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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직업과 소명

새벽지기1 2016. 7. 31. 07:48



제2장 직업과 소명


상당히 일반적으로 사용되면서도 어느 정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 단어 셋을 고려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소명' (vocation)이고, 둘째는 '섬김'(service)내지 '사역'(ministry)이며(이 두 단어는 동의어이다), 셋째는 '일' (work)이라는 단어이다. 그러면 이제 이 세 단어들을 성경적으로 이해해보자.


'소명'은 오랜 동안의 변천 과정을 거쳐 그 의미가 축소된 성경 단어들 가운데 하나이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본래의 성경적 의미보다 훨씬 더 협소한 의미로 사용된다. 누군가 여러분에게 당신의 소명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당신의 직업(job)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정중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질문을 한 사람들은 ‘의사입니다’ 또는 ‘교사입니다’ 또는 ‘··입니다’라는 대답을 예상한다. 예를 들어 직업 훈련(vocational training)은 일반적으로 어떤 특정한 직업(career)을 위한 훈련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것은 소명이란 단어의 성경적 의미가 아니다. 성경적 용례를 보면, 소명이란 단어는 단순히 직업이라는 말보다 훨씬 넓고 훨씬 큰, 그리고 감히 말하건대 훨씬 고상한 의미를 지닌다.


소명이란 단어는 라틴어에서 기원한 단어이며, 앵글로 색슨계의 동의어는 '부르심' (calling)이다. 신약에서 부른다는 의미의 헬라어 동사 '칼레오'(kaleo)는 하나님과 관련하여 최소한 150회 이상 사용된다. 때때로 그 단어는 세상적인 배경에서 사용되어, 결혼식이나 잔치에 초대받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헤롯 왕이 현자들을 소환했을 때처럼 누군가를 소환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그런데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셨을 때, 그 부르심은 이러한 개념 둘 다를 포함하는 것이다. 즉 한편으로는 은혜로운 잔치로 초대하는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권위 있는 소환이다. 내 생각에, 우리의 부르심 또는 우리의 소명에 대해 성경에서 말하는 바는,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실 때 무언가를 하라고 부르시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가 되라고 부르신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해서, 성경에 따르면 소명이란 단순히 우리의 직업보다는 우리의 성격과 우리가 어떠한 사람인가 하는 것에 더 많이 관련된다. 흥미롭게도 오늘날에는 소명을 이와 같은 의미로 말하는 비그리스도인들이 있는데, 이들은 일부 그리스도인들보다 더 나은 성경적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분 가운데 많은 사람이 테오도르 로작(Theodore Rossac의 명저 ''반문화 만들기(the Makingof the Counter Cutture)를 읽었을 것이다. 이 책은 서유럽 대학에서 학생 소요가 절정에 달한 직후인 1960년대 말에 출간되었다. 이 책은 본질적으로 서유럽 민주주의 사회에 대한 분석이며, 또 서유럽 민주주의 사회를 반대하는 비판 ‐ 점점 더 많은 젊은이들이 주장한 - 에 대한 분석이다. 그런데 그 저자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그러나 과학 기술이 인간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상상이 어리석음을 표현하고자 했을 때,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표현할 어휘를 예수님의 말씀에서 찾았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것이다. 즉 사람이 온 천하를 얻고도 제 영혼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계속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이 훌륭한 과학자(훌륭한 의사, 훌륭한 학자, 훌륭한 행정가, 훌륭한 전문가라는 말을 덧붙일 수도 있었으리라)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인생은 우리가 어떤 직업적 능력을 갖고 있는가에 달려 있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각자가 인간이 되는 것 즉 온전하고 통합된 인간이 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한 비그리스도인 입에서 나온 참으로 중요한 말이라는 점에 여러분이 동의하기를 바란다.


이것이 로작의 말이다. 그의 말에는 실제로 경험되는, 인간의 다양성에 대한 인식과, 전율할 정도로 방대한 실재를 고려한 인식이 들어있다. 그러므로 여러분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훌륭한 그리스도인과 훌륭한 인간이 되는 것이다. 훌륭한 의사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중요하지는 않다. 물론 이는 양자를 인위적으로 구분한 것이다. 어했든 훌륭한 인간이 되지 않고서는 훌륭한 의사가 될 수 없다.


이제 신약을 살펴보면서 이 부르심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경우와 하나님이 우리를 무엇으로 초대하시는지, 우리를 무엇으로 부르시는지에 대해 고찰해 보자 (성구 사전을 갖고 이 단어들을 찾아보라). 다시 말해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소명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여러분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소명을 일곱 개의 세부 항목으로 나누어 요약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