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15 15

만나와 안식일 준수(출16:21-30)

만나와 안식일 준수(출16:21-30) 이스라엘 백성은 만나로서 매일이 양식을 공급받던 중에 안식일 문제가 대두된다. 즉 만나 공급이 있은지 6일째 되는 날 백성들은 뜻밖에도 평일보다 2배의 만나를 거두게 된 것이다. 모세는 “내일은...거룩한 안식일이라 너희가 구울 것은 굽고 삶을 것은 삶고 그 나머지는 다 너희를 위하여 아침까지 간수하라”(23절) 명하니다. 놀라운 것은 남긴 만나가 다음날에도 온전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평일에 남긴 것은 다음날이면 ‘벌레가 생기고 냄새’(20절)가 났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일로 말미암아 거룩한 안식일 준수에 대한 중요성을 확실히 각인하게 되었을 것이다. 오늘날의 안식일 개념은 주일로 승화 발전되었다. 하지만 안식일 정신은 우리의 매일 매일의 삶 ..

"너희 보물 있는 곳에는 너희 마음도 있으리라"(누가복음12:34)

"너희 보물 있는 곳에는 너희 마음도 있으리라"(누가복음12:34) 보물, 재물, 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고, 너무 위력이 커서 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헤아릴 수조차 없고, 차라리 돈으로 할 수 없는 것이 뭘까를 헤아려 보는 것이 훨씬 쉬울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막상 돈으로 할 수 없는 것을 찾으려고 해도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너희 보물 있는 곳에는 너희 마음도 있으리라"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정말 참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 세상이 발전하면 할수록 돈이 할 수 있는 것도 더 많아지고, 생명까지도 사고, 팔 수 있고, 생명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돈은 거의 전능에 가깝게 여기게 됩니다. 이 만큼 위력이 있는 돈이 있는 곳에 마음이 마음이 없다면..

방형과 함께 새벽을!(2023.2.15)

어제 짧은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나름 의미 있는 모임이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정보 나눔 모임입니다. 벌써 4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검증된 것도 확실한 것도 아닌 것들이지만 함께 공유하며 그 조각들을 모아 나무를 보거나 그럴 듯한 모양을 만들기도 합니다. 나름 유익할 뿐만 아니라 고마운 사람들과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어제는 더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 모임이 유익했던 것이 아니라 오가는 중에 읽었던 책 때문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익숙했고 제법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무엇인가 얽혀있어 풀리지 않은 내용이 있었는데 어제 오가면서 읽었던 글로 인해서 실타래가 풀리고 있음에 얼마나 감사했던지요? 오래 전에 수학을 독학했을 때 미분 한 문제를 가지고 한나절을 신음하다가 풀어내고 너무 기뻐 ..

양자택일 (신 30:15~20)

주현 후 여섯째 주일, 2023년 2월12일 모압 설교 오늘 설교 본문의 시대적 배경은 지금부터 3천4백 년이나 3천2백 년 전입니다. 고대 이스라엘이 소수민족으로 살던 애굽을 떠나서 미디안 광야에서 40년간 유목 생활을 하다가 이제 요단강 동편 모압 평지까지 왔습니다. 요단강만 건너면 꿈에 그리던 가나안 땅입니다. 애굽을 떠난 이후 40년간의 여정을 이끈 사람은 로 유명한 모세입니다. 그 사이에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생존 자체가 힘 버거웠습니다. 애굽으로 다시 돌아가자고 생떼를 부리는 이들도 나왔고, 모세의 권위를 아예 부정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요단강 동편 모압 평지에서 모세는 자신이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없다고 폭탄선언을 합니다. “이제 내 나이 백이십 세라 내가 더 이상 출입하지 못하겠고 여..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막 7:19)

'또 이르시되 사람에게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막 7:19) 예수님은 제자들의 질문에 따라서 이미 앞에서 말씀하신 내용을 다시 풀어서 설명하는 중입니다. 이렇게 반복하는 것은 말에서나 글쓰기에서나 별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반복을 지겨워하니까요. 예수님이나 이를 보도하고 있는 마가가 이를 모를 리가 없습니다. 오늘 이 텍스트를 읽는 우리와 달리 그 당시 사람들에게 이 문제가 아주 중요하거나, 또는 그들이 이 문제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기에 이렇게 반복하는 게 아닐는지요. 그 문제는 이 전체 본문의 중심 주제입니다. 그 당시 사람들은 자신의 외부적인 환경과 조건으로 자신의 깨끗함을 확인받고 싶어 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들이 바로 바리새인들이었지만 실제로는 그 당시 모든 ..

깨끗한 음식 (막 7:19)

'이는 마음으로 들어가지 아니하고 배로 들어가 뒤로 나감이라. 이러므로 모든 음식물을 깨끗하다 하시니라.' (막 7:19) 사람들은 정한 음식과 부정한 음식을 구분하는 데 온 신경을 썼지만, 예수님은 그런 생각 자체를 해체하십니다. 모든 음식은 깨끗하다고 말입니다. 이것은 이미 15절에서 주신 말씀인데, 19절에서 다시 반복됩니다. 제자들의 질문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면 글의 긴장감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이런 글쓰기의 문제를 모를 까닭이 없는 마가복음 기자가 이렇게 반복하고 있는 이유는 이 문제가 초기 기독교에서도 아주 중요하게 다루어졌기 때문인지 모르겠군요. 유대교의 정결의식을 넘어선 복음을 추구하는데도 불구하고 마가 공동체에 이런 정결의식과 연관된 율법적인 요소가 남아있었다..

무리와 제자(3)' (막 7:18)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도 이렇게 깨달음이 없느냐. 무엇이든지 밖에서 들어가는 것이 능히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함을 알지 못하느냐?' (막 7:18)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도 이렇게 깨달음이 없느냐?” 하고 되물으십니다. 이건 책망이 아니라 오히려 친근함의 표시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렇지만 친근함의 표시라고 하더라도 제자들의 입장에서는 진지하게 반성해야 할 말씀입니다. 그것은 곧 제자들에게 깨달음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제자들이라고 한다면 무리들과는 뭔가 달라도 달라야 하는데, 단지 솔직하게 자신들의 무지를 드러낸다는 점에서만 달랐지 진리를 깨닫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를 게 없었습니다. 오늘 우리도 세상 사람들과 다를 게 없다는 점에서는 본문의 제자들과 피장파장이 아닌지요. 물론 우리는 제자들이 ..

신학2: 인식론-신의 존재를 어떻게 알 수 있나?

존 듀이를 비롯한 많은 인본주의자들은 1933년 인본주의자 선언1에서 “우주는 그 자체로 존재하고 창조되지 않았다”라고 주장하며 유신론의 시대는 갔다고 선포한다. 그로부터 40년 뒤 1973년 인본주의자 선언II와 2000년에 개정된 인본주의자 선언III에서도 “초자연의 존재를 믿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 초자연은 인류의 생존과 완성에 어떤 의미도 없다. 유신론자가 아닌 우리는 신이 아닌 자연으로부터 출발한다.”라고 그들의 존재와 기원의 근거를 분명히 규정하였다. 그런 까닭에 무신론자들은 ‘신 존재를 어떻게 알 수 있나?’라는 질문 자체를 부정한다. 그렇다면 신의 존재를 긍정하는 유신론적 세계관에서는 신이 존재하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일신론의 각 종교에는 그들의 경전이 있고, 그 경전에는 신 존..

순종하며 섬기는 아랫사람의 미덕 (2023.2.15, 수)

'그 때에 왕에게 가까이 하여 왕의 기색을 살피며 나라 첫 자리에 앉은 자는 바사와 메대의 일곱 지방관 곧 가르스나와 세달과 아드마다와 다시스와 메레스와 마르스나와 므무간이라'(에스더 1:14). 윗사람에게 필요한 미덕이 있듯이 아랫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필수적인 미덕이 있습니다. 아하수에로 왕 측근의 일곱 신하들은 아랫사람이 지녀야 할 미덕이 무엇인지 잘 보여줍니다. 윗사람을 가까이에서 섬기는 아랫사람들이 가져야 할 미덕 중 하나는 윗사람의 “기색(氣色)을 살피”는 것입니다. 윗사람의 얼굴 표정까지 잘 살펴서 의중을 잘 파악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윗사람은 일반적으로 아랫사람을 보호하고 공급하며 교육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윗사람들의 역할을 기억하며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섬기고 보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