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인문학을 하나님께

김훈 「허송세월」 / ‘빛이 어둠을 이깁니다.’ / 한재욱목사

새벽지기1 2024. 9. 13. 02:21

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
오늘은 소설가 김훈의 산문집 허송세월 중 ‘햇볕 이야기’를 하나님께 드리며

‘빛이 어둠을 이깁니다.’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나는 오후에 두어 시간쯤 햇볕을 쪼이면서 늘그막의 세월을 보낸다. 해는 내 노년의 상대다(중략). 햇볕을 쪼이면서 허송세월할 때 내 몸과 마음은 빛과 볕으로 가득 찬다.”

어느덧 노 소설가 된 김훈 작가는 햇볕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햇볕을 쪼일 때, 나는 햇볕을 만지고 마시고 햇볕에 내 몸을 부빈다. 햇볕을 쪼일 때, 내 몸의 관능은 우주 공간으로 확장되어서 나는 옷을 모두 벗고 발가숭이가 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하나님은 세상의 모든 것이 헛되다고 교훈하는 《전도서》에서 역설적으로 환희의 삶을 말씀하십니다. 헛된 세상 속에서 환희의 삶을 사는 방법 중의 하나가 햇빛을 많이 쬐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전도서 11장 7절의 말씀입니다.

“빛은 실로 아름다운 것이라. 눈으로 해를 보는 것이 즐거운 일이로다.” (전11:7)

하나님은 가난한 사람도 창문만 열면 해를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그저 얼굴만 들면 찬란한 햇살을 볼 수 있도록 하신 것입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햇볕을 받을 때 비타민 D가 합성되며 몸의 신진대사도 원활해지고, 우울증도 극복할 힘이 생깁니다. 길을 걸으며 따순 햇볕을 받아 먹고, 바람도 받아 먹고, 햇볕을 닮은 들꽃 향기도 받아 먹으십시오. 그리고 가로수에서 장독대에서 섬돌 위에서 뭐라뭐라 나부대는 햇살의 소리를 들어 보십시오. 
김훈 작가는 계속 말합니다.   

“햇볕 속에서 하루 종일 놀다가 저물어서 집에 돌아오면 엄마는 ‘네 머리통에서 햇볕 냄새가 난다’라고 말했다(중략). 햇볕이 좋은 날에 엄마는 ‘햇볕이 아깝다’라면서 옷가지를 말렸다. 엄마는 마당에 멍석을 깔아 놓고 무말랭이나 감말랭이,호박오가리,시래기, 멸치 같은 밑반찬거리들도 내다 말렸다. 지붕 위에도 이부자리나 고추를 널어서 말렸다(중략). 나는 마당에서 무말랭이와 감말랭이를 집어 먹었는데, 거기 서는 햇볕의 냄새가 났고,햇볕의 맛이 났다.” (322-323쪽)

 젖은 옷과 신발은 햇볕 좋은 날 말리면 됩니다. 강한 바람이 신사의 외투를 벗기지 못하고, 따뜻한 햇볕이 신사의 외투를 벗겼듯이, 햇볕은 우리 속의 젖은 마음을 몰아냅니다. 


 무엇보다도 어둠을 이기는 것은 빛입니다. 빛이신 예수님을 가까이 할 때, 우리 속에 있는 어두움들이 물러 갑니다. 
 햇볕을 가까이 하십시오. 빛이신 주님을 가까이 하십시오. 그리하여 환하게 사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