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신현수:조직신학

신현수 박사의 조식신학 (10)

새벽지기1 2016. 4. 18. 11:05


주 되심의 영성

셋째, 남성과 여성으로서의 지위는 정해진 하나님의 창조 질서이기 때문에 결코 뒤바꿀 수 없다. 하지만 성경은 은사에 따라 홀로 사는 것도 허용하므로 남녀로 지음 받은 것을 단지 성적 차원에 머물지 않고 사회관계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곧 사람은 홀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과 여러 면에서 다르고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다른 이웃과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존재란 뜻이다. 이러한 상호 관계의 존재로서 사람은 홀로 계시지 않고 공동체로 존재하시는 하나님의 삶을 반영한다.


이어서 창세기 1장 28절의 ‘땅을 정복하라’는 말씀이다. 사람은 다른 피조물들을 다스린다는 점에서 땅에 대한 최고의 주권을 가지고 있는 하나님을 닮았다. 여기서 다스린다는 것을 위계질서 관계로 보아서 하나님은 세상을 다스리고, 영혼은 몸을 통제하며, 남자는 여자를 주관하고, 사람은 다른 피조물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오늘날 자연을 사람의 필요에 따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정당화하는데 이용될 수 있다. 생태학자들은 사람이 자연을 무절제하게 이용하여 황폐에 이르게 한 책임이 바로 자연을 정복하라는 이 성경 말씀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위계질서의 세계관에 바탕을 둔 이러한 사고는 하나님의 창조 원리에 어긋난다.


이 세상 모든 것이 하나님에 의해 지음 받았다는 것은 그 모두가 하나님의 것이고 그 주인인 하나님의 뜻에 따라 쓰임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카알 헨리는 ‘다스리라’는 말이 땅을 성별하여 하나님과 사람의 영적인 목적에 쓰임 받게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람은 창조자 하나님 앞에서 ‘땅을 정복하고 다른 피조물을 다스리는 책임을 지는 존재이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말씀 역시 결혼 제도의 복을 말하나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하나님 중심의 문화를 이루라는 명령이다. 따라서 사람은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자신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라 쓰임 받도록 하는 청지기의 사명을 가질 뿐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청지기 사명에 비추어 볼 때, 하나님 형상이란 미래에 하나님이 세우실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문화와 문명의 실제(reality)가 하나님 나라이다. 하나님 나라는 정의와 평화가 실현된다.
그런데 이러한 하나님 나라는 미래에 최종적으로 실현된다. 하나님은 종말에 친히 그가 지은 모든 것들을 새롭게 하여 자신의 창조 목적을 이루는 하나님 나라를 세울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 나라는 오늘의 사람들에게 그것을 선택하도록 요구한다. 구약의 선지자들은 하나님과 더불어 이 땅에 정의와 평화의 실제인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갈 것인가 아니면 영원한 심판에 이를 것인가를 선택하도록 촉구하였다. 하나님 형상이란 미래에 하나님이 세우실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한 걸음 나아가, 사람이 하나님과 이웃과 갖는 이러한 관계 그리고 하나님이 미래에 완성하실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것은 사람이 인격적 존재임을 전제한다. 사람은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다, 비록 그것이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지만 말이다. 사람은 스스로의 결정에 따라 하나님을 예배하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며, 하나님의 명령을 책임 있게 감당함으로써 창조주 하나님께 반응하는 존재이다. 이와 같은 자유롭고 창조적 활동에서 사람은 하나님의 자유로운 창조성을 반영하며 따라서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나타낸다.


사람은 자유와 사랑 가운데 하나님을 예배하고, 그의 뜻을 따르며, 그의 명령을 책임 있게 감당하는 인격적 존재이다. 현대 철학자들은 사람의 본질을 자유에서 찾는다. 사람은 스스로 결정하여 행동하고 그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며, 스스로 자신을 넘어서서 문화를 만들어 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님 형상으로서의 인격성은 남의 도움을 받지 않는 상태나 심지어 자기만족과 동일시되는 자유성과 구별된다.      <계속>


출처j...복음신문....피어선신학전문대학원 조직신학 교수...신 현 수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