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 132

밥과 말씀 / 정용섭 목사

밥과 말씀 “밥이 바로 그 사람이다.”는 말을언젠가 누군가에게서 듣고그럴듯하다고 생각했다.저 밥은 쌀로 만든 그 밥만이 아니라먹을거리 일체를 가리킨다.채식을 주로 하는 사람은시간이 지나면서 채식의 사람이 되고육식을 주로 하는 사람은시간이 지나면서 육식의 사람이 될 것이다.절간의 음식은 주로 담백한 채식으로 만들어진다.삶을 그렇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그런 음식을 먹는 게 아니겠는가.군것질이나 편식에 길들여진 아이들은그런 식의 청소년으로 자랄 것이다.그가 먹는 것이 그를 결정한다는 말은 옳다. 기독교인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영적인 양식으로 생각한다.예수님은 돌로 빵을 만들라는 악마의 요청을 듣고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게 아니라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말씀으로 산다고 대답하셨다.이 말을 위의 경구에 대답하..

믿음과 우상숭배 / 정용섭 목사

내일 설교는 9월 첫 주일에 이어서예레미야서가 본문이다.누란의 위기에 처한 조국의 운명 앞에서그는 슬픔을 억제하지 못한다.목전에 처한 조국의 패망 원인이우상숭배라는 그의 주장은 과연 옳은가? 이 문제를 풀어가려면선지자들의 독특한 영적 통찰력이 무엇인지,우상숭배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이것은 단순히 낱말풀이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근원적으로 들어가면하나님의 창조와 인간의 죽음과인간 문명과 그것의 속성들이 다 연루되어 있다.설교 시간에 이런 문제들을시시콜콜 해명할 수는 없다.설교는 해명이자 선포이기에상당 부분에서는 비약이 없을 수 없다.다만 설교자가 전체 맥락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하나님 신앙과 우상숭배의 차이는생명에 대한 인식과 경험에 달려 있다.하나님 신앙은 생명을 하나님의 자유에 맡긴다..

삶(9) / 정용섭 목사

삶(9) 삶의 반대말은 죽음이다.단도직입적으로,인간은 왜 죽어야 하나?여기서 ‘왜’라는 질문은 무의미하다.모든 피조물의 숙명이 죽음이기 때문이다.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죽어야 할 뿐이다.인간만 죽는 게 아니다.모든 생명체는 탄생, 노화, 죽음으로 이어지는 길을 간다.생명체만이 아니라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그런 숙명에 놓여 있다.태양도 노화되고 죽을 것이다.다른 별들도 다 마찬가지다. 모든 존재하는 것들이 가는 길이라고 한다면우리는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데,실제로는 아주 충격적으로 받아들인다.그것은 단순한 두려움이라기보다는전율과 충격에 가깝다.죽음까지도 밥을 먹는 것처럼일상의 하나로 받아들이는 도사들이 아니라면대다수의 사람들은 걷잡을 수 없는 충격을 받는다.오래 전에 이름이 잘 알려진 신학자..

삶(8) / 정용섭 목사

삶(8) 어제는 영생 이해가 시간 이해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연대기적인 시간 이해에 떨어지면영생은 말 그대로 영원히 지속되는 상태가 되고 만다.그런 상태는 행복이 아니라 오히려 불행이다.축복이 아니라 저주다.실제로 죽지 않을 운명으로 산다면인간은 허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면서죽음을 구원으로 여길 것이다.부모도 죽고, 스승도 죽고, 친구도 죽고, 자식도 죽는데자기 혼자만 쨍쨍하게 살아있다고 생각해보라.연대기적인 시간 이외의 시간을 모르기에지금 우리는 영생을 말하기 어렵다.그런데 성경은 왜 영생을 말하고 있을까? 성서가 말하는 영생은하나님과 일치된다는 의미와 똑같다.영생은 하나님의 시간 안으로,하나님의 존재 방식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결국 영생이 무엇인지를 말하려면하나님이 누군지를 말해야 한다.그런데 성경은..

삶(7) / 정용섭 목사

삶(7) 요한복음에 따르면예수를 믿으면 죽어도 살고살아서 믿으면 영생을 얻는다.이 진술은 우리의 경험과 배치된다.예수를 믿은 수많은 기독교들 중에서죽었다가 다시 살아서 돌아온 사람이 없고,지금도 계속 죽어갈 뿐이다.그렇다면 이 진술이 말하는 영생은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는 게 분명하다. 우선 영원하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를 생각해보라.이것을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시간의 연장으로 보면 곤란하다.그런 시간의 연장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경험하듯이시간과 공간의 결합으로 진행되는 세상의 차원에만 해당된다.현대 물리학은 시간을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시간은 빛의 속도 안에서만 절대적으로 작동될 뿐이지빛의 속도를 벗어나면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시간이 절대적인 게 아니라면우리가 생각하는 영원하다는 것..

더불어 한 몸이 되어 / 김영봉 목사

주일 오전에 Pender UMC의 한 교실에서 모여 예배 드리는 한인 교회가 있습니다. 저희가 이곳으로 이사오기 위해 첫 만남을 가졌을 때는 그런 사실을 몰랐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을 때, 우리가 이사오는 것으로 인해 그분들에게 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잠시 주춤했었습니다. 알고 보니, 오전에 교실에서 모이기 때문에 우리와 겹칠 일이 없다 싶어서 안심했습니다.   지난 주간에 ‘더 넘치는 교회’의 담임 목사님에게 연락하여 주일에 만나 뵈었습니다. 개척을 시작한 지 일년도 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저는, 혹시 저희의 존재가 폐가 되지나 않는지 문의했고, 목사님은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교회가 활발해진 것 같아서 좋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혹시 우리가 불편 주는 일이 있으면 언제나 말씀해 주시고, 도움..

정철 「남 좋은 일」 / ‘남 좋은 일을 만들어 주는 고마운 사람.’ / 한재욱 목사

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오늘은 카피라이터 정철의 내 머리 사용법중 ‘남 좋은 일’을 하나님께 드리며 ‘남 좋은 일을 만들어 주는 고마운 사람.’이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남 좋은 일. 남 씨 성을 가진 한 젊은 친구의 이름이다. 내가 지금껏 들어본 이름 중 가장 신선한 이름이었다. 누군지 알 수 없는 그의 부모는 왜 남 좋은 일이라는 이름을 지어 줬을까. 남을 이겨라나 남보다 먼저가 아니라,왜 손해 보며 살아가라고 이름을 붙여 줬을까.” ‘남 좋은 일’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우리의 이름을 돌아보지 않을 수없습니다. 크게 보면 우리의 이름은 두 가지 일 경우가 많습니다. ‘나만 좋은 일’ ‘내 가족만 좋은 일’구약에‘기업 무를 자’가 나옵니다. 이는 히브리어로 ‘고엘’..

죄인을 부르러 오신 예수님(마가복음 2:9-14) / 원용일 목사

죄인을 부르러 오신 예수님(마가복음 2:9-14)베드로의 장모에 이어 한 젊은 중풍병자를 고쳐주신 예수님이 하나님 나라에 대해 가르쳐주십니다. 고통과 죽음이 없는 하나님 나라를 보여주실뿐만 아니라 예수님이 죄인을 부르러 오셨음을 명백히 밝히셨습니다.마가복음 2:9-149 중풍병자에게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하는 말과 일어나 네 상을 가지고 걸어가라 하는 말 중에서 어느 것이 쉽겠느냐10 그러나 인자가 땅에서 죄를 사하는 권세가 있는 줄을 너희로 알게 하려 하노라 하시고 중풍병자에게 말씀하시되11 내가 네게 이르노니 일어나 네 상을 가지고 집으로 가라 하시니12 그가 일어나 곧 상을 가지고 모든 사람 앞에서 나가거늘 그들이 다 놀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이르되 우리가 이런 일을 도무지 보지 못하였다 하..

사랑 없는 믿음은 모순 / 봉민근

사랑 없는 믿음은 모순       글쓴이/봉민근[1] 신실한 신앙은 하나님과 깊은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그대는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가?그렇다면 그대는 하나님에 대한 사랑에 흔적을 지니고 있는가?신앙의 핵심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다.하늘이 무너져도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사는 것이다.무엇을 많이 드리고 봉사를 많이 하는 것이 신앙에 기준이 아니다.이는 믿음이 없어도 환경과 분위기에 따라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믿음이란 존재할 수가 없다.믿는 자는 하나님 사랑으로 날마다 가슴이 설레고 뛰어야 한다.이것이 살아있는 믿음이다.주일 성수를 그렇게 외쳐도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고 교회 뜰만 밟는 신앙생활은 하나님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의외로 신앙생활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