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목회단상

모든 인간은 자폐아다

새벽지기1 2017. 7. 31. 07:13


아무리 날뛰어도 인간은 주어진 상황과 시대의 운명을 넘어서지 못한다.

아무리 타인의 시선과 판단에 매이지 않는 고독의 주체로 우뚝 선다 해도

인간은 상황에 갇혀 살고 시대에 갇혀 살 수밖에 없다.

이것이 인간의 한계요 운명이다. 모든 인간은 시대의 아들이요 상황의 딸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슬픈 사실이 있다.

모든 인간은 자기 안에 갇혀 사는 자폐아라는 것.

물론 요즘 사람은 다원성 ‧ 다양성 ‧ 개성을 앞세우며

감히 상황과 시대의 운명으로부터의 해방을 외친다.

기존의 모든 권위를 부정하고 모든 것으로부터의 개인적 자유를 추구한다.

일견 훌륭하고 멋져 보인다. 노예이기를 거부하는 자유인의 높은 기상이 엿보인다.

 

그러나 저들의 현실을 깊이 들여다보라.

하나 같이 자기 안에 갇혀 사는 게 보일 것이다.

자기 멋에 갇혀 살고, 자기 맛에 갇혀 살고,

자기 생각에 갇혀 살고, 자기 경험에 갇혀 살고,

자기 감정에 갇혀 살고, 자기 판단에 갇혀 살고,

자기 기호에 갇혀 살고, 자기 의지에 갇혀 살고,

자기 확신에 갇혀 살고, 자기 믿음에 갇혀 사는 게 보일 것이다.

주어진 상황과 시대보다 더 좁고 음침한 주체의 탑에 유폐되어 사는 게 보일 것이다.

 

자기 안에 갇혀 사는 자폐(自閉)는 현대인의 질병이다.

하지만 자폐는 현대인의 질병이기 이전에 원초적인 죄악이다.

인간은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먹은 순간부터,

선악을 판단하는 주체(왕)가 되면서부터 자폐에 빠졌다.

자폐는 가장 원초적인 죄악, 가장 보편적인 죄악,

가장 치명적인 죄악, 가장 현대적인 죄악이다.

 

인간의 자폐증은 거의 자각되지 않는다.

자기 안에 갇힌 자는 자기가 자기 안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자기가 세계의 전부이기 때문에 자각하기도 어렵거니와 자각하려 하지도 않는다.

오직 모든 것을 부정하고 파괴해서라도 자기 세계를 지키려 할 뿐.

 

결국 모든 인간은 자폐아다.

자기가 자폐아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과 인지하지 못하는 것의 차이,

자폐의 영역이 넓으냐 좁으냐 하는 것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인간이 자폐아라는 것은 백퍼센트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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