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03 12

원칙과 생명 사이에서

원칙과 생명 사이에서 남극에서 펭귄들을 영상에 담기 위해 떠난 BBC 자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다이너스티' 제작진. 매서운 눈보라와 강한 폭풍이 불던 날, 카메라의 앵글 속으로 처참한 광경이 들어왔습니다. 황제펭귄을 촬영하던 중 무리가 협곡에 갇혀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협곡의 경사는 펭귄들이 빠져나올 수 없을 만큼 가팔랐고 눈보라까지 몰아치면서 펭귄들은 추위와 허기로 꼼짝없이 죽을 위기에 처했던 것입니다. 어떤 녀석은 부리로 빙판을 찍어대며 힘겹게 협곡을 탈출하려고 하고 다른 녀석들도 살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었지만 제작진은 죽어가는 펭귄 무리를 그저 보고만 있어야 했습니다. 자연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때 동물의 세계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새끼 펭귄들이 ..

나는 그것을 기뻐합니다 (빌 1:12-18)

(2022/09/25, 창조절 제4주) [형제자매 여러분, 내게 일어난 일이 도리어 복음을 전파하는 데에 도움을 준 사실을, 여러분이 알아주시기를 바랍니다.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감옥에 갇혔다는 사실이 온 친위대와 그 밖의 모든 사람에게 알려졌습니다. 주님 안에 있는 형제자매 가운데서 많은 사람이, 내가 갇혀 있음으로 말미암아 더 확신을 얻어서, 하나님의 말씀을 겁 없이 더욱 담대하게 전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시기하고 다투면서 그리스도를 전하고, 어떤 사람들은 좋은 뜻으로 전합니다. 좋은 뜻으로 전하는 사람들은 내가 복음을 변호하기 위하여 세우심을 받았다는 것을 알고서 사랑으로 그리스도를 전하지만, 시기하고 다투면서 하는 사람들은 경쟁심으로 곧 불순한 동기에서 그리스도를 전합니다. 그들은 나의 ..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잠언3:6)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잠언3:6) 앞으로 펼쳐질 미래가 훤히 보입니까, 아니면 잘 안 보입니까? 자신의 미래라도 예측해 볼 수는 있으나 훤히 알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인생의 주인이 되시고, 참목자이신 주님과 함께 걸어가야 합니다. 누구에게나 미래는 어떤 때는 미로를 걷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때는 처음 걷는 오솔길을 걷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때는 낯설고 외진 길을 홀로 걷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때는 수 많은 사람들과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때는 홀로 사람들이 걷는 것과 반대 방향으로 걷는 것 같을 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미래를 향해 걸어가면서도 단지 현재 밖에 걸을 수 없기 때문에 미래를 알고 싶고, ..

어느 무신론자가 씨앗을 보았을 때

어느 무신론자가 씨앗을 보았을 때 “이 세상에 경이로운 것 하나를 들라면 나는 씨앗을 꼽겠다(중략).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흙을 밀어 올리고 떡잎을 펼치고 줄기를 뻗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야 할지 모든 정보들이 이 작고 단단한 씨앗에는 모두 담겨있다(중략). 식물의 씨앗만은 아닐 것이다. 모든 동물의 씨앗에도 유전자의 정보가 담겨 있으리라. 나는 종교를 믿지 않지만 이 대목에만 미치면 자연선택이나 적자생존의 진화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섬세하고 오묘한 질서가 존재한다는 것에 기대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절대자의 권능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김상욱 저(著) 《잠 못드는 밤 백석의 시를 생각하며》(뒤란, 198-199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경이로운 것이 어디 씨앗 뿐이겠습니까. 0.00000001..

결과를 보지 않고도 믿을 수 있는가? (2022.10.3, 월요일)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라 네 아들이 살아 있다 하시니 그 사람이 예수께서 하신 말씀을 믿고 가더니 내려가는 길에서 그 종들이 오다가 만나서 아이가 살아 있다 하거늘 그 낫기 시작한 때를 물은즉 어제 일곱 시에 열기가 떨어졌나이다 하는지라”(요한복음 4:50-52). 크리스천들이 가지고 있는 믿음은 어떤 것입니까? 세상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신념과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예수님을 만나 아들의 병을 고침 받은 왕의 신하가 가진 믿음을 통해 크리스천들이 가진 믿음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가버나움에 살던 왕의 신하는 병든 아들을 고치기 위해 갈릴리 가나에 계신 예수님을 찾아갔습니다. 그는 예수님이 친히 자기 집에 오셔서 아들의 병을 고쳐주시기 원했지만 예수님은 표적과 기사를 보지 못하면 도무지 믿지 못하..

씨 (8)(막 4:3)

'들으라. 씨를 뿌리는 자가 뿌리러 나가서'(막 4:3) 예수님의 설명에 따르면 오늘 본문이 말하는 씨의 영적인 의미는 “말씀”입니다. 말씀이 사람들에게 전달되었을 때 어떤 결실을 맺는가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여기서 말씀이 무엇일까요? 우리는 우선 성서를 말씀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이 반드시 문자에 한정되는 건 아닙니다. 이미 계시 사건이 있으며, 선포도 있고, 하나님이 창조한 세상도 있습니다. 이런 모든 것이 큰 의미에서 말씀입니다. 근본적으로 말씀은 하나님의 존재방식이기도 합니다. 로고스가 태초의 창조 사건에 개입했다는 요한복음의 보도에 따르면 하나님, 예수, 말씀은 이 세상을 가능하게 하는 동일한 근원입니다. 오늘 우리는 성서를 우선 말씀으로 보고 이야기 합시다. 씨와 마찬..

씨 (7)(막 4:3)

'들으라. 씨를 뿌리는 자가 뿌리러 나가서'(막 4:3) 민들레꽃을 볼 때마다 우주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지구는 민들레홀씨의 작은 알맹이이고요. 지구라는 씨 안에서 온갖 생명체가 활발하게 약동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만 그것이 완전한 생명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잠시 지구에 나타났다가 다시 사라집니다. 그 어떤 것도 여기서 예외가 없습니다. 영원하지 않은 것을 완전한 생명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닐는지요. 우리 기독교인들은 성서기자들과 더불어 유한한 생명 안에 살아가면서 영원한 생명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원하다는 게 무엇일까요? 안타깝지만 우리는 하나님을 잘 모르듯이 영원한 생명이 무엇인지 잘 모릅니다. 유..

씨 (6)(막 4:3)

'들으라. 씨를 뿌리는 자가 뿌리러 나가서'(막 4:3) 저는 어제 인간과 나무는 왜 이런 모양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드렸습니다. 저는 인생의 연륜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그런 것들이 점점 더 궁금해집니다. 만약 하나님이 그렇게 창조하셨다는 말로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믿음이 좋은 게 아니라 단순한 겁니다. 그는 하나님의 창조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오늘 한국교회에서는 기독교의 가르침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보다는 무조건 믿어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이지만, 제가 보기에 그건, 심하게 말해서 자학이며 자폐입니다. 오해는 마십시오. 순수한 믿음이, 절대적이고 단순한 믿음이 무의미하다거나 하나님의 뜻을 훼손한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더구나 지..

상품인생과 작품인생

상품인생과 작품인생 사람이 성공적인 삶을 살려면 성공에 대한 개념부터 수정해야 한다. 성공이 무엇인가? 다른 사람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 내가 기여하는 것이 진짜 성공이다.. 두 종류의 인생이 있다. 하나는 작품인생이고, 또 하나는 상품인생이다. 작품인생은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반면에 상품인생은 잠시 사람의 구미를 당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떨어지고 금방 싫증난다. 상품인생과 작품인생의 차이는 그 사람이 헌신을 아는 사람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의 헌신을 이용하는 사람인가에 따라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문성욱 목사의 ‘감사하는 사람이 되십시오’에서- 어떤 사람은 실망할 일을 만났을 때 그 일보다 훨씬 더 실망합니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실망할 일을 만나도 별로 실망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믿음을 보신다.

하나님은 우리의 믿음을 보신다. 글쓴이/봉민근 하나님은 우리의 믿음을 보신다. 믿음 있는 사람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을 의심하지 않고 가감 없이 받아 들인다. 믿음 있는 사람들은 늘 하나님에 대하여, 믿음에 대하여 의식하며 살아간다. 그의 양심 속에는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이 흐르고 있다. 믿음이 있기에 천국을 바라보며 소망 가운데 살고 믿음이 있기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기 위해 온 생애를 예수 그리스도라는 푯대를 향하여 달려간다.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려고 몸부림치며 사는 것이 참된 신앙인이다. 믿음 있는 사람은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믿음이 있다고 하면서 사랑 없이 사는 것은 거짓 믿음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믿는다고 하면서 형제를 미워하거나 돌아보지 않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