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자 루터는 심히 부패했으나 매우 거대했던 로마 가톨릭교회와
맞서 싸우면서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을 주창했다.
가톨릭교회가 성경 위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 위에, 믿음 위에
군림하고 있는 현실을 간파하고,
그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이라는
개혁의 3대 기치를 높이 들었다.
이 기치는 문제의 핵심을 꿰뚫은 놀라운 주창이었다.
그 중에 ‘오직 성경’이라는 기치는 하나님 말씀의 절대 우위성에 대한 위대한 선언이었다.
교황의 교서나 교회의 전통이 진리가 아니고 하나님의 말씀만이 진리이며
생명으로 나아가는 구원의 길이라는 정직한 선포였다.
교회에 갇힌 성경, 라틴어에 갇힌 성경을 교회와 라틴어로부터 해방시키고
그리스도인의 손에 돌려주는 해방과 회복의 선언이었다.
그런데 500년이 지난 오늘 루터가 주창한 종교개혁의 3대 기치는
어두운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있다.
‘오직 성경’만 해도 그렇다. ‘오직 성경’이라는 기치는 지금 구호로만 존재한다.
수많은 교회의 강단에서 들려오는 설교를 들어보라.
알만 한 사람은 안다.
하나님 말씀이 외면당하고 있다는 것을.
겉으로 보면 성경을 말하는 것 같으나 속 내용은 하나님 말씀이 아닌 게 많다는 것을.
하나님 말씀이 아닌 것들을 하나님 말씀이라며 강변하고 있다는 것을.
심지어 교회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하나님 말씀을 왜곡하기도 한다는 것을.
이에 못지않은 그림자가 또 있다.
오늘의 교회는 ‘오직 성경’이라는 기치를 내세워 그리스도인을 성경 안에 유폐시키고 있다.
성경만이 하나님 말씀이며 진리이니 성경만 읽어야 한다고.
성경 이외의 것들 - 자연과학 ‧ 사회과학 ‧ 철학 ‧ 정치와 경제 ‧ 정신의학 ‧ 소설 ‧ 영화 ‧
음악 등 인문학 전반 - 은 다 거짓되니 눈을 감고 귀를 막아야 한다고.
사실은 성경이라는 안경으로 세상 전체를 봐야 하는데,
성경이라는 안경으로 세상만사를 보고 비평할 수 있어야 하는데,
성경을 통해 성경 이외의 것들로부터 해방되어야 하는데,
성경을 통해 성경 밖으로 나와야 하는데,
그렇게 인도하기는커녕 성경 안에 그리스도인을 유폐시키고 있다.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하게 하는 해방의 말씀,
세상 모든 것을 품게 하는 능력의 말씀으로 그리스도인의 눈과 귀를 막고 있다.
루터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강고하게 굳어진 왜곡된 진리에서 해방되었는데
오늘의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왜곡된 진리를 강고하게 다지고 있다.
루터는 ‘오직 성경’이라는 기치를 통해
그리스도인을 교황과 교회의 억압적 권위로부터 해방시켰는데,
오늘의 교회는 ‘오직 성경’이라는 그 위대한 기치를 내세워 성경 안에 유폐시키고 있다.
루터가 외친 ‘오직 성경’이라는 위대한 진리의 빛은 어디로 가고
그 빛의 그림자만 길게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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