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박형호의 포토에세이 182

개구리 발톱

개구리발톱 새해의 황금연휴 , 사진 촬영 욕심에 제주도로 향했다. 평소 오름을 촬영하고 싶은 생각이 많았던 터라 수많은 오름 중 몇 군데를 오르기로 마음먹었다.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에다 제주도의 온화한 날씨까지 더해져 봄이라 착각하기에 충분하였다. 먼저 제주도 동쪽 편에 있는 지미봉을 오르기로 하고 간단한 채비를 하여 나선다. 들머리에 들어서니 신선한 공기가 꽤나 마음에 든다. 상쾌한 기분에 발을 내디디며 아래를 보니 앙증맞게 피어있는 꽃이 눈에 들어온다. '이 겨울에 꽃은 무슨...?'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개구리발톱이다. 분명 개구리 발톱이다. 개구리발톱은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로 4~5월경에 제주도와 우리나라의 남부지방에서 볼 수 있는 꽃인데 벌써 피다니 신기하고 설..

덕유산...

덕유산...... 흔히들 지리산은 남성, 덕유산은 여성에 비유한다. 그렇긴 하다. 덕유산을 오르면 부드러움과 편안함을 느끼는건 선입견 때문만은 아니다. 겨울철 추위가 맹위를 떨치면 덕유산은 그야말로 설국이다. 상고대와 눈이 나뭇가지에 달라붙어 얼어서 만든 형상은 맑은 날 햇빛이라도 들게되면 그야말로 보석이다. 하지만 그런 날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 눈보라에 눈뜨기 힘들고 눈안개가 온통 주위를 감싸는 날이다. 나는 이런 날씨를 고마워 한다. 수시로 변하는 눈앞의 그림은 형언할 수 없는 신비함 그자체이다. 하늘이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기도 하고 한치앞도 안보이는 변화무쌍함에 지루할 틈도 주지 않는다. 혹자는 이런 날씨에 무슨 사진이냐며 투덜대며 돌아서기도 하지만 나는 이런 날씨에 이 변화 무쌍함을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