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은 변화한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가
‘같은 강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 없다’고 말한 대로
만물은 끊임없이 생성하고 소멸하고 운동하며 변화한다.
하나님은 정지된 세계를 창조하지 않았다.
하나님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를 창조했다.
하나님이 창조한 이 세계에는 시간이 작동하고,
시간이 작동하는 이 세계에서는 만물이 변화의 방식으로 존재한다.
생명은 더더욱 그렇다.
생명은 매 순간 안과 밖이 소통해야 하고, 안과 밖의 소통을 통해 변화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생명이 유지된다.
물론 시간의 실체는 없다. 오직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감지할 뿐.
태양의 위치와 그림자의 길이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 밝음과 어둠이 교차하는 것,
계절이 변화하는 것, 나뭇잎의 모양과 색깔이 달라지는 것, 꽃이 피고 지는 것,
우리의 몸이 자라고 노화되는 것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감지할 뿐.
결국 모든 변화는 시간과 맞물려 있다.
만물은 시간 속에서, 시간과 함께 변화하다.
시간이 변화를 부르고, 변화가 시간의 흐름을 각인시킨다.
우리는 최근까지 오랜 세월을 자연의 변화와 함께 호흡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최근의 변화는 이런 자연의 변화를 앞지른다.
아니, 인위적으로 빠르게 변화를 조작하고 조장한다.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훔치기 위해,
필요 이상의 변화를 조장하고, 지나칠 정도로 빠르게 변화를 조작한다.
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채 헉헉거린다.
솔직히 이 시대의 변화는 시간이 이끌어가는 변화가 아니다.
자본의 힘이 이끌어가는 변화,
인간의 욕망이 이끌어가는 변화,
새로움에 대한 열정과 중독이 이끌어가는 변화다.
조작된 변화, 내실이 없는 변화, 그래서 공허한 변화다.
이 시대의 변화가 사람을 살리기보다는 소외시키고,
삶을 활기차고 풍성케 하기보다는 지치고 낙담케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인간의 욕망이 이끌어가는 이 시대의 변화 리듬과
시간이 이끌어가는 자연적인 변화 리듬이 충돌하기 때문이고,
이 시대의 변화가 조작된 변화, 내실이 없는 변화, 그래서 공허한 변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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