다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고 다 똑같은 거짓말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거짓말을 해서 사람의 생명을 살린다면 그런 거짓말은 할 수 있습니다. 아니,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애굽의 바로 왕이 히브리 산파들에게 남자아이가 태어나면 다 죽이라고 했지만 그들은 아이들을 죽일 ..

나의 가증스러운 믿음

나의 가증스러운 믿음 글쓴이/봉민근 때로 나는 "하나님만 의지하게 하옵소서" 하고 기도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 기도가 가증스럽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하나님만을 의지하면서 산다면 하나님께서 그 얼마나 기뻐하실까? 그러나 나의 삶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의지 한다는 것은 말뿐이고 꿈이며 현실로 돌아와 보면 나는 여전히 하나님보다 나의 의지를 믿고 사람들을 의지하며 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하여 위선적으로 사는 나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말뿐인 믿음! 입으로만 하는 신앙고백! 이 모든 것이 하나님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일까? 나의 신앙의 단면을 보면 외식이라는 안경 넘어의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사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나의 삶의 한가운데 모시고 영으로 느끼고 피부로 느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