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되심의 영성
그 인격성은 단지 이성에 머물지 않고 감성 및 의지를 포함한다. 이러한 뜻에서 그것은 전인적(holistic)이다. 토마스 아퀴나스와 같은 많은 고대 신학자들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합리성이 신적 로고스에 참여하거나 반영하는 것으로 본다. 사람은 창조자와 그의 뜻을 깨닫는 능력이 필요하다. 사람이 다른 짐승과 달리 창조자를 섬기고 그의 뜻대로 살아가는 존재로 지음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해는 하나님 형상을 이지적 차원에서만 보는 위험이 있다. 인간 존재의 본질이 이성적 추론에 있다고 보면, 이와 상응하는 인간 존재의 감성적 및 의지적 차원이 무시되게 된다. 그리고 감성과 이미지는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인격성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하나님 형상 3
하나님 형상은 사람이 하나님의 뜻을 어긴 죄로 말미암아 상당한 정도로 손상되었다. 인류의 대표자 아담과 이브는 자신들이 하나님에 의해 지음 받은 존재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높이려고 했다. 이러한 죄의 결과 손상된 하나님 형상의 구체적 모습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먼저 그것은 하나님과 사랑의 사귐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자신의 형상으로 사람을 지은 것은 사람이 생명을 누리되 풍성히 누리는 것이다. 하나님이 생명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죄는 생명에 이르는 길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이 죄의 열매가 죽음이다. 여기서 죽음이란 단지 육체적 죽음만이 아니라 생명의 원천인 하나님으로부터 분리되는 것이다. 이 분리됨은 하나님과 사랑의 사귐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하나님과 사랑의 사귐을 나누려면 하나님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사람은 하나님을 알 만한 능력을 갖지 못하게 되었다. 지음 받은 세계 질서 안에서 하나님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자연적 재능이 죄로 말미암아 근본적으로 손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하나님과 사귐을 가지려는 의지도 죄 때문에 갖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창조자 하나님의 뜻을 알려고 하지 않고 창조주의 뜻에 따라 살려고도 하지 않았다. 사람은 더 이상 하나님을 갈망하지 않게 되었다. 그 결과 하나님이 사랑이 아니라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죄로 손상을 입은 하나님 형상은 자신과 이웃으로부터 소외된 것이다. 사람은 죄의식 때문에 자기 파괴적 성향을 갖게 되었고, 내적 자아가 통일성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그래서 더 이상 사람은 내적 자유, 조화 및 평안을 누릴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은 정신과 육체의 병에 이르게 한다.
자신으로부터 소외되는 것은 이웃으로부터 소외되게 한다. 사람은 이웃보다 자신을 앞세우는 자기중심과 이기주의에 빠지게 되었다. 사람은 자기의 이익과 욕망을 바라고 채우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방해가 되면 그를 미워하고 죽이기까지 한다. 이웃에 대한 무관심은 자신의 이익을 희생시키지 않으려는 이기심에 바탕을 두고 있다. 사람이 행하는 도덕적 선행도 내적 자아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자만심을 부추기는 것이 되기 쉽다.
이러한 자기중심적 이기주의는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기보다 억압하고 이용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의 한 결과 사람은 자연스럽게 이웃으로부터 멀어지고 외로움과 공허감에 이르게 되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것들이 습관이 되고 성격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한 나라와 계층은 지나치게 부유한데 반해 다른 한 편은 지나치게 가난하다. 이것은 서로 자기들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다른 편을 돌아보지 않기 때문에 비롯된 현상이다. 그들은 서로 의심하고 미워하며 두려워한다. 마침내 그들은 서로 파괴적인 전쟁으로 치닫는다. 이것은 모두 사람이 이웃으로부터 소외된 모습이다.
한 걸음 나아가, 죄로 손상을 입은 하나님 형상은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다.<계속>
'좋은 말씀 > 신현수:조직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현수 박사의 조식신학 (13) (0) | 2016.04.21 |
---|---|
신현수 박사의 조식신학 (12) (0) | 2016.04.20 |
신현수 박사의 조식신학 (10) (0) | 2016.04.18 |
신현수 박사의 조식신학(9) / 지음 받은 하나님 형상 (0) | 2016.04.17 |
[스크랩] 신현수 박사의 조식신학 (8) (0) | 2016.0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