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겨자씨칼럼 250

꽃아 일어나거라

꽃아 일어나거라 “모진 비바람에 마침내 꽃이 누었다.… 살아야지. 일어나거라, 꽃아. 새끼들 밥 해멕여 학교 보내야지.” 김사인의 시 ‘꽃’의 한 구절입니다. 밤새 고열로 몸과 마음이 무너져도 일상은 유지돼야 하는 것, 우리는 누워있을 틈이 없습니다. 창밖에는 모진 비바람에 누워버린 꽃이 보였습니다. 꼭 앓고 있는 우리 같습니다. 저 쓰러진 꽃도, 아파 누운 우리도 일어나야만 합니다. 그 이유는 새끼들 밥 먹이고, 회사 살리고, 나라를 살려야 하고…. 이 사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아픈 우리를 일깨웁니다. “일어나거라, 꽃아. 새끼들 밥 해멕여 학교 보내야지.” 꽃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고는 일어나려 몸을 부르르 떱니다. 이런 우리에게 주님이 손을 잡아 주심을 믿습니다. 일으켜 주심을 ..

독수리 신앙

독수리 신앙 ‘공작새·앵무새·통닭·독수리 신앙’이 있습니다. 날지 못하는 공작새는 수려한 날개 빛만 자랑하려 합니다. 열매 없이 이파리만 무성한 나무 같습니다. 앵무새는 가지에 걸터앉아 수다만 늘어놓습니다. 통닭은 생명감을 잃고 무기력하기만 합니다. 통닭 신앙은 고난의 시기에 “쨍하고 해 뜰 날이 오겠지” 하면서 그저 가만히 앉아 있는 신앙입니다. 독수리 신앙은 고난의 시기에 간절한 예배와 기도의 날갯짓을 하며 날아오르는 신앙입니다. 광야는 하나님의 백성을 독수리처럼 강하게 만드는 훈련소입니다. 하나님은 광야에서 바람을 타는 법과 날갯짓을 가르치며 독수리처럼 하늘의 제왕이 되라고 하십니다. 고난의 바람이 불 때 공작새와 앵무새 신앙의 허영을 벗어야 합니다. 예배와 기도로 힘껏 날갯짓을 해 독수리처럼 날아..

양 보

양 보 “떠나야 할 때를 알고 조용히 내려오는 낙엽 네가 이겼어. 어둠에 하늘을 양보할 줄 아는 노을 네가 이겼어.” 카피라이터 정철의 책 ‘틈만 나면 딴생각’ 중 한 구절입니다. 낙엽과 노을을 보며 진정한 승리자가 누구인가 배웁니다. 어려운 시기에 더 어려운 사람에게 권리를 양보하는 사람은 자신을 숙여 서녘 하늘을 물들이는 노을 같습니다. 비빔밥은 자신의 맛을 양보하고 여러 맛을 섞어 더 큰 맛을 냅니다. 평행하는 두 선은 만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선이 0.1도만 밑으로 향해도 만나게 됩니다. 양보는 이와 같습니다. 양보는 자신을 숙여 모두를 살리는 사랑의 실천입니다. 아브라함은 조카 롯에게 거주할 땅을 먼저 선택하도록 양보했습니다. 대대로 살아갈 삶의 터전을 정하는 우선권을 양보한다는 것은 쉽..

고난을 이기는 법

고난을 이기는 법 자신을 메뚜기라고 여기는 사람(민 13:33)에게 1㎝의 상처는 치명적입니다. 그러나 코끼리에게는 모기에 물린 정도입니다. 간장 종지에 담긴 소금물은 짜기가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동일한 양의 소금을 강물에 뿌리면 맹물 맛입니다. 소금을 ‘고난’이라 한다면, 문제는 소금의 양이 아니라 그릇의 크기일 것입니다. 하나님은 고난을 없애 주시기도 하지만, 우리의 그릇을 고난보다 크게 하셔서 이기게도 하십니다. 면역력 강한 사람이 병균을 이기듯이, 고난을 이기는 법은 코끼리만큼 커지는 것입니다. 코끼리만큼 커지는 법은 만유보다 크신 예수님께 늘 붙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의 힘이 내 힘이 되고 예수님 권세가 내 권세가 돼 고난을 이깁니다.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

'작은 영웅' 당신들이 있기에

'작은 영웅' 당신들이 있기에 고난과 위기는 불안과 혐오와 차별을 낳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작은 영웅 당신들이 있기에 이 땅의 고난은 푸르름으로 변해갈 것입니다. 중국 우한 교민들을 자신의 지역에 수용하기로 하며 축복까지 해준 시민들, 자원해 험지로 달려가는 의사와 간호사들, 줄을 잇는 기부자들, 헌혈자들, 마스크 기부자들, 취약한 어르신들을 위해 고기와 꽃게를 제공한 사람들,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음식점 세입자에게 월세를 인하해 주는 상가주인들, 무엇보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기도하고 있는 성도님들. 이 작은 영웅들이 그 푸른 빛을 다하고 있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동토가 된 이 땅은 푸른 봄이 올 것입니다. 주님의 은혜가 임할 것입니다.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

독약과 단거

독약과 단거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시인 이성복의 시 ‘그날’의 마지막 구절입니다. 잔디 뽑는 아낙네, 거리의 시장 사람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다고 합니다. 병들었는데 아프지 않다고 하면 진짜 병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죄를 죄로 인정하지 않을 때, 진짜 죄 속에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죄’라는 말을 싫어해 사회심리학적 용어들을 사용해가며 죄로부터 도피하려 합니다. 독이 든 병에 독 대신에 영어로 댄저(danger)라고 적었다고 합시다. 그랬더니 어느 사람이 날름 삼켜 죽고 말았습니다. 영어가 짧아 댄저를 단거(단 음식)로 읽었던 것입니다. 독은 독이고 죄는 죄입니다. 병든 것을 인정할 때 치유가 시작되고, 죄를 인정할 때 죄의 해결이 시작됩니다. 병들고 죄 있다고 인..

돛과 닻 그리고 덫

돛과 닻 그리고 덫 목적지까지 최대한 빨리 데려다주면 황금을 주겠다는 손님의 제안에 선장은 신이 났습니다. 선장은 배에 있는 물건들을 바다에 던졌습니다. 손님은 황금 한 개를 더 보여주며 더욱 다그쳤습니다. 선장은 묵직한 쇳덩이를 바라보며 고민하다가 이내 바다로 던져 버렸습니다. 그 쇳덩어리는 ‘닻’이었습니다. 배는 돌고래처럼 빨리 달렸습니다. 그러나 목적지 뭍에 발을 디딜 수가 없었습니다. 배는 바람을 타기 위한 돛뿐 아니라 정박을 위한 닻도 필요합니다. 닻 없는 배는 덧없는 배가 됩니다. 예리한 칼은 더욱 든든한 칼집이 필요하듯, 달려가는 능력이 5할이라면 멈추는 능력도 5할입니다. 파란불에 달리지 않으면 욕 좀 먹을 뿐인데, 빨간불에 멈추지 못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가나안으..

바람에 색깔을 칠하는 사람

바람에 색깔을 칠하는 사람 “시인은 바람에 색깔을 칠하는 사람입니다. 분명 거기에 있는데, 분명 무언가 있는 것을 느끼는데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우리 대신 표현해 주는 사람입니다.” 고 장영희 교수의 에세이집 ‘생일’ 중 한 구절입니다. 맥닐 휘슬러는 안개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입니다.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는 “휘슬러가 안개를 그리기 전에는 런던에 안개가 없었다”는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휘슬러가 생명을 불어넣어 준 후에야 런던의 안개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다는 얘기입니다. 성도들은 하늘의 시인들입니다. 마음속에 하나님 영혼 사랑 죽음 죄 용서 등 영원에 잇닿은 여러 생각이 있습니다. 그런데 생활에 파묻혀 잊어버리고 사는 경우가 많지요. 그때 하늘의 시인이 말을 건네 전도합니다. 하나님이 계시다..

나 아닌것 떼어내기

나 아닌것 떼어내기 “사람들이 미켈란젤로에게 다윗의 조각상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묻자 ‘다윗을 재현하기 위해 다윗의 몸에 붙어 있지 않을 것 같은 돌들을 쪼아냈지’라고 대답했다.” 고전문헌학자 배철현의 책 ‘수련’의 한 구절입니다. 대리석 덩어리 안에 다윗의 형상이 있었습니다. 모두 그저 돌덩이로 봤지만, 미켈란젤로는 돌덩이 속에 있는 다윗의 형상을 보는 눈이 있었습니다. 마침내 그는 대리석 중에 다윗의 형상이 아닌 부분을 떼어내서, 대리석 안에 있던 다윗을 꺼냈습니다. ‘나 아닌 것 떼어내기!’ 행복은 나 아닌 것을 더덕더덕 붙여가는 것이 아니라, 나 아닌 것을 떼어낼 때 다가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진짜 인생, 원본(原本)으로 태어나게 하셨지만, 가짜 인생 복사본(複寫本)으로 살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

무료

무료 “따뜻한 햇볕 무료 시원한 바람 무료/ 아침 일출 무료 저녁노을 무료/ 붉은 장미 무료 흰 눈 무료/ 어머니 사랑 무료/ 아이들 웃음 무료/ 무얼 더 바래/ 욕심 없는 삶 무료” 시인 양광모의 시 ‘무료’입니다. 세상에 없으면 안 되는 진짜 소중한 것들은 모두 하나님이 무료로 주신 것입니다. 빛 공기 물 흙 바람…. 집 나가면 돈 달라는 세상, 없어도 될 것을 비싸게 사야 하는 세상. 하얀 눈밭 무료, 맑은 하늘 위 달빛과 별빛 무료, 강바람 무료, 들판의 보리밭 무료. 한 성도가 쇼핑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장바구니에 사랑이라는 물품을 넣고 평강과 기쁨도 넣었습니다. 다른 코너에 가서 죄 용서 지혜를 넣었습니다. 어느덧 바구니가 꽉 찼습니다. “모두 얼마입니까.” 그랬더니 계산원이 이렇게 말하더랍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