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앞에서 사랑은 몸과 삶이 참여하는 구체적인 활동이며,
이런 사랑을 하려면 다른 무엇보다 먼저 주체가 돼야 한다고 했다.
자아도취에서 벗어난 주체, 홀로 설 수 있는 주체,
사회적 억압과 모방 욕망에서 해방된 주체,
사랑의 미래를 신뢰하고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는 주체,
하나님의 형상이 나와 모두 안에 있다는 신앙을 가진 주체가 돼야 하고,
주체로 우뚝 서야만 비로소 사랑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묻자. 주체란 과연 어떤 사람일까?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는 능력을 갖춘 사람일까?
무인도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전천후 생존 능력을 갖춘 사람일까?
자기 의지와 선택 이외의 어떤 권위에도 굴복하지 않는 사람일까?
혼탁한 세류에 흔들리지 않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사람일까?
자기 행위에 대한 무한책임을 끌어안는 사람일까?
자기 안의 신성을 찾아 고독한 수도정진을 하는 사람일까?
마음 가는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 종심(從心)의 사람일까?
아니다. 아니다. 결코 아니다.
앞서 말한 사람들은 주체의 외양에 불과할 뿐 참된 주체로는 부족하다.
참된 주체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자아의 감옥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자기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헛된 망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는 존재할 수도, 살아갈 수도 없다는 근원 진실에 눈떠야 한다.
잠시 있다가 흩어지는 아침 안개와 같고,
순간에 묘연히 사라지는 입김과 같은 존재의 가벼움을 통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것만으로는 아직도 부족하다.
참된 주체가 되려면 사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애착이나 도취가 아닌 사랑, 연민이나 열정이 아닌 사랑,
너의 존재를 긍정하고 존중하는 사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주체다.
정말이다. 주체가 아닌 자는 결코 사랑을 할 수 없다.
폭풍처럼 지나가는 사랑의 열병을 앓을 수는 있으나 참된 사랑을 할 수는 없다.
오직 주체만이 참된 사랑을 할 수 있고,
오직 사랑하는 자만이 참된 주체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예수님은 참된 주체이시다.
사랑은 주체에게만 가능한 주체의 행위다.
하여, 묻는다.
나는 주체인가? 나는 주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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