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겨자씨칼럼 250

미친 사람에게만 보이는 세계

미친 사람에게만 보이는 세계 그들은 말했다. “넌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 때문에 미친 거야.” 나는 대답했다. “미친 사람들만이 생의 맛을 알 수 있어.” 러시아의 소설가 에밀 아자르의 도서 ‘자기 앞의 생’의 한 구절입니다. 몸을 구부려야 보이는 세계가 있듯이 깊이 미쳐야 볼 수 있는 세계가 있습니다. 승리자에겐 공통점이 있습니다. 열정입니다. 이는 ‘집중’ ‘몰입’ ‘미쳤다’는 말과 같습니다. 일에 미쳐서 열심히 하는 것을 영어로 ‘엔수시에이즘’(enthusiasm)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엔테오스(entheos)라는 희랍어에서 왔습니다. ‘엔’은 들어간다, ‘테오스’는 신이란 뜻입니다. 미친다는 것은 어떤 일에 신들려서 영감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미쳤다는 것은 ‘깊이’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

무관심

무관심 현대에 이른바 ‘4무(無)’ 병이 있습니다. 무목적, 무감동, 무책임 그리고 무관심입니다. 그 중 제일 악한 것은 무관심입니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유대인 작가 엘리 위젤 박사는 현대 사회를 황폐케 하는 최고의 악이 무관심이라고 했습니다.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닌 무관심입니다. 아름다움의 반대도 추함이 아닌 무관심입니다. 삶의 반대도 죽음이 아닌 삶과 죽음에 대한 무관심입니다. 소돔성이 멸망할 때 롯의 사위들은 구원의 소식을 듣고도 농담으로 여길 정도로 삶과 죽음에 무관심했습니다. “롯이 나가서 그 딸들과 결혼할 사위들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이 성을 멸하실 터이니 너희는 일어나 이곳에서 떠나라 하되 그의 사위들은 농담으로 여겼더라.”(창 19:14) 사도 바울은 유대총독 벨릭스에게 복음..

웃는 얼굴의 힘

웃는 얼굴의 힘 1999년 홍콩 캐세이퍼시픽 항공사 승무원들은 ‘노 스마일(No Smile)’ 파업을 해 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승무원의 노동계약 내용엔 ‘미소’ 부분이 구체적으로 포함돼 있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미소를 보여줘도 그렇지 않아도 됐습니다. 항공서비스의 핵심은 안전과 친절인데 그 중 친절의 상징인 웃음을 없앰으로써 사업주에게 항의한 것입니다. 그것은 초강수의 항의 수단이었습니다. 미소 없는 승무원들의 모습은 항공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고 그 결과 임원진은 승무원들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의 내면은 얼굴빛으로 나옵니다. 얼굴은 마음의 초상화입니다. 웃는 얼굴은 화살을 피해가며 상대방의 마음도 열게 합니다. 웃음은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고 감염됩니다. 이미지코칭 전문가..

오르지 못할 나무

오르지 못할 나무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는 옛 속담을 대하는 세 부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첫째, 조폭은 ‘못 올라갈 나무는 아예 베어 버린다’며 나보다 잘난 사람을 끌어내립니다. 둘째, 긍정의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못 올라갈 나무는 사다리를 놓고 올라간다’면서 사다리를 열심히 만듭니다. 셋째, 성경적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은 내 나무에 집중합니다. 오르지 못할 나무를 쳐다보지 말라는 것은 과도한 욕심을 버리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내 나무가 아닌 다른 나무에는 오를 생각을 하지 말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즉 자기답게 살라는 뜻입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나다움’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나답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행복한 자장면은 짬뽕을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짬뽕에 열등감을 느끼지..

숲속의 다른 걸음들

숲속의 다른 걸음들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 미국의 철학자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저서 ‘월든’ 중의 한 구절입니다. 숲속에는 모두 다른 걸음들이 있습니다. 사과나무와 떡갈나무는 보폭이 다릅니다. 산의 기슭에는 언제나 봄이 먼저 옵니다. 조금만 올라가면 아직 겨울이 머물러 있기도 합니다. 같은 산인데 두 계절을 사이좋게 지니고 삽니다. 수박이 부럽다고 호박이 제 몸에 줄을 그을 필요는 없습니다. 태양이 부럽다고 달이 제 몸을 불덩이로 태울 필요도 없습니다. 다름은 틀림이 아닙니다. 다름을 인정해야 더불어 사는 법을 알게 됩니다. 구약의 선지자 엘리사는 많은 기적을 행하면서 주님의 일을 ..

노인과 어른의 차이

노인과 어른의 차이 고령화 시대입니다. 노인이 많으면 사회가 병약해지지만 어른이 많으면 윤택해집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부패하는 음식이 있고 발효하는 음식이 있듯이 사람도 나이가 들수록 노인이 되는 사람과 어른이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노인은 나이를 날려버린 사람이지만 어른은 나이를 먹을수록 성숙해지는 사람입니다. 노인은 머리만 커진 사람이고, 어른은 마음이 커진 사람입니다. 노인은 더 이상 배우려 하지 않지만 어른은 어린 사람에게도 배우려 합니다. 노인은 아직도 채우려 하지만 어른은 비우고 나눠 줍니다. 노인은 나이가 들수록 자기만 알지만 어른은 이웃을 배려합니다. 노인은 나를 밟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하지만 어른은 나를 밟고 올라서라 합니다. 노인은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지만 어른은 나다운 아름다움..

당신과 나 사이에

당신과 나 사이에 ‘사이’라는 것. 나를 버리고 ‘사이’ 가 되는 것. 너 또한 ‘사이’가 된다면 나를 만나리라.” 이성복 시인의 아포리즘을 모아 엮은 책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중의 한 구절입니다. 신학자 마틴 부버는 평생 만남과 관계를 연구했습니다. 그의 명저 ‘나와 너’는 우리의 존재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너와의 관계 속에서 존재의 의미가 있고, 너는 나와의 관계 속에서 존재의 의미가 있다.” 하나님은 만물을 조화롭게 창조하시며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살도록 하셨습니다. 사람이라는 뜻의 한문 ‘인(人)’은 서로 기대어 서 있는 모습입니다. 하늘을 보려면 산과 바다가 있어야 하고, 사람을 보려면 다른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최고의 아름다움은 서로 맞물려 있는 것의 ..

자유

자유 러시아 출신의 유대인 철학자 이사야 벌린은 러시아 혁명 후 영국에 망명해 옥스퍼드대 교수를 지냈습니다. 1958년 교수로 취임 했을 때 강연한 원고 ‘자유의 두 개념’은 20세기 내내 자유에 대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에 따르면 자유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입니다. 소극적인 자유는 어떤 간섭이나 억압, 굴레로부터 벗어나는 자유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자유의 개념입니다. 적극적 자유는 무엇을 위해 스스로 자신의 자유를 버리는 것입니다. 벌린은 여기에 진정한 자유가 있다고 합니다. 억압된 그 무엇으로부터 벗어나는 소극적 자유만 가지고는 온전히 자유롭지 못합니다. 선하고 의로운 일을 위해, 즉 더 큰 자유를 위해 작은 자유를 내어 놓을 때 진정한 자유인이 될 수..

무얼 더 보태겠는가?

무얼 더 보태겠는가? “눈. 목욕. 찌개 한 냄비. 더운 밥 한 그릇. 그렇게 하루가 저물다. 누가 여기 무얼 더 보태겠다시는가?” 판화가 이철수의 책 ‘밥 한 그릇의 행복 물 한 그릇의 기쁨’ 중의 한 구절입니다. 펑펑 함박눈이 왔습니다. 마당과 골목길에 있는 눈을 치우고 목욕을 했습니다. 배가 고팠습니다. 방 안엔 따끈한 밥 한 그릇이 있고, 찌개 한 냄비가 밥상에서 아직도 끓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하루가 저물었습니다. “이렇게 부족함이 없는 삶에 무얼 더 보탤 일이 있는가.” 이런 이야기입니다. 자족하는 삶은 남의 것을 바라보지 않고 주님이 내게 주신 것을 감사하며 누리는 것입니다. 달팽이는 빨리 달리는 노루를 부러워하지 않고, 바다에서 느긋하게 유영하는 해파리는 하늘에서 빠르게 비상하는 종달새..

고물과 보물은 위치의 문제

고물과 보물은 위치의 문제 “브라운관 TV가 고물상에 있으면 고물, 백남준에게 있으면 보물. 마이클 조던은 야구계에 있을 땐 고물, 농구계에 있을 땐 보물. 고물과 보물은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당신은 어디에 있을 때 보물인가.” 이창현 작가의 도서 ‘내 마음속의 울림’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인생의 문제는 ‘본질’의 문제가 아닌 ‘위치’의 문제입니다. 모든 인간은 본질적으로 죄인입니다. 다만 본질이 죄인인 사람이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삶이 좌우됩니다. 몸과 귀가 정욕의 자리에 가 있습니까. 아니면 하나님의 말씀이 흐르는 예배의 자리에 있습니까. 시편 1편을 보면 시절을 좇아 과실을 맺는 복된 나무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