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박형호의 포토에세이 182

촬영 에피소드

에피소드 아침에 내리던 비가 그쳤다. 카메라 가방을 챙겨들고 차를 몰아 지리산 계곡으로 향했다. 연초록이 수분을 머금고 예쁨예쁨 자랑을 한다. 아, 이래서 봄이 좋다. 계곡입구에 차를 세우고 계곡을 따라 오른다. 맑은 물이 많이도 쏟아져 내려온다. 멋진 계곡의 풍광이 멋지다. 이리저리 살피며 철쭉이 멋지게 핀곳을 찾아 삼각대를 세우고 카메라 셋팅 준비를 한다. 근데 어라 왜 이러지? 카메라 작동이 이상하다. 카드메모리 포맷이 안된다. 우~~~쒸! 허얼! 없다...ㅠㅠ 메모리카드가 없다. 참 나...우짜노? 지리산 털보님께 전화하여 가까운 곳에 컴퓨터 관련가게를 수소문하여 전화 해보니 촌이라 그런건 안판단다... 머리에 열이 오른다... 할 수 없이 차를 돌려 진주로 돌아와 카드를 챙기고 다시 지리산으로...

산괴불주머니

산괴불주머니 예전에 아이들이 차고 다니던 작은 주머니에 예쁜 여러 가지 색의 헝겊으로 장식되어 있던 것을 괴불주머니라 부르며, 이 주머니에 엽전을 넣어 두었다가 엿장수가 오면 꺼내어 엿을 사먹기도 했다고 한다. 꽃의 모양이 현호색과 비슷하며 굳이 따져 보자면 조금 더 가늘고 꿀주머니가 위로 조금 휘어진 느낌이 든다. 보물주머니란 꽃말처럼 황금색의 꽃들이 귀한 보물처럼 여겨지는 봄꽃이다.

봄날의 실수

망했다.... 어제 지리산 계곡을 오르면서 봐 둔 철쭉 포인트... 새벽어둠이 걷히기 전 집을 나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도착한 곳이다. 촬영하기 좋은 위치를 가려니 물을 건너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다. 신발과 양말, 가방도 벗어두고 카메라와 삼각대만 메고 계곡물을 건넌다. 아직 물이 차 발이 시리다. 그러거나 말거나 정신없이 촬영한 후 집에 도착하자마자 배고픔도 뒤로하고 촬영 결과물을 큰 모니터로 확인하자... 이런, 제길 헐.... 이 머꼬? 사진에 벗어둔 신발이 보기 좋은 위치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색상까지 밝은 주황으로 눈에 확 들어온다.... 아, 망했다... 낼 또 가야 하나? 이틀 연속 산을 헤매니 온 몸이 쑤시는데... 우짜모 좋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