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 정호승 시인의 시 「어느 벽보판 앞에서」를 하나님께 드리며 ‘사랑하지 못한 죄는 큰 죄입니다.’ 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어느 벽보판 앞에서 어느 벽보판 앞 / 현상수배범 전단지 사진 속에 / 내 얼굴이 있었다 / 안경을 끼고 입꼬리가 축 처진 게 / 영락없이 내 얼굴이었다 / 내가 무슨 대죄를 지어 / 나도 모르게 수배되고 있는지 몰라 / 벽보판 앞을 평생을 서성이다가 / 마침내 알았다 / 당신을 사랑하지 않은 죄 / 당신을 사랑하지 않고 / 늙어버린 죄 / 사랑해야 할 사람을 사랑하지 않은 죄, 사랑하지 않고 그냥 늙어버린 죄. 그 죄상이 얼굴에 쓰여 있습니다. 그 얼굴이 나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그 긴 세월, 무엇이 바빴는지 사랑하지 못한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