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겨자씨칼럼 250

정말 중요한건...

정말 중요한건... “비밀을 말해 줄게.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소설가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중 한 구절입니다. 파도는 보이지만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은 보이지 않는 것처럼, 이 세상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조합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귀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꿈을 꾸고 기도할 때 눈을 감는 이유입니다. 눈에 보이는 돈 땅 보석 자동차 같은 것들은, 보이지 않는 자유 사랑 진실 행복 등을 얻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집이 아름다운 것은 화려한 샹들리에 장식 때문이 아니라, 그 속에 보이지 않는 그리움과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아름다운 건 그가 소유한 것 때문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영원함을 생각한다는 것 때문입니다. 세상이 아름다운 건 눈에..

첫 번째 사람

첫 번째 사람 “무표정한 100명 중 웃고 있는 단 한 명이 있다면 그것이 당신이 되도록. 모두가 침묵하고 단 한 명이 노래한다면 그것이 당신이 되도록…. 사랑을 말하지 않는 무리 중 사랑을 굳게 믿는 단 한 명이 있다면 그것이 당신이 되도록.” 김은주 작가의 책 ‘1㎝’ 중 한 구절입니다. 잡초가 우거진 곳에 누군가가 첫 발자국을 디디면 길이 시작됩니다. 한 송이 꽃이 피어 봄의 시작을 알리고, 한 그루 나무가 자라면서 숲이 시작됩니다. 첫 발자국이 되는 사람, 첫 꽃이 되고 첫 나무가 되는 사람, 첫 노래가 되는 사람은 복이 있습니다. 첫 번째 사람 후에 두 번째 사람이 웃고, 세 번째 사람이 노래하고, 네 번째 사람이 춤을 추고, 열 번째 사람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듭니다. 가정, 직장, 마을, 동토..

상식의 배반

상식의 배반 “상식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도록 도와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세상을 이해하는 우리의 능력을 심각하게 약화한다는 모순을 안고 있다.” 미국 사회학자 던컨 와츠의 책 ‘상식의 배반’ 중 한 구절입니다. 상식이라는 말은 안정적이며 합리적입니다. 상식적인 사람만 돼도 반(半) 이상의 사람은 됩니다. 회의(會議)를 가리켜 ‘상식에로의 접근’이라고 합니다. 상식적 합의만 해도 성공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상식이 가장 큰 우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상식의 배반입니다. 상식의 선에서만 생각하고 결정할 때 획기적이고 역사적인 사건은 나오지 않습니다. 성경은 첫 시작부터 상식을 완전히 넘어서는 선언이 나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 상식은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

꽃잎이 모여 꽃이 됩니다

꽃잎이 모여 꽃이 됩니다 “꽃잎이 모여 꽃이 됩니다. 나무가 모여 숲이 됩니다. 햇살이 모여 노을이 됩니다. 냇물이 모여 바다가 됩니다.… 작은 것이 모여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듭니다.” 시인 양광모의 시 ‘꽃잎이 모여 꽃이 됩니다’ 중의 한 구절입니다. 오늘이 모여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이 모여 한 달이 되고, 한 달이 모여 1년이 됩니다. 한 글자 한 글자가 모여 문장이 되고, 문장이 모여 책이 되고, 책이 모여 시대를 움직이는 사상과 담론을 이룹니다. 이렇듯 모든 시작은 작은 점(點)에서부터입니다. 점이 허접하면 점이 모인 선은 비뚤어지고, 선이 모인 면은 일그러지고, 면이 모인 입체는 괴물체가 됩니다. 그리하여 오늘 지금 만나는 사람, 지금 이 순간 여기에 내리쬐는 햇살이 최고의 꽃잎 점들입니다...

꼰대 아닌 참스승

꼰대 아닌 참스승 세상은 자기반성 없이 어른 노릇만 하려는 사람을 ‘꼰대’라 부릅니다. 꼰대는 삶의 태도가 다릅니다. “우리 때는 말이야”라고 말하면서 과거에 삽니다. 늘 가르치려 듭니다. 자신의 틀림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봅니다. 제일 심각한 점은 철갑을 두른 듯 반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최강의 꼰대는 바리새인입니다. 그들은 늘 스승과 어른 노릇을 하려 했습니다. 잔치에서는 상석에 앉으려 했고, 분리주의 귀족주의에 사로잡혀 자신들은 비루한 백성과 다르다고 했습니다. 긍휼의 눈물도 없었고 부끄러워할 줄도 몰랐습니다. 예수님은 달랐습니다.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라고 할 정도로 사람들과 소통했습니다. 낮은 자들을 일부러 찾아가셨고 우리를 위해 우셨습니다. 마..

할매들은 시방

할매들은 시방 “언제 영감하고 굴다리 밑을 가는데 앞에 두 내외가 손잡고 가는 게 어찌 좋아 보이던가 나도 영감 손을 잡았지라. 그랬더니 굴다리에 나를 댑다 댕겨버립디다. 그리곤 앞에 핑하고 가버렸지라. 안 하면 좋게 안 한다 하지 뭐 저라고 갈까. 이제는 없는 영감 아직도 그때 그 속을 모르겠소.” 전남 장흥군에 사는 할머니 여섯 분이 늦깎이로 한글을 배우고 자신들의 인생을 시로 표현한 책 ‘할매들은 시방’ 중 한 구절입니다. 할머니들의 나이를 합치면 500세. 할머니들의 비뚤비뚤한 글씨와 비틀거리는 맞춤법을 보면, 잡초처럼 세월을 견디신 할머니들의 모습 같습니다. 잡초가 강한 것은 바람이 불 때마다 몸을 숙이고 뿌리를 깊게 하기 때문입니다. 잡초는 비나 눈, 바람으로부터 토양과 양분의 유실을 막아주고..

하나님의 장난기

하나님의 장난기 “진지함, 측은함, 장난기… 이 세 가지가 지금까지 제 문학을 지탱해온 축이었던 것 같아요. 만약 진지함이 없다면 진실에 대한 지향이 없을 테고, 측은함이 없다면 윤리적 책임감 같은 것이 없을 테고, 장난기가 없다면 예술가라 할 수 없을 테지요.” 시인 이성복 교수의 책 ‘극지의 시’ 중 한 구절입니다. 위대한 예술가는 진지함, 측은함뿐 아니라 장난기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어떠실까요. 괴상하고 우스꽝스러운 동물들을 보면 하나님의 유머를 느낍니다. 도토리를 입에 문 얼룩 다람쥐, 목도리도마뱀, 능청스러운 거북이 얼굴, 무심하게 오르락내리락하는 해마, 빨간 눈 청개구리…. 천지를 만드신 능력의 하나님은 버들강아지와 장미를 만드신 심미적인 하나님, 불도그를 만드신 유머의 하나님이십니다. 천지에..

있어야 할 것

있어야 할 것 “자동차에는, 라디오가 있어야 합니다. 학급에는, 오락부장이 있어야 합니다. 교실 칠판에는, ‘떠드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혹은 ‘오늘의 당번’이 있어야 합니다. 커피에는, 향이 있어야 합니다. 휴대폰에는, 잊히지 않는 번호가 있어야 합니다.” 카피라이터 이시은의 책 ‘짜릿하고 따뜻하게’ 중의 한 구절입니다. 비 오는 날에는 부침개가 있어야 하고 하굣길에는 떡볶이가 있어야 합니다. 소풍에는 김밥과 사이다가 있어야 합니다. 달력에는 휴일이 있어야 하고 기념일이 있어야 합니다. 옛일에는 추억이 있어야 하고 오늘에는 환희, 내일엔 희망이 있어야 합니다. 액셀러레이터에는 브레이크가 있어야 하고 무너짐에는 재건축이 있어야 합니다. 손에는 성경이 있어야 하고 책이 있어야 합니다. 내겐 하나님이 있..

꾼과 리더의 차이

꾼과 리더의 차이 “아픔을 느껴야 리더가 됩니다. 아픔 없는 능력은 ‘꾼’이 되게 하지만 아픔을 느끼는 능력은 ‘리더’가 되게 합니다.” 작가 최필규의 책 ‘30센티 마음 여행’ 중 한 구절입니다. ‘꾼’은 이웃을 아프게 해서라도 자신의 성공을 추구하지만 ‘리더’는 이웃의 아픔을 보듬으며 이웃의 삶을 꽃피우게 합니다. 꾼은 카우보이처럼 뒤에서 양들을 몰아가지만, 리더는 목자처럼 양들 앞에 서서 역경을 헤치며 이끕니다. 꾼은 설탕같이 자기 맛을 내려 하고, 리더는 소금같이 자신이 없어지면서 남의 맛을 내어 줍니다. 진정한 리더이신 예수님은 자신이 오신 이유와 목적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

연민이 아닌 공감

연민이 아닌 공감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끼는 한, 우리는 우리 자신이 그런 고통을 가져온 원인에 연루돼 있지는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미국의 소설가 수전 손택의 책 ‘타인의 고통’ 중 한 구절입니다. 연민과 공감은 다릅니다. 연민은 고난받는 그에 대한 측은한 ‘감정’입니다. 타인의 고통을 연민의 차원에서만 바라본다면 “나는 당신의 고통의 원인에 연루돼 있지 않아요”라는 자기합리화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감은 상대방이 돼버리는 것입니다. 소설가 이외수는 세상에서 제일 매운 고추는 빨간 고추도 빻은 고추도 아니라 ‘눈에 들어간 고추’라고 했습니다. 공감은 이와 같습니다. 눈에 들어간 고추처럼 대상과 내가 하나가 돼 맵고 아픔을 같이 느끼는 것이 공감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의 육신을 입고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