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박형호의 포토에세이 182

꽃 산행

아침이 뻐근하다. 어제 새벽같이 보려 했던 꽃을 만나기 위해 끼니도 그른 채 1,200여 미터 높이의 산을 오른 탓일 것이다. 아침 햇살을 받는 꽃이 그렇게 아름답다는 것은 직접 본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일, 이 시기가 아니면 볼 수 없기에 숨을 헐떡이며 단숨에 능선까지 올랐건만 정상부 바로 아래에서 출입통제라는 글귀가 앞을 가로 막는다. 백여 미터만 가면 되는데.... 갑자기 허기가 밀려오고 먹을 것이라곤 달랑 바나나 한 개가 전부다. 털썩 주저앉아 바나나를 베어 물고 산아래를 내려다 본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봄이 펼쳐져 있다. 인생이 별것인가? 힘들게 올라왔지만 만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지. 터벅터 내려오며 그제야 눈에 들어오는 다른 꽃들! 금괭이 눈, 애기괭이눈, 큰구슬붕이, 사초..... ..

솜나물

#솜나물 봄이 되면 산길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국화과의 꽃으로 산행 중 만나면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야생화 중 앞에 솜자가 붙는 것은 흰털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솜나물 역시 전체적으로 흰 털이 많다. 그리고 꽃잎의 뒷면이 홍자색을 띄고 있어 관상용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 특이하게 꽃을 봄에 피우기도 가을에 피우기도 하는데 가을꽃은 꽃잎을 다 펼치지 못한 폐쇄형이다. 봄의 기운을 받은 앙증맞은 모양 때문인지 꽃말도 '발랄'이다

개감수

유혹의 명수라 할 만큼 예쁜 꽃을 피워냅니다. 살아가기 위한 방법이지만 곤충을 유혹하기 위하여 다양한 색상과 모양으로 꽃을 피워 내며 암꽃과 수꽃이 한 포기에서 피는 특징이 있습니다. 남부지방을 비롯한 남한지방의 야산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군락은 아니지만 주변에 군데군데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줄기를 자르면 흰액체가 나오는데 독성이 강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개감수란 이름은 감수를 닮았다 하기도 하고 또는 잎이 달린 모양이 개의 다리 모양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하나 전자에 가까운 듯합니다. 꽃말은 "애교"라고 합니다.

깽깽이풀

이름도 참 재미있다. 얼핏 이름만 들었을 때는 그저 그런 대충 한번 쳐다보고 마는 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직접보면 곱디고운 연보라에, 가녀린 줄기며 귀여운 잎사귀까지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왜 하필 깽깽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강아지가 뜯어먹고 환각증세를 일으켜 깽깽거린다는 설과 한창 일해야 할 봄날에 꽹과리 두들기고 한가하게 깽깽거리고 노는 모습과 흡사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으나 두 가지 모두 재미있는 설이다. 지구 상에 2종만이 존재하는 매자나무과의 식물이라고 하는데 그중 한종이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다는 이 깽깽이풀이다. 꽃말은 "안심하세요"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