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중 복수초
눈 내린 산, 미끄러지고 엎어지고 겨우 복수초 군락지 도착했으나 눈이 많이 내려 꽃의 모습은 어딘가에도 보이지 않는다. 다시 돌아갈까 생각도 했지만 따뜻한 햇빛이라 기다려보기로 하고 눈밭에 쪼그려 앉아 기다리길 세 시간, 저기 저만치 꽃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아싸! 눈밭에 옷이 젖던 말던, 가시덤불에 긁히던 말던.... 에구, 꽃이 뭐라고, 사진이 뭐라고.... 몇 번을 비탈에 미끄러워 진다. 하얀 눈 속에서 노랗게 웃는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다. 산을 내려오는 길, 삭신이 쑤신다. 아까 오르는 길에 눈길에 차가 미끄러져 저 산아래 길에 아무렇게나 세워 두었는데 언제 거기까지 가는지... 허기가 밀려온다. 에구, 내 팔자야.... 즐거운 한탄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