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정병선목사 554

자유와 행복(3)

사람은 과연 자유할 수 있을까? 어느 것에도 매이지 않는 자유가 정말 가능할까? 아니다.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자유할 수 없다. 자기 홀로 외딴 섬에서 살지 않는 한 완전한 자유란 불가능하다. 사실 한 사람만 옆에 있어도 불편한 게 한 둘이 아니지 않은가. 애완용 개만 있어도 마찬가지다. 하물며 가정과 사회에서의 삶이야 말할 나위가 없다. 그렇다. 자유만으로는 어떤 가정도, 어떤 사회도, 어떤 공동체도 존립할 수 없다. 함께 산다는 것은 자유의 제한을 필연적으로 동반한다. 자유와 자유의지 자유와 자유의지는 구별되어야 한다. 자유가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에 대한 객관적인 사태 진술이라면, 자유의지는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능력과 권리를 뜻한다. 한 걸..

자유와 행복(2) / 정병선목사

하나님이 만든 세상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광대하다. 하나님은 붙박인 세상이 아니라 변화의 리듬이 있는 동적인 세계, 생육하며 번성하는 생명의 세계, 다양성 속에 일치가 있는 통일의 세계, 다름 속에 같음이 있고 같음 속에 다름이 있는 오묘한 질서의 세계를 창조하셨다. 그런데 한 가지 파격이 있었다. 일반적인 창조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예외적인 사건이 있었다. 그것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부여한 사건이었다. 자유세계의 출현을 위해 자유는 하나님의 절대적 속성이다. 하나님은 ‘나는 곧 나’(출3:14)이신 분이다. 자유하신 분이다. 그분의 모든 말씀은 자유로운 창조의 말씀이요 해방의 말씀이며, 그분의 영은 자유의 영이다. 예수님은 자유의 인간이고, 하나님나라는 자유의 나라이다. 자유 없는 세계는 자유..

자유와 행복 / 정병선목사

사람은 아이든 노인이든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을 때 자기 존재감을 느끼고 편안해하며 즐거워한다. 하는 일이 비록 힘들고 고단할지라도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한 일을 할 때에는 활기를 느끼고 힘든 줄을 모른다. 하지만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일을 할 때에는 아무리 쉬운 일이라도 힘들어 한다. 일을 해도 즐겁지가 않다.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내 곧 삶의 활기를 잃고 우울하게 된다. 하버드 대학 심리학 교수인 대니얼 길버트는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요양원에 거주하는 노인들에게 화초를 주고, 50%의 노인들에게는 화초를 돌보고 영양을 공급하는 일을 스스로 하도록 했고, 나머지 50%의 노인들에게는 직원 한 명을 투입해 직원이 화초 돌보는 일을 결정하도록 했다. 그리고는 6..

불만족스런 하나님나라(밀과 가라지 비유)(마13:24-30) / 정병선목사

예수님의 비유를 읽을 때 조심해야 할 것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예수님의 비유를 신앙적인 교훈이나 도덕적인 가르침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예수님의 하나님나라 비유는 말 그대로 하나님나라를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라고 하는 사태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며, 종국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말씀하신 것이 하나님나라 비유입니다. 예수님께서 비유를 말씀하실 때면 항상 “하나님 나라는 …와 같으니”라고 말씀하신 것도 해석의 폭을 한정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하나님나라 비유를 신앙적인 교훈이나 도덕적인 가르침으로 읽는 것은 아주 잘못 읽는 것입니다. 물론 신앙적이고 도덕적인 교훈을 말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말할 수 있..

죽는 날까지 쉬지 말아야 할 세 가지 / 정병선목사

중국의 문호 왕멍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생존이고, 다른 하나는 배움이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배움은 그 폭이 매우 넓다. 는 책에서 “비록 나의 학력은 고등학교 1학년에 그쳤지만, 그 이후 나는 조금도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나는 끊임없이 읽었으며, 각 분야의 지식들을 쌓아나갔을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모든 사람들을 스승으로 모셨고, 곳곳에 나의 교실이 있었고, 시시각각 언제나 학기 중이었다.”고 했다. 그는 늙어서도 “학생”을 자칭하며 살았다. “나는 이미 고희의 나이를 넘긴 사람이다. 그러나 지금도 ‘나는 학생이다’라고 스스로를 칭하고 있다. …… 그러나 오직 독서만이 아니다. 가장 좋은 스승은 생활이며, 가장 좋은 교실은 실천이기 때문이다. 배움이란 모든 것을 망라할 수 ..

피조성 위에 삶을 세우라 / 정병선목사

세상은 신비와 경이로 가득하다. 특히 생명의 신비는 영원히 풀 수 없는 베일에 싸여 있다. 사람 또한 한없이 복잡하고 오묘하며 신비롭다. 20세기 프랑스의 시인이요 비평가요 사상가인 폴 발레리는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존재다.”고 말했고, 지혜의 교사로 한 세대를 풍미했던 크리슈나무르티는 “자신에 대한 앎에는 끝이 없다. 당신은 끝에 도달할 수 없으며 결론에 도달할 수도 없다. 그것은 끝이 없는 강이다.”고 말했다. 옳다. 내가 누구인지를 아는 일은 평생을 궁구해도 다 알 수 없는 요원한 숙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고, 행복의 세계로 진입해 들어갈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자신을 안다는 것 사..

그리스도인과 교회의 존재 유비 / 정병선목사

우리가 교회를 논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진실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지상의 어떤 교회도 완전한 교회가 될 수 없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교회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평판을 얻고 있는 교회라도 교회됨으로부터 먼 교회, 거짓 교회가 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진실 중 하나라도 외면하면 교회에 대한 논의는 위험에 빠지게 되고, 어리석고 피상적인 수준을 넘지 못하게 된다. 교회에 대한 논의가 교회를 살리고 회복시키는 건강한 논의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회에 대한 이 두 가지 진실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그래야만 교회의 연약함에 대한 인내와 관용의 정신을 잃지 않을 수 있고, 교회의 외형이나 종교적이고 사회적인 활동으로 교회를 판단하는 어리석음을 피할 수 있다. 교회의 존재적 당위와 현실 사이의 간극 지..

성공과 행복의 진실 / 정병선목사

이 시대의 언어는 단연 ‘돈’과 ‘성공’입니다. 성공한 사람이 이 시대의 주역이고 영웅이고 스타입니다. 이 시대의 모든 것은 돈과 성공으로 통합니다. 돈과 성공을 얻으면 모든 것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대의 행복 공식은 매우 단순하고 명쾌합니다. 돈=행복, 성공=행복입니다. 인생은 성공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성공하면 인생을 훌륭하게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을 살펴보아도 그렇습니다. 삶의 의미니 가치니 분배정의니 생태계 보호니 하면서 고민하는 사람들은 사회적인 성공을 하는 경우가 드문데 비해, 성공하는 것이 인생이라고 믿고 그 공식대로 밀고 나가는 사람은 결국 돈도 벌고 사회적인 성공도 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오직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하나의 목표, 성공하겠다는 하나의 목표만을 붙잡고 씨..

돈과 행복의 진실

돈은 생활의 밥이요 숨입니다. 돈은 누가 뭐라 해도 가장 현실적인 관심사입니다.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형제간의 다툼이나 부부의 이혼, 오랜 친구의 배신, 강도와 살인 같은 끔찍한 범죄도 돈 때문인 경우가 많고,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일가족이 자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교회가 이윤을 위한 기관도 아니고 돈으로 돌아가는 기관도 아니지만, 그런 교회조차도 돈이 없으면 돌아가지 않습니다. 아무리 선한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습니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일만 가지 악의 뿌리’라고 설교하는 성직자도 주머니에 돈이 없으면 어깨에 힘이 빠집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베르트랑 베르줄리는 “돈 문제가 아무리 치명적인 걱정거리가 아니라고 우겨도, 살다보면 그로 ..

행복에 대한 여덟 가지 오해 / 정병선목사

인간의 앎에는 진실과 거짓이 뒤섞여 있습니다. 완전한 앎은 불가능하고, 완전한 거짓은 뿌리내리기 어렵기에 일리(一理)가 진실을 가리는 일이 많고, 또 일리에 갇혀 진실을 보지 못하는 일도 많습니다. 상식처럼 이해되고 있지만 한 번만 더 생각해보면 진실이 아닌 것도 많습니다. 행복에 대한 앎도 예외가 아닙니다. 많은 오해가 행복을 왜곡하고 있고, 행복에의 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러면 정말 그런지 찬찬히 살펴볼까요? 행복은 가진 자들의 자기만족이다 첫째로 행복은 가진 자들의 자기만족이고, 지극히 이기적인 감정적 자기도취라고 생각하는 오해가 있습니다.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구촌을 보면 지진을 비롯해 홍수와 가뭄과 같은 자연 재해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고 전쟁과 살상과 신음이 그치지 않는데, 그런 지구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